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따뜻한 밥과 친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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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따뜻한 밥과 친구를 만난다
  • 김종욱 기자
  • 승인 2011.01.20 15:58
  • 호수 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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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해 사람이야기 6 - 이동 용소 성남교회 박천수 목사
어르신ㆍ외국인노동자에 무료급식제공, 지역아동센터도 운영
복지관 건립해 어르신 그룹홈ㆍ청소년 야간공부방 마련할 것

어르신ㆍ외국인노동자에 무료급식제공, 지역아동센터도 운영
복지관 건립해 어르신 그룹홈ㆍ청소년 야간공부방 마련할 것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의 정(情)이 식지 않는 것은 아무런 대가 없이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 큰 선행은 아닐지라도 이웃을 생각하며 선행을 베풀고 온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는 언제나 남해를 훈훈하게 한다. <편집자 주>

주위에 말벗이 하나 없이 삶을 산다면, 머나먼 타국에서 말 제대로 통하는 사람 하나 없다면… 그러한 삶은 아무런 감흥도 없는 무료함의 연속일 것이다. 남해군과 별개의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군에도 이러한 사람이 많다. 움직일 여력조차 없어 집안에만 계시는 어르신들도 많고, 돈을 벌기 위해 남해를 찾아 온 외국인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동면 용소, 화계, 신전만큼은 그러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 성남교회에서 매주 수요일이면 무료급식을 실시해 마을의 어르신들과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말벗이 돼주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주 1회 도시락을 배달했지만 그것보다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할 수 있는 급식이 좋다고 판단해 신도들의 동의를 얻어 지난해 1월부터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는 성남교회 박천수 목사. 그는 “마을 어장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근로자들도 같은 고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만나면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함께 무료급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주 무료급식을 위해 성남교회를 찾는 사람은 외국인근로자 20여명에 마을 어르신 30여명. 그들은 무료한 삶 중 단비와 같은 수요일을 매번 손꼽아 기다린다고.

특히 일부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해 몇달째 집밖으로조차 나오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박천수 목사는 “식사대접을 위해 모시러가니 그 짧은 거리지만 몇달만의 외출이라며 감격해하시는 모습에 가슴 한켠이 찡해졌다”고 말했다. 그간 모시지 못했던 것이 더욱 죄스러워졌고 앞으로 더욱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반면 이러한 급식이 지역민들에게 처음부터 환대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무료급식을 시작할 당시에는 교회에서의 급식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사심없는 순수한 마음의 봉사인 것을 알고 오히려 든든한 지원군으로 변했다고 한다.

무료급식 외에도 성남교회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교회 내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방과 후 수업을 제공하고 저녁식사도 차려준다. 마을 부모님들이 크게 환영하는 것은 당연지사. 박 목사는 “결손가정이나 맞벌이 등으로 아이들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 아동센터를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이러한 성남교회의 봉사활동은 지역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박천수 목사는 “누구나 여건이 되면 했을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기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역아동센터의 한 복지사가 나도 모르게 언론사에 알려 이 사실이 유출된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박 목사는 앞으로 교회 앞 주차장 부지에 복지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지역민들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복지관 내 독거어르신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그룹홈을 만들어 적적하게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을 모실 계획도 세우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야자 이후에도 아이들이 머물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야간공부방도 준비 중이다.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봉사를 펼쳐나갈 것”이라는 박천수 목사는 “봉사는 무조건적인 베풂이 아닌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기분이 좋은 것’이다. 이웃과 서로 소통하고 정을 나누다보면 어느샌가 모두가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한다.

성남교회 박천수 목사의 봉사는 한 지역에만 국한된 소소한 이야기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봉사활동이 점차 남해 전역으로 퍼진다면 남해는 정말 ‘기분 좋은’ 그러한 곳으로 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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