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도전에 직면한 스포츠마케팅 선두주자 남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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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도전에 직면한 스포츠마케팅 선두주자 남해군
  • 김창근 기자
  • 승인 2013.12.05 12:27
  • 호수 3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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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마케팅의 허와 실 1 -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 현황

 스포츠마케팅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2000년. 남해군은 스포츠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이 서면에 스포츠파크를 개장한 일이었다. 스포츠파크는 기존의 어느 지자체에도 없었던 것으로 축구전용구장 7개(천연5, 인조 2), 야구장, 풋살장, 테니스장, 실내수영장 등을 갖춘 말 그대로 대규모의 체육시설이자 공원이었다. 스포츠파크의 개장으로 하드웨어를 갖추게 된 남해군은 이 시설을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행정에 스포츠마케팅팀을 만들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스포츠마케팅을 위한 남해군의 발걸음은 당시에는 구경조차하기 힘들었던 천연잔디구장의  위력과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스포츠파크의 장점이 결합해 금방 결실을 보게 됐다. 특히 2002년 월드컵에 참가한 덴마크팀의 전지훈련지로 남해가 결정됨에 따라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이 전국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스포츠파크 일대인 서면지역은 각종대회와 전지훈련을 온 팀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러한 남해군스포츠마케팅의 성공은 역설적이게도 남해군스포츠마케팅의 위기로 다가왔다. 남해군스포츠마케팅의 성공은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고 많은 지자체에서 이를 벤치마케팅하기 시작한 것. 후발주자인 이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설을 확충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기 시작했으며 스포츠마케팅의 창시자인 남해군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국은 스포츠마케팅 전쟁 중
 
 경북 경주시는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추진키로 하고 2006년 사업비 59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5면을 추가 조성했다. 2002년까지 남해군이 개최해왔던 유소년 축구대회를 경주에 유치한 뒤로 북천둔치에 조성한 천연잔디 축구장 6면을 합치면 모두11개의 구장을 갖추고 있다.

 경남권 역시 스포츠 시설에 대한투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영은 천연축구장 3면, 인조잔디구장 3면을 갖춘 산양스포츠파크를 지난 2010년 완공했으며 창원시도 비슷한 시기에 1만 5000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천연구장 2면, 인조구장 5면, 풋살장을 갖춘 창원축구센터를 준공했다. 또한 2010년 제91회 전국체전을 개최한 진주시도 대규모의 스포츠 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함안과 합천 역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설을 완비해 놓고 본격적인 스포츠마케팅에 뛰어 들고 있다.

 남해군을 벤치마케팅해 스포츠파크 시설을 갖추게 된 이들 지자체들은 이 시설을 활용한 각종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이러한 무한경쟁은 각종대회의 유치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각종 스포츠 대회는 정해져 있는데 비해 대회를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시설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지자체들이 시설을 놀릴 수 없기에 과도한 유치비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전국대학축구연맹이 개최하는 각종 전국대회의 경우 2000년대 말까지만 해도 5000만원대 이던 유치비가 이제는 2억 8000만원을 연맹에 유치비로 부담해야 대회를 유치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몇 배로 유치비가 뛴 것이다.
 
남해군이 처한 현실
 
 현재 남해군이 처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는 재정규모가 남해보다 훨씬 큰 도시들이 각종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고 후발주자인 창녕군과 합천군도 남해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전남의 해남군과 강진군도 가세하고 있다. 특히 남해군보다 재정규모가 열악한 강진군은 남해보다 2배의 예산을 스포츠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무한경쟁에 놓인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에 대해 정광수 체육시설사업소 스포츠마케팅팀장은 "각 지자체간 무한 경쟁으로 재정규모가 열악한 남해군으로서는 불리할 수 있으나 남해군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타 지자체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 팀장은 남해군의 장점에 대해  "따뜻한 기후와 그동안 쌓여온 잔디관리의 노하우, 다른 어느 지자체보다 잘 갖추어진 체육시설"이라며 다른 지역보다 3000만이나 낮은 금액에 대회를 유치한 춘계대학연맹전을 예로 들었다. 정 팀장은 "다른 지역은 개막전이나 4강전 이후부터 천연잔디구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데 비해 남해는 전 경기를 천연잔디구장에서 치룰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대회를 유치했다"며 "겨울철 잔디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없었다면 대회유치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 팀장이 밝힌 이러한 장점만으로 남해군이 스포츠마케팅의 선두주자 자리를 계속해서 지킬 수 없다. 다른 지자체도 잔디관리의 노하우가 쌓일 것이고 부족한 시설은 계속된 투자를 통해 확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언제든지 따라 잡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남해군을 방문한 선수단에서 흘러나오는 불친절과 부족한 먹을거리, 휴식공간부족 등에 대한 불만은 언제든지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을 위협하는 불씨로 남아있다.

 그동안 스포츠마케팅의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왔던 남해군의 위상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본지는 앞으로 4회에 걸쳐 다른 지역의 스포츠마케팅 현황과 남해군의 과제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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