유배문학 아우르는 랜드마크, 유배문학관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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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문학 아우르는 랜드마크, 유배문학관을 즐기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0.10.14 16:57
  • 호수 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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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이뤄진 제3전시실인 유배체험실은 성문 앞에서 “어명이오, 죄인은 속히 어명을 받으시오”라는 멘트와 함께 소달구지를 타고 유배를 떠나는 ‘유배압송체험’이 4D입체영상으로 12분가량 이어진다. 이밖에도 위리안치 체험과 전자상소문쓰기 등 문학관을 찾은 학생들이 유배문학 체험을 통해 자연스레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다양한 영상물과 4D체험으로 자연스레 스며드는 유배문학

‘세상에서 멀어지다’ 유배객의 처지를 잘 압축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빛과 어둠은 공존하는 법. 유배객은 세상에서 멀어졌던만큼 더욱 치열한 내적고민의 결과 오늘날 우리에게 유배문학이라는 정수를 남겼다. 익숙했던 모든 것과 결별의 대가로 얻은 작품을 잘 버무려 기존의 특정인물만을 다루었던 문학관을 탈피한 박물관형 문학관으로써 전국 최초·최대 규모인 남해유배문학관은 유배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장소로 다음달 1일 선보일 예정이다.이에 본지는 개관을 보름 정도 앞 둔 유배문학관의 현재와 미래를 미리 살펴보고자한다. <편집자 주>

# 유배문학관의 전체적 공간 개요

남해유배문학관의 총 건립부지는 37,469㎡, 건축은 연면적 2,416㎡에 달한다.

남해유배문학관의 내부는 남해역사를 소개하는 ‘향토역사실’과 유배와 유배문학이 담긴 ‘유배문학실’ 그리고 ‘유배체험실’과 남해 대표유배객 6명을 집중조명한 ‘남해유배문학실’로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4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내부 기타시설로는 180명 수용이 가능해 공연·세미나 장소로 활용될 다목적 강당과 유물보존을 위해 항온항습시설이 갖춰진 수장고, 유배문학연구실도 함께 이뤄져 있다.야외에는 유배객의 터전인 초옥을 재현해뒀고, 팔각정, 시비, 행사마당과 바다를 건너오는 유배객의 귀양길을 표현코자 수변공원을 두었다.

# 각 전시실 별 특징소개

국문학에도 아직 장르 정립이 돼 있지 않은 유배문학 부분을 개척하는 선구자 역할을 하면서도 유배문학을 아우를 기반을 세우기 위한 장소인만큼 가장 큰 줄기는 역시 ‘유배’이다.유배문학관의 시작은 들어올 때부터 반기는 앙상한 나무들과 수변공원이다. 물을 건너온 관람객은 흙으로 지어진 문학관 외벽에 놀랄 것이다. 흙으로 지은 것도 실은 유배객이 살았던 집의 형상을 재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향토역사실->유배문학실->유배체험실->남해유배문학실로 이어지는 유배문학관의 동선은 남해의 역사와 함께 유배문학의 전반적 유배의 근원적 공간이자 지리적 배경인 남해의 역사에 대한 조명으로 시작된다.향토역사실은 남해를 소개하는 영상공간과 함께 향토역사 유물이 마제석기외 1200여점 소장 돼 있다. 이곳의 이색체험으로 ‘죽방렴 멸치잡이체험’이 있다. 지족해협의 물살이 빠른 점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원시 고기잡이 방법인 죽방렴을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원리를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 영상으로 구현해 놓은 것이다. 바닥에 관람객이 서서 멸치를 잡는 데 관람객의 그림자로 멸치를 몰아 잡고, 멸치를 담을 때도 그림자로 하는 것으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다.그리고 남해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관람객이 직접 검색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이미지와 위치 등의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보물섬투어’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체험마을을 비롯한 산, 바다, 사찰, 테마관광 등 남해의 여러 볼거리를 주제별로 검색가능하므로 관람객들의 좋은 여행안내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전시실인 유배문학실은 대나무 숲과 바람소리를 배경으로 대표유배시 7편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며 조선시대의 형벌과 대표적인 유배지를 소개하고 있다.

유배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이뤄진 제3전시실인 유배체험실은 성문 앞에서 “어명이오, 죄인은 속히 어명을 받으시오”라는 멘트와 함께 소달구지를 타고 유배를 떠나는 ‘유배압송체험’이 4D입체영상으로 12분가량 이어진다. 이밖에도 위리안치 체험과 전자상소문쓰기 등 문학관을 찾은 학생들이 유배문학 체험을 통해 자연스레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제4전시실인 남해유배문학실은 대표 유배객인 서포 김만중은 별실로 두고, 자암 김구, 약천 남구만 등 5인의 유배문학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과 후송 류의양의 남해견문록이 영상물로 제작돼 고전에 대한 친근한 접근을 도왔다.

또한 현재 구축해놓은 ‘유배객 DB’ 검색자료나 ‘남해의 소리를 찾아서’, ‘전국의 유배지’ 등 다양한 영상컨텐츠 자료를 꾸준히 수정·보완하는 작업과 원본확보와 영인본 제작에는 더욱 힘을 실어야 함은 기본일 것이다. ‘오늘도 붓을 적시는’ 백척간두에 선 유배객의 마음으로 일로매진한다면 유배문학관은 분명 남해관광지의 새로운 기점이 될 것이고 나아가 유배문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유배문학관에 놓여진 과제

개관 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유배문학관은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이 다녀갔다. 국회의장님을 비롯해 남해문화관계자들과 부산시의원, 전라남도문화해설사 단체와 자암 김구의 후손들과 서포 김만중 후손들까지. 이는 곧 유배문학관을 지켜보고 있는 시선이 많다는 뜻이고 나아가 그만큼 주어진 과제가 크다는 얘기일 것이다. 한사람에 대한 집중조명이 아니라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의 유배객과 유배문학을 아우를 수 있는 문학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큰 그림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구운몽 창작지나 이재 백이정의 연보 등 학자간의 의견이 분분하게 대립되는 부분을 학술적 근거와 논리로 펼쳐볼 학술세미나의 마련이 절실하다고 본다.

반면 유배객 하나하나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분석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유배객의 생계수단을 보면 글씨를 팔거나 서당을 열어 글을 가르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장사나 심지어 동냥으로 생계를 이어간 유배객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천양지차였던 유배객의 생활상을 생생히 드러낼 수 있는 작품과 다양한 유품 소장을 위해 더욱 체계적인 계획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현재 구축해놓은 ‘유배객 DB’ 검색자료나 ‘남해의 소리를 찾아서’, ‘전국의 유배지’ 등 다양한 영상컨텐츠 자료를 꾸준히 수정·보완하는 작업과 원본확보와 영인본 제작에는 더욱 힘을 실어야 함은 기본일 것이다. ‘오늘도 붓을 적시는’ 백척간두에 선 유배객의 마음으로 일로매진한다면 유배문학관은 분명 남해관광지의 새로운 기점이 될 것이고 나아가 유배문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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