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불고기’에서는 점심 먹는 것도 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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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불고기’에서는 점심 먹는 것도 봉사다
  • 김종욱 기자
  • 승인 2011.01.13 13:35
  • 호수 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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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해 사람이야기5 - 광양불고기ㆍA+마트 김충국 사장
※본지는 지역에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든 군민ㆍ향우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혹시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이웃에 선행을 베푸는 사람을 아시거나 알리고 싶다면 본지(☎863-3365, 이메일 nhsd@ hanmail.net)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음식을 파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봉사자로 만드는 봉사자 양성소
봉사는 마약과도 같아 한번 시작하면 계속 봉사활동을 하게 마련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의 정(情)이 식지 않는 것은 아무런 대가 없이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 큰 선행은 아닐지라도 이웃을 생각하며 선행을 베풀고 온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는 언제나 남해를 훈훈하게 한다. <편집자 주>

누구나 한번쯤은 지역과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막상 봉사활동을 실행하려 한다면 어디서 무엇을, 어찌 해야하는지도 생각이 나질 않고, 머뭇거리다 결국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다고 일정 금액을 시설이나 행정에 전달할라치면 왠지 성의가 부족한 것만 같고, 액수가 너무 적지나 않을까 고민도 한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열정은 있지만 경험이 없고, 방법을 몰라 어렵기만 했던 봉사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장’이 있다. 그곳은 ‘광양불고기’.

광양불고기는 매월 둘째 월요일 점심시간에 음식점을 찾은 고객들이 내는 음식 값을 모두 성금으로 내놓는다. 더욱이 그 성금은 광양불고기의 이름이 아닌 당일 음식 나르기 등 ‘서빙’을 도운 자원봉사자들의 이름으로, 그들이 원하는 곳에 성금으로 쓰인다. 점심값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기에 식사도 해결하고 이웃돕기도 할 수 있는 매달 둘째 월요일에는 항상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선 단체도 6월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다.

“A+마트를 경영하며 여러 단체에 가입했고,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광양불고기 김충국 사장은 “돈이나 물품을 기탁하는 것 외에 새로운 봉사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으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냐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취지와 달리 봉사가 아닌 '상술' 이 목적이라는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해 맘 고생을 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오해를 하던 사람들도 식사를 하고, 봉사를 해보니 너무나 좋았고 인상 깊었다며 인사를 전해오기도 했다고.

이번 1월과 2월의 봉사활동은 조금 특별하다. 당초 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자원했지만 개인적 사정으로 불가능해지자 직원들이 나섰다. “우리 가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직원들도 힘을 모으겠다”는 것.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이 확산된다고도 볼 수 있다.

“봉사는 마약과도 같아 한번 접하면 끊을 수 없다. 계속해서 도움을 주고 함께 더불어 살게된다”는 김충국 사장. 그의 목표는 제2, 제3의 광양불고기의 탄생이다.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서로 나누고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우리 젊은 사람들이 앞장선다면 조금씩이나마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곳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하는 그.

십시일반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모인 성금은 청소년가장이나 조손가정 등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쓰이는 경우가 많다. 나라의 기둥인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덜고, 세상의 따뜻함을 전해주고자 하는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충국 사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지역 청소년들과 그들의 멘토가 될 지역민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서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하는 것은 물론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따뜻한 정을 나눈다면 남해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따뜻하고 희망이 넘치는 곳이 될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봉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중에 크게 잘되면 그때서야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평생 봉사를 하지 못한다. 물질이든 마음이든 자신이 베풀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나누고 베푸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는 그는 “지역사회에서 봉사가 파도처럼 퍼진다면 진정한 복지남해가 될 것이다. 봉사를 확산시키기 위해 우선 거래처 사람들과 함께 또다른 봉사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작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봉사는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은 것이기에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충국 사장은 “최종적으로 봉사활동이 필요없는 남해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남해의 많은 사람들이 봉사 수혜자가 아닌 봉사 제공자가 된다면, 나아가 그들의 가족들이 모두 봉사 제공자가 된다면 남해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서로 배려하는, 모두가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사, 참 좋은데 선뜻 실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광양불고기에 가면 그 어렵고 낯선 봉사가 아무렇지도 않은듯 쉽게 행하게 된다. 음식을 파는 사람도, 음식을 나르는 사람도, 음식을 먹는 사람도 모두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자가 되는 곳. 그곳은 바로 광양불고기다.

※본지는 지역에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든 군민ㆍ향우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혹시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이웃에 선행을 베푸는 사람을 아시거나 알리고 싶다면 본지(☎863-3365, 이메일 nhsd@ hanmail.net)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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