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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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3.06.27 11:11
  • 호수 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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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영어 교실’, 배움의 열정으로 후끈

당신들의 가정, 자식을 위해 한평생을 헌신한 거친 손이었지만 볼펜을 잡으니 여느 젊은이 못지않게 다부져 보였다.

지난 21일 오후 2시 남해군노인복지관 2층 강의실로 70~80대 어르신 학생들이 하나 둘 모였다. 사회복지과가 운영 중인 영어기초강좌를 듣기 위해서다.

경쾌하게 손을 흔들며 ‘굿 애프터 눈~(good afternoon)’이라는 인사를 하며 강의실로 들어오는 할머니를 끝으로 10명의 어르신들이 자리한 가운데 영어교육이 시작됐다.

이날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영어기초강좌의 마지막 15번째 수업으로 ‘기말고사’가 진행됐다. 시험이었지만 강의실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거웠다.

앞선 교육에서 열심히들 배우셨는지 척척 답을 적어 내려간다. ‘no’에는 ‘노오’, ‘how’에는 ‘하아오’라고 발음도 우리말로 야무지게 썼다.

조금 어려운 문제가 나오자 조용해지면서 어르신들은 짝지의 얼굴만 본다. 그때 한 할머니 왈, “모르니까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네?” 그 한마디에 강의실은 웃음꽃이 빵 터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시험이 끝날 무렵, ‘왜 영어를 배우냐’는 기자의 우문에 어르신들은 ‘젊으나 늙으나 배워야지’라는 현답을 했다.

한 할머니는 “간판, 화장품 등 우리 주위에 대부분이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를 배우고 나니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며 다른 할머니는 “어린이집 다니는 손주 때문에 배우게 됐는데, 물어보는 대로 대답을 해주니까 놀래더라”며 으쓱해 하셨다.

또 다른 할머니는 “학생이고 젊은 사람들이고 배울 수 있을 때 배워야 한다. 시간은 화살과 같이 가버린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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