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농부의 메마른 피부가 빗물과 땀으로 축축해졌다.
보물섬 마늘축제의 시작날이었던 지난달 26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다. 남해읍 심천리에서 마늘농사를 짓고 있는 최기복(74) 씨는 비가 오는 것에도 아랑곳없이 넓은 밭에서 홀로 마늘뽑기에 여념이 없다.
‘젊을 적 먹고 살려고 몸을 너무 많이 썼다’는 그의 절뚝거리는 걸음 모양에서는 그동안의 고단했던 삶이 그대로 보여진다. 고단했던 농부의 삶이 비단 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터. 마늘농사를 지으면서 흘렸던 남해 농부들의 땀은 한해동안 쏟아졌던 빗물의 양보다 많지 않을까.
그들이 흘렸던 땀방울의 결실로 알알이 여문 보물섬 남해 마늘은 그래서 더욱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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