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는 지금 ‘몸빼해수욕장’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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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는 지금 ‘몸빼해수욕장’으로 불린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3.05.02 18:18
  • 호수 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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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섬 ㆍ서불과차 기대 하지만 관광수익은 불투명

 

이태균 사랑의 유람선 대표

     
 
관광일번지 상주, 80년대만 해도 청소년들의 로망이었던 상주는 지금 어떤 실정일까? 상주에서 나고 자란 뒤 한국외대 졸업 후 다시 고향을 찾아 사랑의 유람선을 20년간 운영해오며 상주를 지키고 있는 이태균(49) 대표. 그를 만나 관광일번지 상주의 오늘을 이야기 나눠봤다.

관광일번지 상주가 힘을 많이 잃었다 = 옛 명성일뿐이다. 관광객은 빨리 빨리 바뀐다. 관광의 패턴이 바뀌는 속도에 상주는 못 따라 간 격이다. 요즘 누가 민박에서 자려하나. 개인화장실에 휴양시설 갖춘 펜션ㆍ콘도를 찾지. 88년도 이후부터 하향세를 겪다가 지금은 어촌도 농촌도, 관광지도 아닌 곳이 돼버려서 심각하다. 지금 상주는 연배가 좀 있는 시골 아낙들이 봉고차나 버스 한 대 빌려서 싸온 음식 펼쳐놓고 반나절 놀고 가는 일명 ‘몸빼해수욕장’으로 불리고 있다. 씁쓸하다.

요즘 유람선 이용객의 추세는 어떤가 = 사실상 2년전부터 거의 줄었다. 거제도와 삼천포에 사실상 손님을 뺏긴지 오래다. 유람선 1세대인 통영도 주춤했다가 케이블카가 뜨면서 유람선도 다시 호황세로 돌아갔다. 큰 유람선을 구입해서 러시아 공연단 초청해 선상무대도 펼쳐봤지만 다른 곳에서도 곧이어 큰 배에 공연단 데려오는 같은 조건이 되다보니, 섬에 내려서 놀거리를 주는 거제 외도나 케이블카가 있는 통영 등에 관광객을 다 뺏겼다.

상주면민 역시 오랫동안 케이블카 유치를 위해 애쓴 걸로 안다 = 관광지라 불리려면 유입되는 관광객인구가 최소 100만 이상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비교우위’의 상품, 딴 거 다 없어도 ‘저것 하나만 하자’ ‘해보자’이런 상품이 필요했기에 지역의 선배들이 80년도부터 케이블카를 추진했는데 이제는 물거품이 됐다. 삼천포에 케이블카가 들어섬과 동시에 우리는 완전히 무산됐다. 그러나 아직도 연세 많은 지역 선배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계신다.

케이블카의 대안으로 모노레일이 나오지 않았나= 케이블카에 비해 모노레일은 비슷하면서도 이점이 더 많다. 남해의 큰 장점인 바다경관을 쉽게 볼 수 있고, 놀이동산과 비슷해 단순이동수단보다 관광용인데다 상주를 중심으로 좌ㆍ우를 둘러보며 바래길 중 구운몽길과도 연계할 수도 있고, 그 비용 또한 200억으로 케이블카보다 저비용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타당성용역조차 예산이 책정돼 있지 않은 걸로 안다.

군에서 추진하는 서불과차 사업도 200억 예산인걸로 안다 = 사실 상주면민들은 노도문학의 섬이나 서불과차 사업에 관심이 많다.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이다. 말만 관광지이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보니 이 사업을 통해 어떤 계기나 관광코스가 하나 되지 않을까 기대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비 대비 지역민에게 돌아가는 관광수익면에서는 그게 효과를 볼까 우려하는 사람 또한 분명 있다.

그동안 자연만 잘 지켜온 건 아닌가 싶다 = 금산을 끼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국립공원보호구역이 많다. 이제는 좋은 자연경관하나만 갖고도 먹고 살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또 외지인에게 지나치게 폐쇄적인 것 또한 문제다. 관광객은 가만히 앉아서 3시간이상 있지 못한다. 놀든지 먹든지 해야 하기에 ‘돌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한번 탄 유람선을 두세 번 잘 안타듯이 관광지도 돌고 돈다고 볼 때 남해 찾는 이가 많아도 수익이 그만큼 안 된다는 건 관광객의 수요에 맞춰 관광시스템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강영자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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