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에어컨,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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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에어컨, 있으나 마나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3.07.11 10:28
  • 호수 3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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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에 학생, 교사 수업 집중 못해… 전기세 무서워 학교는 ‘찜통’에도 선풍기만

“잠만 오고 공부도 잘 안돼요”,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오후만 되면 옷에서 땀 냄새가 많이 나서 불쾌해요”.

지난 며칠 간 연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 시작된 더위에 지친 군내 학생들의 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때 이른 더위는 가장 먼저 학교를 찾았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비교적 더위를 많이 타는 학생에게는 해가 중천에 뜬 시간의 교실은 그야말로 ‘찜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도 학생이지만 학부모들도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정상적인 수업도 힘들다. 에어컨을 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의 사정도 여의치가 않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때마다 에어컨을 가동시키면 ‘전기요금’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청와대에서도 먼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정부에서도 은행, 관공서 등에서 에어컨 사용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학교에서는 올해에도 26도 이상일 경우에만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어 현재 선풍기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산업용, 농업용 다음으로 저렴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일반가정의 누진세와 같은 일명 ‘피크제’가 적용이 된다.

그 해에 일정량보다 많은 전기를 사용하게 되면 다음해에 그만큼 전기세를 더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대부분의 학교들이 26도 이하에서는 각 교실에서 에어컨 작동을 원천적으로 막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며 “또, 군내의 한 학교는 올여름 동안 에어컨을 일체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생과 같이 교사들도 더위가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교 교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기본운영비 실태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5%가 ‘운영비 부담으로 냉방을 하지 않아 교실이 매우 덥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60%는 ‘냉난방이 안 돼 학생들이 수업을 힘들어 하고 집중하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군내 한 교사는 “고등학교는 수험생도 있고 학생들이 수업료를 내기 때문에 26도 이하에서도 냉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초·중학교에서 에어컨은 무용지물이다.

특히 체육관 행사 같은 경우에 학생들의 불만이 많다”며 “살림이 빠듯한 학교에서는 여름방학 기간을 늘리는 추세이며 보다 시원한 생활교복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참는 것도 교육이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교사는 “열악한 조건에서 땀을 흘려가며 배워봐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풍족한 환경에서자라 인내하는 방법을 모른다”며 “에너지 절약은 국가적인 정책으로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에는 서울, 경기 지역 등의 학부모단체를 비롯해 정계에서도 산업용보다 17% 비싼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요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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