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내금강 선운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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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내금강 선운산을 만나다
  • 이상철(상주중) 회원
  • 승인 2012.11.22 16:57
  • 호수 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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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상주중) 회원 산행기

지난 11일 이른 새벽,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고창 선운산으로 보물섬산우회 정기산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라 걱정스런 맘으로 집을 나섰다.

궂은 날씨에도 집결지까지 나와 귤과 바나나 한 상자를 실어주며 배웅에 나선 문재길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41명의 회원들은 선운산 나들이에 나섰다.

친구들의 우정을 실은 버스 안에서는 잔 가득 그러나 넘치지 않게 한 잔의 술로 반가움을 마신다. 아침인들 어떠하리오!

이날 새로 정회원으로 가입한 우남숙 친구의 인사에 이어 ‘지천명의 나이에 건강 잘 챙기며 살자’는 이상현 친구의 이야기가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들만의 작은 잔치로 흥에 겨워 언제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선운사 주차장에 다다랐다. 

바람은 약간 불고 있었지만 도착과 동시에 비가 그쳐 감사할 따름이다.

우보만리의 걸음으로 선운을 타고 바람 따라 길 따라 산 돌아 가는 길에 자연동굴인 진흥굴, 천연기념물인 장사송을 만나고 도솔암 찻집을 돌아 낙조대 천마봉을 향한 긴 행렬은 과연 우리가 으뜸이었다.

경상도 사투리에다 바람도 잠재우는 큰소리에 놀랐는지 도솔산, 선운산, 만추홍엽 속으로 친구들도 곱게 물들고, 천마봉에서 바라보는 절경은 호남의 내금강답게 우리들의 발목을 오래도록 잡는다.

사실 이날은 장거리 산행인데다 장어 먹거리 여행을 겸하고 있었기에 산행의 아쉬움을 접어두고 올라 왔던 그 길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결코 높지 않은 산이지만 수없이 거느린 산맥들, 길마다 변하는 풍광에서 서해에 이르기까지 그 넓음과 깊음에 빠져들면 아마도 내년에 다시 필 상사화가 더 서러워하리라. 도솔천 내원궁 아래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비우고 하산을 서둘렀다.

보물 1200호 마애불상을 돌다 본 법구경의 글귀 ‘이기면 원망이 생기고 지면 스스로 천해지는 것이니 승부의 마음을 버리고 다툼이 없으면 스스로 편안하리라’를 마음에 새기고, 천년 고찰 선운사에 내려와서 또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주차장 옆 천연기념물인 송악까지 만나고서야 친구들은 차에 올랐고, 고창에 온 또 하나의 이유를 찾아 풍천장어 맛집으로 이동했다.

2시간여 장어와 입씨름을 벌이다 그 효능 때문일까 여섯 테이블에서 터져 나오는 괴성의 파이팅을 외치고서야 서울로의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산행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마음을 보내 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다음달 둘째 일요일 송년 산행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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