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적금하나 부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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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적금하나 부으세요
  • 송홍주
  • 승인 2013.11.14 10:54
  • 호수 3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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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홍 주
본지 칼럼니스트
남해군자원봉사센터 홍보위원장
 가을이 깊어가면서 산과 들에 낙엽이 쌓이고 있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을 밟으며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로 시작되는 프랑스 시인 레미 드 구르몽의 시 `낙엽`을 음미해 본다.

 한편으로는 겨울을 앞두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따뜻한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바빠질 때이다. 각박한 세상살이에도 자원봉사로 사회공헌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종종보인다. 물론 자원봉사는 돈과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며 자원봉사를 남의 일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본 가나자와 자원봉사대학교 모리 시게루 이사장의 말을 빌리면, "자원봉사는 베푸는 게 아니라 상당히 이기적인 행동이기도 하다. 누구나 결국 노인이 되고, 사고도 당할 수 있다. 내가 나중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다른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는 공생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되는데, 자원봉사는 우리 사회를 서로 돕고 사는 공동체로 만드는 수단으로 결국 나 자신을 위한 나눔과 봉사의 적금을 드는 것이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자원봉사와 함께 더불어 재능 기부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능 기부는 각자의 재능, 전문성, 지식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의 재능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재능 기부의 내용과 대상도 다양하다. 재능 기부는 복지건강(보건, 의료, 한방 등), 교육(학습, 멘토 등), 주거시설물 관리(전기, 기타설비), 문화(그림, 음악, 스포츠, 손발맛사지, 관광안내, 사진촬영 등), 생활문화개선(천연염색 등), 법률(무료법률상담, 법률대서)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진다.

 나누어 주는 삶이 몸에 밴 성숙한 사람들은 자신과 이웃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재능에 주목한다. 자신의 재능을 살리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계발시켜 주는 사람이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재능 기부라고 해서 꼭 특별한 능력만은 아니다. 내가 있는 작은 곳에서부터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비록 우리 눈에는 보잘것없는 재능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막상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목숨을 구하는 일처럼 막중한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재능기부를 통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하여 운영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의 노래교실, 풍물교실과 같은 주요 프로그램도 회원들의 적극적인 재능 기부 활동으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되고 있다.

 얼마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비정부기구 마사스 테이블을 방문한 사진이 언론에 실렸다. 마사스 테이블은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자원봉사 단체인데, 이 사진은 자원봉사 활동이 단순히 남을 돕는 자선활동을 넘어서 주민끼리 서로 돕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사회 활동임을 국가 지도자가 몸소 알리는 장면이다. 선거철이 아닌데도 국가 지도자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동참하는 모습이야말로 나라의 품격을 높이는 활동인 것이다.

 추운겨울이 오기 전에 자원봉사센터를 찾아 미래의 나를 위한 나눔과 봉사라는 통장에 적금 하나 부어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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