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외교 전도사ㆍ소설 쓰는 외교관으로 ‘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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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외교 전도사ㆍ소설 쓰는 외교관으로 ‘촉망’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1.06.02 14:46
  • 호수 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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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외교통상부 서기관 조재철 문화예술사업과장


첫 장편소설 ‘다리’ 이어 8월께 장편 판타지 발표 예정

장편소설 '다리'의 작가는 남해출신이다. 필자는 우연히 이 소설책 한 권을 얻어 읽을 수 있었던 행운을 누렸다. 소설은 읽는 이가 눈을 뗄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동갑내기, 청운의 꿈을 품고 도시의 고등학교로 진학했던 유학생, 다리를 건너야만 외부와 소통할 수 있었던 남해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적 동질감, 국악, 그리고 남미와 북유럽 국가의 지리와 역사, 문화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와 지식 없이는 결코 풀어나갈 수 없는 이야기…, 작가는 마지막 문장을 다 읽을 때까지 읽는 사람을 놓아주지 않았다.

소설을 읽은 후 필자는 꼭 한번 작가를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품었었다. 그 일은 의외로 간단하게 이뤄졌다. 필자가 문신수 선생의 책을 선물했던 한 친구를 통해 그와 만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와의 만남은 지난달 25일 저녁 인사동의 한 멋스런 식당에서 이뤄졌다.

둥근 얼굴에 부드러운 인상, 희고 탱글탱글한 그의 피부는 실제 나이를 알고 있지 않았다면 연배를 짐작하기 어려웠을 것 같았다. 조재철, 이동면 화계출신, 성남초, 이동중, 진주 대아고, 서울대 불문과, 외무고시 합격, 베네수엘라ㆍ헝가리ㆍ아일랜드 근무, 현재 외교통상부 서기관으로 문화예술사업과장…, 이것이 소설가 외에 그를 소개할 수 있는 이력이다.


초등학교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 느낌을 깨고 싶지 않아 필자는 취재노트를 꺼내지 않았다. 고향이 같은 동년배로서, 문학을 좋아하는 글쟁이로서 외교관이자 소설가인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게 즐겁기만 했다.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그는 이미 ‘문화외교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베네수엘라, 헝가리, 아일랜드에서 참사관 생활을 할 때 그는 문화를 매개로 한국의 인상을 깊게 심어주는 문화외교의 효력을 입증함으로써 이 용어가 외교통상부의 키워드가 되게 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별은 내 가슴에’라는 한국드라마를 프라임시간대에 방영되도록 하기 위해 방송국 직원들이 그를 방송국 직원으로 착각할 만큼 뻔질나게 드나들어 성사시켜 냈고, 아일랜드에서는 아일랜드 정부당국자가 아일랜드의 대문호 ‘제임스 조이스’를 아일랜드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으로 소개를 할 정도였다고 한다.

화제가 아일랜드로 옮겨가자 그는 아일랜드에서 만든 저예산 음악영화 ‘원스(Once)’에 대한 뒷얘기들도 들려줬다.       

두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그의 소설에서 느꼈던 것처럼 그는 문학이면 문학, 음악이면 음악(특히 국악), 미술이면 미술, 영화면 영화, 공연이면 모든 공연이 그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같았다. 이웃 문신수 선생의 세상살이 토막말을 받아들고서는 깊이 읽어보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다리를 읽은 독자들이 남해에 가보고 싶다는 전화를 많이 해 와요. 무작정 나섰다가 남해에서 숙소를 못 정했다면서 어디로 가면 되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남해군청에 관광안내지도를 보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 지도를 크게 확대해서 숙박업소와 식당을 꼼꼼하게 적어 넣어 책상 앞에 붙여놓고 전화를 해오는 사람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답니다.”     

“어릴 때부터 그냥 책벌레였어요. 아버지 덕분에 자연스럽게 국악에 심취하게 됐고요. 내 소설의 다리는 다름 아닌 문화가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라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세상은 관계와 관계의 연결입니다"

오는 8월 그의 신작소설이 나온다고 한다.

"8월에 낼 신작소설은 판타지소설입니다. 다리보다 더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 소설이 유명해지면 고향에도 보탬이 되겠죠. 문화외교를 펼치는 외교관으로서, 소설가로서 둘 다 붙잡고 갈 겁니다. 고향은 내 삶의 원천입니다. 시간만 나면 고향에도 가고 싶답니다. 고향에서 한번 만납시다”

그와 만나고 난 며칠 뒤 그가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지금 mnet 채널에서 영화 Once를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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