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생님의 세뱃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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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선생님의 세뱃돈
  • 남해타임즈
  • 승인 2014.02.13 14:21
  • 호수 3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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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동 조
이동면 화계리
 군내 한 중학교의 담임선생님이 반 학생들에게 사랑의 세뱃돈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설을 지나고 첫 등교한 반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본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소망을 하나씩 적어 내게 하고, 적어낸 학생들에게는 소정의 세뱃돈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불과 24명의 학생이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선생님께 세뱃돈을 받았고 선생님 세뱃돈 지갑 사정을 염려한 일부 학생들은 일부러 글을 내지 않기도 했단다.

 이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된 학생의 할애비인 나는 지역의 학생들은 대부분 결손가정의 학생이 대부분이기에 부모로부터 설날에 사랑의 세뱃돈을 받지 못했을까 마음 쓰인 담임선생님이 선생님과 동시에 아버지 역할까지 하느라고 박봉을 쪼개어 나누어 준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이 선생님은 지난해 여름에도 봉급봉투를 가져와 나누어 주면서 베푸는 것이 수줍고 용기가 나지 않았던지 감격에 복받쳐 반 학생들에게 몇 만원씩 나누어 주며 맛있는 걸 사먹으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가정에 돌아가서는 말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사춘기를 맞은 중학생들은 4-6월의 물외(오이)자라듯 무럭무럭 사랑스럽게 자라고 있다.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는 담임선생님은 육체의 성장과 함께 내면의 사랑이 충만해지고 나아가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회인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사춘기에 울쑥불쑥 다듬어지지 않고 커가는 학생들을 관용과 배려로 눈감아 주기도 했을 것이다. 이는 어느 인성교육과 도덕교육보다 마음속으로부터 묻어나는 산교육이 되리라 본다.

 선생님의 형평과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 베푸는 사람은 부자가 아니었기에 선생님 또한 큰 부자는 아니리라 감히 짐작해본다.

 본인은 손자를 맡긴 79세의 할아버지이자 학부모로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지면에 투고하며 해당 선생님에게 사전 동의 없이 투고함을 양해를 구하는 바다. 또한 선생님이 학생들을 자식처럼 생각해 주듯, 나또한 먼저 산 어른으로서 이러한 선생님의 앞날에 큰 행원이 있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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