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초대 남해유배문학관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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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초대 남해유배문학관장을 만나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0.10.22 11:31
  • 호수 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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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문학의 산실이자 세계적인 문학관 만들겠다”

지난 19일자로 김성철 유배문학관초대관장이 임명됐다. 이로써 전국 최초ㆍ최대규모인 남해유배문학관의 마지막 단추가 채워진 셈이자 동시에 본격적인 첫 행보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본지는 김성철 초대관장을 만나 유배문학관의 청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유배문학관장으로 임명된 것을 축하드린다. 관장으로서 가장 시급한 고민은= 아무래도 유배문학관의 개념정의의 문제일 것이다. 남해에 유배 온 사람들만의 문학관에 머무르기보다 유배문학 전반을 다루고 나아가 세계의 유배문학까지 다 아우르는 광의의 유배문학관으로 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상물 속 자료가 풍부한 것도 장점이지만, 유배문학 작품 수집도 간과할 수 없는데, 작품과 자료확보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 서포집, 자암집, 약천집 등 남해에 유배온 문인들의 문집을 번역하는 작업을 주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연구발표회와 함께 자료도 마련하고,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유배관련 서적뿐 아니라 석ㆍ박사 논문집을 수집할 것이다. 게다가 김만중문학상 등을 토대로 유배객들에 대한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도 좋은 컨텐츠가 될 것이다. 개관 후에는 여러 방면으로 구입 또는 기증을 위해 힘쓸 것이다. 삼고초려의 정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컨텐츠 이전에 문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문학은 일차적으로 가득 차 있는 외적유물이 아니라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유배문학이라면 딱딱하고 정적이란 선입견을 갖는 사람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의 전환을 가능케 할 수 있을까 = 사실 정치적 다툼으로 피폐해져 있을 때 무슨 좋은 작품이 나오겠나. 은둔해서 조용히 사색에 잠길 때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정치적 색과 욕심에 관계없이 쓴 글들이 수없이 많다. 지방의 풍광을 노래한 작품도 많고 고향과 부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문학도 많아 한 두 작품 자연스레 접하다보면 유배문학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은 덜어낼 수 있을거다. 더욱 즐겁고 창의적인 문학을 위해 몸으로 많이 뛰겠지만 저명한 학자들간의 연결고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명예관장이 잘 해 주시리라 믿는다.

■어떤 계기로 유배문학을 즐기게 되었는가 = 학교 다닐 때 전공이 고전소설이었는데 재밌었다. 난 관심없는 부분은 백번을 들어도 다음날 까먹고 관심있는 부분은 한번 휙 봐도 잊혀지지 않는다. 옛이야기가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1997년도에 남해로 내려와 ‘남해리뷰’라는 월간지를 발행했었다. 자연스레 남해 역사와 문화에 대해 관심이 더 커져갔다. ‘남해문화사랑회’에서 역사 공부도 하고 그때부터 본격적 연구를 시작했다. 남해에 유배 온 사람들 197명의 명단을 연구ㆍ정리해 남해신문에 기고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이러한 연구는 계속하고 있다. 옛 문집을 보면서 ‘남해 유배’에 대한 단서가 될 만한 구절을 찾아내는데 그 재미가 꽤 쏠쏠하다.

■순수 문학인 출신이 아닌 현장실무자이자 고전문학연구자로 관장이 될 시 장점을 꼽자면 = 장점이라기보다는 어떤 이의 명성보다 그 속에 든 애정이나 열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서울에서 출판편집장을 한 경험도 있어 인적자원 활용도 어렵지 않으리라 본다. 깊이 연구해 1년에 1~2권 정도의 유배문학관련 책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구상하고 있는 유배문학관의 모습과 지켜봐줄 군민에게 한말씀 = 유배문학의 산실이자 세계적인 문학관으로 10년 안에 만들겠다. 남해의 관광객을 잡아둘 수 있는 곳. 남해에서 반드시 거쳐야만 될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내실있는 연구와 외부 체험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강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쉬었다가면서 특히 학생들한테는 잊혀진 충ㆍ효를 즐기는 과정에서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나둘 채워가겠다. 유배 역사 속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을 문학 속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학술세미나형태의 토론회도 생각하고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문학사적 문제들부터 11월 중으로 추진해볼 생각이다. 끝으로 문학관은 관광객들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군민들의 좋은 쉼터가 되길 바란다. 잘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믿음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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