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우리 엄마…오늘도 우리 함께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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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우리 엄마…오늘도 우리 함께 ‘나마스떼’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3.05.09 10:17
  • 호수 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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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6반과 7반 사이, 그러나 청춘보다 유연한 어머니를 만나다

활기차다. 이어 유연해지더니 곧 단단해진다. 그러다 궁극엔 평온하다.

남해읍 북변리 태백이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온살이 요가모임’의 분위기다.

매주 화ㆍ목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이어지는 오전반은 주로 6반, 7반 어머니들이 대부분이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모두 60세와 70세를 넘나드는 우리네 ‘엄마들’이다.

하지만 나이를 묻기 전에는 신체의 숫자를 가늠할 수 없다. 동작은 유연하고 몸은 단단한 그들이기 때문이다.

화ㆍ목의 낮 반은 30명, 월ㆍ수ㆍ금의 밤 반은 20명 정도 되는 이 요가모임은 4년 전부터 노덕순 강사(65)를 주축으로 모여든 자연발생적인 만남이다. 심승례 총무(64)는 “부산에서 40년간 요가를 한 선배(노덕순 강사)가 고향인 남해에 내려와 콕 숨어, 쉬고싶어했는데 내가 마구 졸랐다. 그 아까운 재능을 썩힐 셈이냐고 계속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요가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노덕순 강사도 빗장을 풀었다.

당시 창립멤버들이 5년째 중심축이 돼 이어오고 있다. 신소자 회장(70)에게 나이를 물으니 “당면 일곱 살이오”하고 웃으신다. 신 회장은 “동작이 다양해서 좋다. 라인댄스로 몸을 푼 뒤 파워요가, 필라테스, 명상 라자 요가 등이 이어지니 온살이 요가는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모임이 가능토록 공간을 빌려주고 그 덕분에 덩달아 건강도 좋아진 김영자(65) 회원 역시 “동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인도와 일본 등지에서 요가를 배워 온데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번 부산으로 가서 명상요가를 더 배우고 계신다”며 덧붙였다.

홍인숙(63)회원은 “원래 뼈에 힘이 없고 발을 자주 삐고 그랬다. 그런데 여기서 요가를 꾸준히 하니 확실히 잔병치레도 없고 몸도 라인이 정리되면서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자세와 호흡을 가다듬고 정신을 순화시켜 심신을 단련하는 요가. 그러한 요가로 참살이, 온살이를 실천하는 동년배의 그녀들을 바라보는 노덕순 강사의 마음은 어떠할까?

노덕순 강사는 “날 부르는 곳은 어디든 가고, 오지마라는 곳은 가지 않아요. 그만큼 자연스러운 관계, 자연스러운 삶 속을 한발자국씩 내 디딜 뿐”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과 매일 마음으로 존중의 인사(나마스떼 Namaste)를 전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이들은 어쩌면 느슨하게 시작해 격렬해졌다 싶을 때 다시 느슨해지는 몸의 동작인 요가를 통해 엄마와 엄마이전의 딸의 순간을 억겁의 빛으로 잠시나마 만나고 오는 건 아닐까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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