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교육으로는 친절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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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교육으로는 친절하기 어렵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3.03.22 16:35
  • 호수 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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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관광을 위한 TALK 3 - 신병윤ㆍ서원숙 부부

도시 흉내 안 돼, 공장연기 포기했으니 꽃나무 채워서 진짜 보물로

‘남해독일마을은 남해군에서 독일교포마을로 조성한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독일마을 홈페이지 속 첫 문장이다. 하지만 이젠 정착마을보다 관광지로 더 알려 지다보니 독일교포들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신병윤ㆍ서원숙 부부의 삶도 그랬다. 독일의 광산으로 유명한 루루(Ruhr gebit)지방에서 남해같이 작은 마을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만났던 두 사람은 1974년 독일에서 부부의 연을 맺었다.

남편 신 씨는 “새벽반 걸리면 5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저녁에 만나다보면 훌쩍 자정이 넘더라. 4개월 만나니 몸무게가 쭉쭉 줄어 혼났다(웃음)” 부부는 1989년 귀국, 경기 수원에서 요양시설을 준비하던 중 우연찮게 여행 왔다가 반해 남해 행을 결심, 2008년부터 ‘알프스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남해살이와 여행객맞이를 동시에 하고 있다.

긴 시간 준비한 노인요양시설을 접을 만큼 독일마을이 매력 있었나 = 통한다는 것, 교감이 절실했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보니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점에 혹했다. 살면서 남해가 좋은 걸 많이 느꼈다. 대한민국에서 이정도 면적에 이처럼 공장연기 없는 곳이 또 있을까. 게다가 이웃과 나누는 농ㆍ어촌의 넉넉한 인심이 좋았다.

동포정착마을은 멀어지고 관광지로 급격히 변해버렸는데 =현재 34가구가 사는 독일마을 중 다섯 집 정도만 민박을 안 한다. 민박 하는 집 중 절반이상은 자의보다 타의에 의해 시작했다고 봐도 된다. 그건 집 내부구조만 봐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부부들끼리 여생을 보내려왔다가 관광객은 밀려들지, 여기서 독일식 가정집이 궁금한 관광객도 늘다보니 자연히 민박화 됐다.

독일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 딱히 볼 게 없다는 소리와 생수 하나 살 곳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봄ㆍ여름에는 그 좁은 길을 걸어 올라 오는데 벚나무 길 하나 없다고 볼멘소리다. 게다가 독일마을과 물건마을은 바로 이웃인데 물건마을 입구까지가 너무 휑하다는 지적도 많다. 가로수라도 일정하게 심어두고 군데군데 작은 나무 둥치의자라도 두면 관광객들도 주차를 좀 멀리해두더라도 걸어오기 좋을 텐데.

관광객이 많아도 쓰레기만 늘고 마을수익은 없는데 = 마을 태생 이후의 성장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 생각하면서도 주민으로써는 사실 답답하다. 느는 쓰레기 뿐 아니라 식수가 부족해 마을상수도 펌프 교체만도 몇 백만원이 든다. 앞으론 그걸 마을자체의 운영기금으로 해야 하는데 딴 마을처럼 어촌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초기교포는 점점 줄어들지, 유지하기가 사실 힘에 부친다. 그래서 군 소유인 마을회관건물일대(카페포함)를 독일마을주민운영회에 소유권을 주거나 아니면 임대권이라도 주면 좋겠다. 마을 운영의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마을주민간의 단합도 되고 관광지로의 변모를 위한 투자도 가능할 것 아니겠는가.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관광정책은 = 관광의 핵심은 사람이다. 현장에 뛰는 사람들을 위한 체계화된 ‘관광ㆍ친절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독일의 경우 면허증을 줬다고 해서 한국처럼 영원히 자격을 주진 않는다. 실제 그 일을 하고 있는지, 문제없는지 2년마다 철저한 점검이 들어간다. 또 거창한 교육시설 대신 마을의 초등학교 교실을 저녁시간에 이용해 수업 받곤 한다. 작년 엑스포 때 반짝 교육을 받았는데. 거기서 그칠 게 아니라 민박종사자를 위한 교육을 의무화해 어길시 불이익이 있어야 하지 않나싶다. 관광도 업이라면 당연히 그래야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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