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치료정원 만들어 힐링의 섬으로
상태바
무장애 치료정원 만들어 힐링의 섬으로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3.08.01 12:21
  • 호수 3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품격 관광을 위한 TALK 22 - 김형득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
------------------------------------------------------------------------
원예를 매개로 한 소통과 교육, 체험과 로컬푸드 활성화되었으면

김형득 연구사의 명함은 두 개다. 국립원예특작원과 농촌진흥청, 이 두 곳에서 원예치료사와 농업연구사의 활동을 동시에 실행하는 사람. 서울대출신의 그는 국내처음으로 미국원예치료협회(AHTA)의 원예치료사 자격을 얻은 연구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남해를 하나의 거대한 정원으로 보고, 원예를 통해 느끼고 즐기기를 좋아하는 그는 자청해서 남해군으로 온 지 벌써 5년째 된 어엿한 남해군민이다. 원예와 농업, 그 사이에서 그가 새롭게 발견한 고품격관광휴양의 속살은 과연 무엇일지 궁금했다.

 

남해군민으로서 바라본 남해는 어떤 곳인가 = 남해 와서 가장 감탄한 것이 돌둑이다. 날 설레게 하는 돌 논둑은 밤톨을 모아서 쌓은 듯 무척이나 정갈했다. 이 아름다운 울타리인 돌둑이야말로 아름다운 정원(園)이며, 이러한 돌논과 돌밭에서 몸을 살리는 건강식품인 시금치와 마늘등을 가꿔가는 모습, 자연의 섭리에 따라 정성을 들여 가꾸어가는 것 자체와 돌둑들 사이에 숨어있는 전설과 마을이야기들이야말로 살아있는 ‘예(藝)’라고 생각한다.

 

남해섬 자체를 원예가 펼쳐지는 정원이라는 해석이 인상적이다 = 고품격이란 그 지역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 우리가 가진 가치를 훌륭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예 하는 한 사람으로 남해란 곳은 최고의 자연식물을 기를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정원에 정말 제대로 된 대표할 수 있는 치료정원이 있다면 어떨까하는 구상을 해봤다. 휴식과 휴양, 치료가 한데 펼쳐지는 식물원 겸 정원을 만들어 여기에 남해군이 추구하는 무장애 디자인을 접목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휴양관광의 컨텐츠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원예와 농업, 휴양과 관광의 연계에 대해 고민해본다면 = 해풍먹고 자란 마늘과 시금치 등 브랜드가치로 뛰어난데 로컬푸드운동이나 체험 등은 부족했던 것 같다. 희망은 아이들에게 있다. 즉 10년 후의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바로 이 아이들인데 이들을 위한 창의적인 원예체험이 절실하다. 이를테면 해양초ㆍ지족초 학생들과 마늘밭을 빌려서 진행한 ‘마늘아 놀자’라는 프로그램은 ‘지역전통과 자원을 활용한 창의적 체험활동’의 하나다. 마늘쫑뽑기와 수확뿐만 아니라 ‘할아버지께 들어보는 마늘이야기’ 등을 통해 원예로 운동과 소통을 동시에 하게 하는 것이다.

본인이 본 남해의 아름다움을 꼽자면 = 선소에서 살 때 여름, 해뜨기 직전 선소 바다를 보면 ‘숭어 배치기’를 볼 수 있다. 돌고래쇼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아름다운 숭어떼를 볼 수 있다. 월포마을에 살 때는 납산 위로 구름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한편 돌둑문화와 함께 전해져오는 전설과 귀신이야기 등도 참 소중한 지역문화이자 스토리텔링의 재료인데 그대로 방치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추진되고 있는 관광정책에 대해 한마디 = 다 우려된다. 건수만 있으면 뭘 지으려고 하는 것 같다. 사실 길만 내면 어르신들은 더 빨리 돌아가신다. 교통사고율도 증가하고, 차라리 경운기 전용길을 내줘야 하는데 보행자가 아닌 차량우선으로 도로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또 관광지라면 나가는 길이 좋으면 좋을수록 빨리 나간다. 치유의 섬, 건강의 섬에 적합한 남해에 ‘해서 좋을 일들을 천천히 해나갔으면’ 하고 소망한다. 조금이라도 파괴를 덜하면서 하나라도 시작하면 좋아질 일을 고민해서 이곳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정원으로 남길 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