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키스트, FC바르셀로나, AP통신사가 협동조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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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키스트, FC바르셀로나, AP통신사가 협동조합이라고?”
  • 한중봉 프리랜서기자
  • 승인 2013.04.25 17:38
  • 호수 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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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시대를 준비하자

이젠 협동조합에 주목할 때

2011년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됨으로써 다양한 협동조합들의 설립도 가능해졌다. 이를테면, 선진국처럼 대체에너지, 돌봄, 건축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5명 이상이 공동 출자해 노동자협동조합이나 사회적협동조합 또는 다양한 이용자협동조합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협동조합 설립 또한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지 약 4개월 만인 올해 3월 말 기준 약 850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더불어 연구모임과 협동조합 강좌나 아카데미도 인기가 높아져 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박범용 협동조합형기업 지원팀장은 “협동조합은 역사교과서에나 존재하는 구시대적 유물이 아니라, 자본주의 역사와 더불어 경제영역의 모든 분야에서 주식회사와는 다른 방식의 성공을 만들며 발전하고 있는 현 시대의 생명체”라며 “협동조합의 상상이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협동조합의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썬키스트, FC바르셀로나, AP통신사 등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그런데 이들이 협동조합 또는 협동조합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햇사레, 서울우유, 도드람 등은 협동조합 또는 협동조합 브랜드다.

썬키스트

썬키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귤의 대표브랜드다. 1877년 미국 대륙횡단 철도의 개통은 캘리포니아에 국한된 감귤 소비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지만 당시 감귤 재배농가들은 도매상들의 횡포에 고통을 당해야 했다. 도매상들은 판매된 감귤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불했고, 모든 리스크는 감귤 재배농가들이 짊어져야 했다.

결국 1893년 몇몇 감귤 재배농가들이 ‘남부 캘리포니아 과일거래소’를 만들어 판매와 유통을 직접 수행했다. 이 거래소가 지금의 썬키스트협동조합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썬키스트협동조합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주의 6천여 감귤 재배농가를 조합원으로 하고 있다. 썬키스트협동조합은 엄격한 품질관리로 브랜드를 관리함으로써, 세계적으로도 많은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오늘날 가장 성공한 협동조합 중 하나로 평가받는 썬키스트협동조합. 그 시작은 도매상의 횡포에 맞서 독자적인 유통경로를 개척한 감귤 재배농가들의 협동이었다.

FC바로셀로나

FC바로셀로나 역시 협동조합으로 축구팬에 의해 소유되고 축구팬에 의해 통제되는 클럽이다. FC바로셀로나의 주인은 특정 기업이 아니라 조합원 전체인데, 연간 27만원 정도의 조합비를 내면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조합원은 약 17만 5천명이며, 이중 3만명은 스페인 국외 거주자이다. 대기업 총수가 구단주를 임명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FC바로셀로나는 조합원이 6년마다 투표를 통해 구단주 격인회장을 직접 선출한다.

또한 FC바로셀로나는 협동조합 자율과 독립의 원칙에 따라 필요한 재원은 조합비 증액과 상업적 수익을 통해서만 조달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한다거나 외부자본을 영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006년 에이즈에 노출된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유니세프와 후원계약을 체결하고, 적청색 줄무늬 축구복에 기업광고가 아닌 유니세프 로고를 넣은 것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협동조합이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1899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연고지로 창단된 FC바로셀로나는, 오늘날의 성공이 협동조합이었기에 오히려 가능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AP통신사

AP통신사는 1946년 6개의 뉴욕 신문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항구뉴스협회’이 시작이다. 이 협회가 이후 뉴욕AP를 거쳐 오늘날 AP통신사에 이르게 된다.

오늘날 AP통신사에는 미국 내 1500여 개 신문사들이 조합원으로 참가하고 있고, 이들은 발행부수에 따라 취재와 전송에 따른 공동의 경비를 분담한다.

우리나라 연합뉴스의 경우는 정부(뉴스통신진흥회), KBS, MBC 등이 지분의 80% 이상을 소유함으로써, 몇몇 대주주에 의해 사실상의 지배권이 유지된다.

그러나 AP통신사는 미국 내 1500여개 신문사에 의해 소유가 분산됨으로써 특정 몇몇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햇사레

협동조합의 성공사례로 미국에 썬키스트가 있다면, 한국에는 햇사레가 있다. 햇사레는 경기도 이천의 장호원과 충북 음성의 감곡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복숭아 브랜드다.

사업방식에서도 햇사레는 썬키스트와 비슷한 면이 있다. 썬키스트의 경우 캘리포니아 감귤 재배농가들이 모여 ‘과일 거래소’를 만든 것이 기원이었는데, 햇사레는 장호원과 감곡의 복숭아 배재농가들이 모여 ‘연합 사업단’을 만든 것에서 시작됐다.

다만 개별 농가들이 협동조합으로 뭉쳐 도매상들의 횡포에 대항한 것이 썬키스트라면, 장호원농협, 감곡농협 등 지역농협들이 자기들간의 경쟁을 없애고 공동으로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뭉친 것이 ‘햇사레’이다.

햇사레의 성공은 기존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브랜드 효과를 협동조합도 잘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햇사레 외에도 ‘안성맞춤 한우’, ‘잎맞춤 거봉포도’, ‘한눈에반한쌀’ 등 성공한 협동조합 브랜드는 많이 있다.

이렇듯 햇사레는 개별 농가들이 협동조합으로 뭉치는 것을 넘어서 협동조합간 협동이 필요함을 웅변하고 있다.

참고자료 - ‘협동조합 왕초보를 위한 협동조합 입문서’(사단법인 한국협동조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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