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의 오랜 숙원 드디어 결실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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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오랜 숙원 드디어 결실 맺다!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3.09.05 14:33
  • 호수 3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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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기자의 ‘부자남해의 꿈을긷는 두레박’ - (4) 9일 신축준공식 갖는 ‘남해군농협쌀방앗간’

우리군의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기 위해서는 지역 내 농수임축산물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가슴은 뜨거워야 한다.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땀방울, 그들의 숨소리와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함으로써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 남해시대신문이 그 현장으로 달려간다. <편집자 주>

최고최신 생산설비로 햇벼부터 ‘보물섬쌀’ 본격생산
산물벼 연간 3천톤 처리능력, 남해쌀산업의 신기원  


▲ 남해군농협쌀방앗간의 생산설비는 모두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최첨단최신설비다. 일체의 이물질은 물론 청색미나 싸라기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웬 쌀방앗간? 남해읍 차산리의 농협종합미곡처리장(이하 RPC)이 오는 9일 월요일 오후 3시 대망의 신축준공식을 갖는다. 그런데 그 이름이 ‘남해군농협쌀방앗간’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웬 쌀방앗간이냐?”고 반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왜 굳이 그랬을까하고 곰곰 생각해보면 서서히 고개가 끄덕여 진다. 지금까지 공식용어로 오랫동안 사용해왔지만 미곡종합처리장이라는 이름은 우선 어감이 딱딱하다. 처리장이라는 용어가 풍기는 냄새도 사실은 마땅찮다. 공통용어라서 남해만의 특성을 담아내는 맛깔도 없다.

쌀과 방앗간이라는 말은 우선 토속적이다. 어릴 적 동네 쌀 방앗간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준다. 우리만이 느끼는 정감이 배여 있어 들으면 들을수록 정겹다. 남해에서는 미곡종합처리장을 쌀방앗간으로 부른다는 선전효과도 노릴 수 있는 역발상이다.

이제 우리는 미곡종합처리장이라는 딱딱한 용어를 버리고 쌀방앗간이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필요할 때마다 그 이름을 불러주자. 우리 남해쌀의 이름은 보물섬쌀이다. 보물섬쌀은 세상에서 제일 큰, 최신식 설비를 갖춘 쌀방앗간에서 만든다고 자랑하자.     
      
남해군농협쌀방앗간?

남해군농협쌀방앗간은 우리 농민들의 오랜 원이 겹겹이 서리고 서린 쌀 생산 공장이다. WTO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서 쌀은 가장 급격하게 자본제적 상품화의 길을 걸었다. 쌀은 더 이상 정부가 책임지는 공공재가 아니라 농민이 판로를 책임져야 하는 하나의 상품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우리 남해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농민조합원의 조직인 농협이 운영하는 미곡처리장을 갖고 있질 못했다. 벼를 팔 곳이 없어진 농민들의 원은 자연히 농민의 입장에 선 농협미곡종합처리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로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지난 2002년 마침내 농업경영인연합회와 농민단체에 의해 공론화 됐다. 그러나 그것이 실현되기까지의 과정은 참고자료와 같이 실로 지난했다. 민간RPC를 인수하는 것부터 시작해 낡은 생산설비를 최신설비로 대체하는 것까지 농협의 힘만으로는 그 초기 투자비용을 감당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자치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남해군은 입증했다. 엄두가 나질 않는다던 농협도 자치단체장의 강력한 의지와 뒷받침을 밑천삼아 농민들의 원을 둘러매고 쌀방앗간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결실이 마침내 웅장한 체격을 뽐내며 우리 앞에 다가섰다.     

훨훨 날아라! ‘보물섬쌀’       

남해군농협쌀방앗간을 신축하는 데는 모두 24억7600만원이 투여됐다. 군과 농협이 당초 약정한 대로 비용을 반분했다.

농협쌀방앗간의 최대기능은 농민들의 노동과 판로걱정을 해결해주는 데 있다. 벼를 수확한 뒤 곧장 싣고 가면 되므로 농민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매는 농협이 책임지는 환상적인 역할분담이 가능해졌다.   

남해군농협쌀방앗간의 처리용량은 연간 3000톤 규모다. 남해 벼 생산량은 1만3000여톤인데 이중 약 30%를 쌀방앗간이 책임질 수 있게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농협쌀방앗간이 생김으로 해서 차원이 달라지는 것은 남해 쌀 산업의 새로운 진로다. 그야말로 이제는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군과 농협은 쌀방앗간의 생산설비 하나하나의 초점을 모두 여기에 맞췄다.

▲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나온 쌀 포대를 들어 내리는 최첨단 로봇.
농협쌀방앗간은 원료를 투입하는 것부터 시작해 상품의 포장까지 복잡한 전 가공공정이 모두 전자동으로 이뤄진다. 검사→투입(인력)→수분함량 체크와 계근→사일로 저장→송풍건조→도정기로 이송→계근→원료탱크투입→벼 석발기→현미기 도정→현미분리기(도정 안 된 벼 되돌리기) →청치기(청색미 걸러내기)→현미 석발기→현미가공완료→현미계근→백미가공설비로 이송(이송관은 모두 녹을 방지하기 위한 스테인리스 관)→정미기 3단 도정→완전백미→채 거르기(바람으로 뒷겨와 싸라기 분리)→연미기(광택내기)→색채선별기(미색의 균일화)→포장(2kg, 4kg, 10kg, 20kg, 40kg)→이물질선별기(금속 탐지기, 최종검사)→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나온 완제품을 로봇이 지게차용 팔레트에 적재→1톤씩 랩으로 감싸기→출하(지게차 인력). 이 모든 과정은 중앙제어실에서 컴퓨터로 작동시킨다.    

이와 같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은 전자동생산시스템이 새로 세상에 내놓을 보물섬쌀의 브랜드가치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재구매율 높이는 게 관건 

▲ 신동섭 남해군농협쌀방앗간 소장. 농협맨인 그는 20년 넘게 농협지역본부 하나로클럽의 유통을 담당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농협은 그의 마케팅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채를 거쳐 지난해 7월 1일부터 농협쌀방앗간의 책임경영자로 일하고 있는 신동섭(59) 소장은 서면 도산이 고향이다. 그는 지난해 완전히 귀향해 처가 동네인 우물마을에 정착했다. 지난 75년 농협남해군지부에서 근무를 시작해 지난해 초 농협중앙회 통영북신동지점장을 끝으로 36년간의 농협생활을 퇴직한 그는 20년 가까이를 경남지역본부 하나로클럽에서 유통을 담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이 그를 농협쌀방앗간의 최고경영자가 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한창 막바지 시설공사와 시험가동에 열정을 쏟고 있던 그는 “저의 마케팅 능력으로 한번은 대형마트에 입점할 수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재구매율입니다. 먹어본 사람이 또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최고의 관건이자 농협쌀방앗간의 생명력입니다. 연간 3천톤만 꾸준히 가공할 수 있다면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재구매율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쌀전업농을 중심으로 밥맛이 좋은 조생종 품종의 계약재배를 늘리는 방법을 군과 농협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향우들이 홍보맨이 돼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면서 송글송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농협쌀방앗간의 처리능력향상으로 농민들이 대기하는 시간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짧아질 것이라고 한다. 먼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협과 군이 1억8천만원씩 더 들여 집진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다. 농협쌀방앗간에는 공공비축비를 관리하는 시설까지 합쳐 모두 9명의 일꾼이 일한다. 
 
그대들 열정에 달렸소!

오는 9일 준공식에 이어 곧 산물벼 수매가 시작될 것이다. 지난해는 산물벼 농협매입가는 40k들이 1등 한 가마에 5만3500원이었다. 올해는 가격결정협의회가 얼마로 책정할지 농민들은 궁금할 것이다. 가격은 경남도내 농협미곡처리장의 매입평균가를 적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

농협쌀방앗간을 만드는데 12년이나 걸린 이유는 다름 아닌 적자운영에 대한 걱정이었다. 농민들의 고민은 덜어주게 됐지만 앞으로의 과제는 시장에서 어떻게 보물섬쌀의 브랜드가치를 인정받느냐는 것이다.

신동섭 소장은 “공장을 짓는 동안 주말도 반납하고 열정적으로 일해 온 고동우(29 · 설천 남양) 공장장처럼만 일한다면 적자운영에 대한 걱정도 크게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 농협 일꾼부터 먼저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0만 군민들을 믿습니다. 최고 품위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해의 쌀산업의 진로는 남해군농협쌀방앗간에서 생산하는 보물섬쌀의 조기 시장안착여부에 달려 있다.
남해군은 이제 그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에 서 있다.            


12년 마침내 빛 본 ‘남해군농협쌀방앗간’
인수비용 13억5천만원, 시설비용 24억7600만원


- 2002년 농민단체 공공RPC 짓자 공론화. 이후 농민단체는 매년 남해군과 농협에 공공RPC 설치를 끈질기게 요구함.

- 2006년 7월 농협이 기존 민간RPC를 인수하는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인수가격 차이로 무위에 그침.

- 2009년 쌀값폭락으로 농민단체가 군청마당에 벼 야적 시위를 벌이면서 공공RPC 설치문제를 재 점화함. 그해 보궐선거로 당선된 정현태 군수가 취임하면서 쌀 산업발전을 위해 공공RPC 설치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천명함.

- 2010년 남해군쌀산업발전을 위한 용역 착수. 보물섬쌀 경쟁력 있다는 용역결과 발표.

- 이에 따라 보물섬쌀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민간RPC 인수비용은 전액 군비로 하고 시설비는 군과 농협이 반분하기로 합의.

- 2011년 4월 27일 기존 민간RPC업체와 13억5천만원(전액 군비)에 인수협상 타결.

- 보물섬남해클러스트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이사 고종남)이 RPC 운영주체로 결정됨.

- 선진지 견학 등 본격 착수. 시설비 24억7600만원을 군과 농협이 각각 50% 투자하여 최첨단최신시스템을 갖추기로 함. 

- 2013년 2월 본격 착공.

- 남해군농협쌀방앗간으로 명명. 2002년 공론화 이후 12년 만인 2013년 9월 9일 준공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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