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강습하면 컴퓨터도 할만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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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 강습하면 컴퓨터도 할만하구만”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0.12.23 14:10
  • 호수 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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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의 컴퓨터 교사, 모르면 알 때까지
메일 주고받기는 기본, 사진전송도 가능해

서로가 서로의 컴퓨터 교사, 모르면 알 때까지
메일 주고받기는 기본, 사진전송도 가능해

지난 10일 추운날씨와 달리 남해도서관 3층 컴퓨터실은 배움의 열기로 후끈했다. 평균연령 70세 이상의 실버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컴퓨터 삼매경에 빠진 것. 이들은 ‘남해컴퓨터사랑동아리’(이하 컴사동) 회원들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남해도서관 컴퓨터실로 출근, 동시에 트위터나 카페에 클릭하기 바쁘다.

지난해 8월, 나이 많은 회원들끼리 의기투합해 서로간의 컴퓨터 교사가 되어주기로 한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양지마을 홈페이지 관리 또한 도맡아 해오고 있는 심순덕 회장은 “나이 많은 사람들은 배움이 더디다. 남들 한번 할 수업을 열번, 스무번 해봐야 비로소 자기 것이 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젊은 사람들한테 배우는 게 생각만큼 녹록치가 않다”며 컴사동의 탄생 배경을 말해줬다. 이에 안기홍 회원(77ㆍ이동)역시 “연령차가 많고 개인의 실력차도 큰 편이다. 회원끼리 각자의 전문분야를 섭렵해 이를 서로 공유하고 알 때까지 1대1로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거든다.

12월 연말을 맞아 그동안 파워포인트, 포토샵 등 배운 실력을 활용해 특별히 2010년도 달력은 회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편집해 만들기로 했다고.

여기에는 도서관의 지원도 있었다. 도서관 특화사업인 ‘실버라이프도서관’의 일환으로 달력 제작비용을 도서관에서 지원하기로 한 것. 기자가 방문한 날 달력 배경사진을 차례로 보면서 앞으로 나올 달력에 대한 기대를 서로 나누고 있었다.

컴사동의 매력은 배움을 통한 호기심뿐 아니라 끈끈한 ‘우정’에도 있다. 컴사동의 초입부터 오늘까지 안팎으로 애정을 주는 장희종 고문과 컴사동의 김상두 총무는 의형제같은 사이다.

5개월 전에 들어온 하천일(78ㆍ읍) 신입회원은 “교감 퇴임 후 컴퓨터 모르면 손자들과 소통이 안 될 것 같아 중고로 하나 구입해서 혼자 연습했는데 도저히 안돼”여길 들어왔다며 본인이 가장 시원찮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손자랑 이메일도 주고받고 사진도 전송할 수 있는 요즘은 배우길 참 잘했다고. 특히 손자가 “할아버지 많이 늘었네요”라며 발전성이 있다는 칭찬을 해줄 때 더욱 흥이 났다는 말에 아이같은 순수함이 느껴졌다.

공간을 마련해준 도서관의 배려에 가장 고맙다는 컴사동 회원들. 배움에 대한 그들의 때묻지 않은 열정이 우리 시대 아이들에게 분명 적지않은 귀감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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