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웃게 하는 착한 돈이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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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웃게 하는 착한 돈이 여기 있습니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3.11.28 11:30
  • 호수 3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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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내의 레츠(2)-`착한 돈`으로 찾은 성미산의 `희망`과 강원도의 `힘`

 시간이 지날수록 빈부격차는 늘어나고, 생활의 기반이 되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복지제도를 확충한다고 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혜택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있는 사람들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강력한 인맥을 가지고들 있다는데, (서민은) 먹고살기 힘들어 친구와도 연락하기가 쉽지 않고, 가족들과도 데면데면 합니다.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요.

 가난은 개인이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낼 자본과 관계망의 부재 때문에 생긴 것, 이미 다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이 `동등하게` 경쟁하여 다 가진 사람이 점점 더 많이 가지게 되는 이것을 가난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를 해결하기위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실제상의 관계망으로 지역을 재조직하고자 합니다.

 이제 `나눔`은 많이 가진 사람이 특별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어려운 사람들이 서로 어깨를 걸고 지켜주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지역사회를 나눔의 관계망으로 재조직함으로서 불투명한 미래를 뚫고 가야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나눔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자연스런 생활이 되어야합니다.
 - `마포희망나눔`의 정관 중 일부 내용 발췌


착한 돈으로 찾은 마포 성미산마을의 `희망`과 지역민에게 힘이 될 강원도`화폐`

  흔히들 말하는 `서울깍쟁이`를 서울 마포구 성미산 아래에 사는 성미산마을에서는 찾기 힘들다. 왜냐하면 그곳에 가면 사람과 사람 사이 흐르는 `두루`로 두루두루 넉넉함이 흐르기 때문이다. `두루`는 동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돈, 그러니까 지역화폐다. `두루`는 마을 입구에 있는 재활용가게 `되살림`에 물건을 주고 돈 대신 받는다. 그리고 그 `두루`로 성미산마을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성미산 마을, 이곳에 가면 `두루`가 통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방과 후 학교, 작은나무(카페), 두레생협, 동네부엌(반찬가게), 되살림(재활용)가게, 성미산밥상(식당), 성미산학교, 성미산마을극장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동네시설은 모두 동네 사람들이 도와가며 살아가고자 자연스럽게 만들게 된 것들이며 이러한 시설과 동네사람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성미산 동네경제`가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설과 조직의 중심에 동네사람 3천여명이 출자해 운영하는 두레생협이 있다.

 마을경제의 중심이 되는 생협의 경우, 2009년 매출액이 40억 원에 달했다. 그 중 20%가 수익으로 조합원에게 배당되었다. 생협이 취급하는 2000여점에 달하는 품목의 수급망은 동네 안팎으로 다양한 대안 경제활동의 거래망을 만들어내고 있다.

 동네 사업체들이 운영되면서 보육교사, 봉제사, 요리사, 가계점원 등 150여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고용에서 얻은 소득은 동네소비를 통해 마을경제가 돌아가게끔 하는 데 다시 투입된다. 성미산 마을은 이렇듯 단순히 주거 공동체만 아니라 경제 공동체까지 결합되어 있다. 성미산 마을경제는 동네사람들의 일상 삶과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것이다.
 
 착한 돈 `쌀본위 이삭통화`에서 나온 강원도 `화폐`

 춘천녹색화폐센터의 한재천 센터장<얼굴사진>은 "돈다운 돈, 축적하여 부자가 되는 돈이 아니라 돈의 본연 기능인 교환수단으로 충실하며 물신이 아닌, 사용하지 않으면 가치가 사라지는 돈, 이자를 물어야 하는 부채의 덫이 아닌 착한 돈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희망은 일장춘몽으로 끝이 나지 않았다. 그가 지난해 7월부터 25개 가맹점과 세 강좌에 통용되는 춘천에서만 사용되는 녹색화폐인 쌀본위 `이삭통화`를 만들어 6개월 간 시범운영해 본 후 정산결과 총 판매 된 7000여장의 화폐 중 6500여장이 지역 30여개 가맹점을 통해 회수돼 실현가능성을 보여줬다.

 지역의 농가를 보호하고 지역에 돈이 돌도록 해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삭녹색통화는 지난해 7월부터 춘천녹색화폐센터와 가맹점 등에서 1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됐으며, 이렇게 모인 자금은 춘천지역 농민들에게 쌀 수매 자금으로 선지급됐다. 쌀 수매 뒤에는 가맹점별로 회수된 화폐에 대해 1000이삭당 쌀 327g으로 교환해 줬다.

 이러한 `착한 돈`의 취지를 강원도에서 받아들여 내년 예산 3억 5천만원을 편성해 강원도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광역 단위로 추진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꽤 고무적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공동체 복원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15년부터 지역화폐를 만들어 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원도가 준비하고 있는 지역화폐는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국가화폐와 달리 강원도 내 18개 시·군에서만 유통되는 지불 수단이다. 이자가 붙지 않고 2년이라는 유효 기간이 있어 재산 증식보다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쓰인다.

 지역화폐의 이름은 `강원 지역사회의 통화(GangWon Community Currency)`라는 뜻의 `지더블유시시(GWCC·가칭)`로 정했으며 화폐 단위는 `지더블유(GW)`이다. 앞으로 공모를 통해 내년 10월께 짓기로 했다고 한다. 1000지더블유는 국가화폐 1000원과 화폐가치가 같다. 종이화폐뿐 아니라 금융권과 협의해 체크카드나 모바일 형태로 결제하는 방법도 구상중이란다.

 이와 함께 강원도는 내년 5월까지 `지역통화 도입 및 활성화 지원조례`를 만들고, 6월에는 지역화폐 발행과 유통, 홍보, 교육 등의 업무를 맡을 강원지역통화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 강원도청 담당자는 "지역화폐가 정착되면 자본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하고 지역주민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는 등 지역제품 구매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자문도움을 받았으며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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