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플릿과 유튜브 활용해 `레츠`더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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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플릿과 유튜브 활용해 `레츠`더 알려야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3.12.12 13:27
  • 호수 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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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호주의 레츠(2)-돈 없어도 쓸 수 있는 시드니의 `오페라`

 레츠는 무엇보다도 시기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저는 공동체와 사회적 네트워크가 무너졌고 실업이 급증하며 사람들이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상황에서 레츠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최적기라고 생각해요.
 
 -`레츠`(조너선 크롤 지음, 박용남 옮김) 중에서


돈이 없어도 쓸 수 있는 `레츠`…쓸수록 회원간에 친밀도와 만족도 높다
 
  지역화폐(LETS·Local Exchange Trading System)는 직역하면 `지방교환교역시스템`으로 우리가 매일 보고 만지는 그런 실물 화폐가 아니라 일종의 대안적인 교환체계 자체를 뜻한다. 이러한 레츠 운동의 메카로 꼽히는 호주, 이곳은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블루마운틴 레츠가 운영됐던 지역이기도 하다.

 연합취재진은 브리즈번 레츠와 멜라니 레츠에 이어 호주의 대표적인 레츠라고 불리는 시드니 레츠를 마지막으로 방문했다. 우리는 시드니 레츠 10주년 기념일에 맞춰 취재약속을 잡았기에 방문한 날에 ▲레츠 회원 간의 거래 ▲신입회원 영입활동 ▲회원들 간의 피크닉 등 레츠의 생생한 현장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시드니 레츠는 총235명의 회원이 있으며 주로 시드니 남쪽에서 활동하며 거래단위는 시드니 명물, 오페라하우스에서 이름을 따서 `오페라`라고 부르는 대안화폐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대안화페인 `오페라`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실질적인 동전이나 지폐가 아니고 이름, 즉 단위로써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기에 무한대로 있다고 생각하고 상호간에 거래하면 되는 셈이다. 즉 우리 현실 속의 돈은 수중에 쥐고 있지 않다면 쓸 수 없으나 이 오페라는 얼마든지 쓸 수가 있는 셈이다.

 거래 단위는 일의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시간 당 25오페라 단위로 거래하며 거래 품목은 건축, 외국어 교습, 마사지 등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뿐 아니라 아이 돌보기, 음식 마련, 세탁, 노인수발 등 생활 활동 등 다양했다.

 우리를 맞이해 준 시드니 레츠의 공동 운영자 다이아나 씨는 "레츠는 장애가 있거나 직업이 없는 사람, 연금 생활자 등이 이용하기에 유리하지만 실제 레츠 이용자 중 많은 이들은 역으로 이러한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레츠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만일 빌이 짐에게 3시간 정원가꾸기를 해달라고 하면 일을 한 짐은 +75오페라를 가지게 되고 요청한 빌은 -75오페라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레츠 시스템이 잘 운영되면 될수록 전체거래총량은 +/-합계가 0에 가깝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무상서비스보다 레츠 선호해
 
 시드니 레츠의 1오페라와 멜라니 레츠의 1번야가 같은 값인 것처럼 대부분의 세계 레츠의 단위의 크기는 1시간 단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상호간 닮은꼴이다. 그러하기에 타 지역이나 외국과의 레츠 거래 또한 컴퓨터 시스템 내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또 실제 현금과 대안화폐를 같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재료비 등 실비수준에서는 현금으로 이용하고 품삯과 인건비 등은 대안화폐인 레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 재밌는 점은 시드니 레츠의 경우 정착이 불안정해 취직이 어려운 호주밀입국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에게도 레츠시스템을 설명하고 가입을 유도하고 나아가 정착을 돕기도 한다고.

 물물교환이나 상부상조의 연대품앗이와 성격이 비슷해 보이는 레츠는 자원봉사나 정부에서 시행하는 무료돌봄서비스와는 분명히 다르다. 왜냐하면 일방적으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오고 가는 활동`이기에 사람들 사이에 친밀도와 만족도가 훨씬 더 높다는 게 그 반증인 셈이다.

 한편 2009년 한때 800명까지 등록하는 등 큰 인기를 얻기도 했던 시드니 레츠의 당면한 과제로 회원확충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나 씨는 "레츠를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웹사이트도 만들고 레츠시스템을 친근하게 설명한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도 올리려고 한다"며 "지역단체와 상의해서 회원배가운동도 계획 중이며 시장과 축제 등 사람이 몰리는 장소에서 팸플릿도 적극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세금처리문제와 주고받는 재화와 서비스가 다양하지 못한 점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하며, 이는 전 세계 레츠회원들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자문도움을 받았으며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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