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시설이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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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이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도…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3.04.25 17:06
  • 호수 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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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장애 도시’, 인식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남해군노인복지관 우측에 설치된 경사로는 복지관 이용 어르신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일반인들은 바로 옆에는 돌계단이 있는데 왜 굳이 또 경사로를 만든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노인회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신축 노인복지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지난해, 어르신들의 불만은 컸다.

돌계단을 이용하면 좀 더 빨리 노인복지관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보행이 자유롭지 못한 어르신들은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었고, 노인복지관으로 가기위해서는 추운겨울에도 100여 미터를 더 걸어 돌아가야만 했다.

이에 남해군은 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해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 며칠 전 경사로를 설치했다.

어르신들에게는 좋은 취지의편리한 경사로지만 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장애물’일 뿐이다.

장애인편의증진법에서는 경사로의 경사도를 12분의 1일로 규정하고 있다.

경사로의 높이가 1일 때 길이가 12인 경사를 뜻하는데 이는 휠체어 이용자가 자력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경사도다.

때문에 이 경사로는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우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군의 입장에서는 경관 보존 등 이렇게밖에 설치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겠지만,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군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경사로가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 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장애인들은 ‘편의시설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는 인식변화의 중요성에 또 한 번 공감하며 얼마 전 TV 방송과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정현태 군수가 공언했던 ‘장애인이 혼자서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는 무장애 도시를 구현하겠다’는 말이 황망한 립 서비스가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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