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의 빛 지키기 위해 오늘도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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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의 빛 지키기 위해 오늘도 출동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1.01.27 12:39
  • 호수 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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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탐구생활 2 배전전기원 편
전봇대는 애기 보듯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이 다가오니 이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져요.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느니 우리네 조상들은 예전부터 까치를 매우 좋아해서 설날이 다가오는 것에도 까치까치라며 흥겨움을 표현하곤 했어요.
하지만 배전전기원은 까치의 ‘까’만 들어도 까무러칠 정도예요.

잠깐, 지금쯤 배전전기원이 뭐하는 사람이냐는 궁금증이 들 거예요. 이제부터 배전전기원에 대해서 알아볼거예요. 그리고 배전전기원과 까치의 관계도 알려드릴거예요.

 

전선은 애인 보듯
전봇대는 애기 보듯

여기는 한국전력공사 남해지점 배전운영실이예요.

오늘도 멋드러진 목소리가 매력인 정호진 실장님과 함께 배전전기원들은 안전장비를 확인하고 안전구호를 크게 외치며 하루를 시작해요.

배전전기원에게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 넷째 다섯째도 안전이기 때문이예요. 내 안전도 물론이거니와 전기를 사용하는 군민들의 안전보호도 배전전기원이 맡아야할 업무이기 때문이예요.

배전전기원은 전선에 비닐이나 외부접촉물이 접촉돼 있지는 않는지 확인한뒤 접촉물이 있으면 제거하고, 전기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면 출동하는 등 전기이용에 있어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요. 다들 전봇대에 하얀 안전모를 쓰고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을 만지는 사람들을 기억할거예요. 맞아요, 바로 그 사람들이 배전전기원이예요.

남해지점에는 2인 1조로 구성된 배전전기원 2팀이 주간업무를 맡고 야간에는 1팀이 맡아요. 그러니까 배전전기원은 24시간 항상 군민들의 안전을 감시하는 셈이예요. 아, 비번인 1팀을 까먹었네요.

주간업무를 맡은 2팀은 각각 5개 읍면씩을 차로 분할 순시해요. 차에 타요, 시동을 켜요, 출발해요. 차의 속도는 60을 넘지 않아요. 눈으로 계속 전선을 주시해야 하거든요. 가끔씩 뒤에 있는 차들이 답답함을 못 이기고 중앙선을 넘어 추월하고는 해요. 미안함 마음이 조금 들기는 하지만 배전전기원은 당당해야 해요. 군민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외제차 부럽지 않은 1억이 넘는 전용 차량도 당당함에 힘을 불어넣어줘요. 전용 차량은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특수설계된 차량이예요. 아주 멋지고 아주 비싸요.

오.마이.갓! 저기 저 위에 까치집이 보여요. 분명히 아까 전에 까치집을 제거했는데도 까치가 또다시 그 자리에 그대로 둥지를 틀었어요. 까치는 참 부지런도 해요. 없애도 없애도 또 다시 지어요. 참으로 얄미운 새예요. 왜 우리네 조상들이 까치를 길조라고 여겼는지 이해가 안돼요.

전봇대에 새집을 짓는 것은 까치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 아니예요. 가끔씩 나뭇가지 대신에 얇은 철근을 물어 집을 짓기도 하는데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예요. 정전이 될 위험이 크거든요. 그리고 까치가 감전으로 죽는 경우도 허다해요. 까치는 반드시 나무에 둥지를 틀도록 해야할 것이예요.

아무튼 이제는 까치집을 제거해야할 시간이예요. 배전전기원의 멋진 특수설계 차량이 제 몫을 할 때가 온거예요. 배전전기원은 하얀 안전모와 빨간 고무장갑처럼 생긴 안전장비를 착용해요. 감전을 방지하는 장비예요. 혹시 이 모습을 보고 진짜 고무장갑을 전기를 만질 때 사용하면 큰일이예요. 그 고무장갑은 설거지할때만 쓰도록 해요.

이야기가 샜어요. 안전장비를 착용한 배전전기원은 차량에 있는 하얀 바구니에 들어가요. 거기서 버튼을 누르면 올라가고 옆으로 돌아가기도 해요. 참으로 돈값하는 차예요.

까치둥지 근처까지 올라가서 둥지를 기다란 봉으로 쳐서 떨어뜨려요. 그러면 다른 한명의 배전전기원은 떨어진 나뭇가지를 손으로 분질러버려요. 그렇지 않으면 또 부지런한 까치는 그대로 물어다가 둥지를 다시 틀거든요.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려면 똑똑 나뭇가지를 분질르는 수밖에 없어요. 까치야, 제발 나무로 가렴. 니가 살곳은 여기가 아니란다. 라고 빌며 힘줘서 뚝뚝 분질러요.

아이쿠머니나, 출동명령이 떨어졌어요. 지금은 미조면인데 이동까지 가야해요. 재빨리 차에 타서 이동으로 출동해요. 그래도 이동은 좀 나은편이예요. 주말에는 2팀이 아니라 1팀이 10개 읍면을 다 도는데 미조에 있을 때 설천까지 출동해야하면 정말 울고 싶어질 정도예요. 출동하는 동안 전화가 수십번은 와요. ‘왜 안오냐, 빨리 와라’라는 독촉 전화예요.

아무튼 이동에 도착했어요. 전기가 안나온다고 말해요. 혹시나 하고 물어봐요. ‘차단기 내려간 건 확인했습니까’. ‘아니요’라고 대답해요. 차단기를 찾아가봤어요. 차단기를 올려봤어요. 불이 번쩍, 반짝반짝 눈이 부실 정도예요. 사실 이런 경우가 많아요. 앞으로는 정전 되면 차단기를 제일 먼저 확인하는 센스쟁이 군민이 되어봐요.

우리는 배전전기원이 있어 전기 걱정없이 편리하게 생활할수 있었던 것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는 운전할 때 천천히 가는 한국전력 차량이 있어도 뒤에서 답답해하지 않을거예요. 그대신 우리의 안전을 위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전봇대를 쳐다보는 배전전기원들을 격려할거예요. 배전전기원 아저씨 또는 총각들, 아자아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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