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사과`로 `안전한 곳` 보장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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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사과`로 `안전한 곳` 보장될까?
  • 남해타임즈
  • 승인 2014.04.18 11:30
  • 호수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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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안전한 곳으로 보내주세요"

 최근 전국의 부모 가슴에 피멍을 남겼던, 경북 칠곡의 아홉 살 여자아이가 제 어미에게 폭행당해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라고 한다.

 또한 최근 이웃 진주에서 고등학생(경남진주외고)2명이 학교선배들에게 폭행당해 죽었다는 소식이 더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국가정보원 남재준 원장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기자들을 모아놓고 3분짜리 대국민 사과문을 읽은 채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유유히 사라져 많은 국민의 울분을 샀다.

 일명 국정원장의 `3분 사과`와 딸을 죽음의 사지로 내몬 부모의 죄책감 상실에 다수의 서민들은 정의가 사라지고 인륜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과연 `안전한 곳`은 어디인가 되묻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선량한 서울시 공무원 한 명을 증거조작으로 인해 간첩으로 둔갑시켜 그 가족일대를 사회적 죽음으로 몬 장본인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책임진다는 남재준 국정원장이었기 때문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3분으로 그 모든 화살을 다 피해가고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도 언급하지 않은 채 사과문의 절반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무인기 사건을 거론하며 한반도 상황이 엄중함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고 한다.

 국가의 안전보장을 책임져야할 정부기관이 증거조작으로 개인의 삶을 몰락시키고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포근한 곳이 되어야 할 가정이 폭력의 근원지가, 제2의 집이라 불리는 학교가 폭력의 온상지가 되어버린 2014년 대한민국 봄의 모습.

 그렇다면 내 고향, 남해의 모습은 어떨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곳곳에서 `봉사`를 운운하지만 누구 하나 사각지대에 놓인 `말 못할 아픔`을 듣기보다 `표밭`을 의식한 공격에 머문 채 흔들리고 있다.

 `선택`이라는 결정을 앞두고 숱한 불협화음이 뒤섞여있는 요즘이다.

 `원칙과 신뢰` `비정상의 정상화`를 모토로 하는 박근혜 정부, 국가라는 큰 울타리 속에서 서민들이 안전하게 두 발 뻗고 마음 내어 놓고 쉴 수 있는 곳은 과연 어디며 이를 위해 여덟 돌을 맞은 지역의 작은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지 다시금 고민이다.

 아직까지 마을, 마을마다 학교마다 동기마다 모임이 살아있고 오늘 싸워도 내일 다시 얼굴 맞대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보물섬 남해. 이러한 보물섬의 군민들이 정성 모아 키워낸 지역신문 남해시대.

 8주년을 맞아 첫 마음으로, 다시 군민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군민들의 소망은 쉽고 단순했다. 한마디로 결론은 다시 `삶 속으로`.

 아프고 외로운 사람들 이야기 외면하지 않고, 제 자식처럼 돌본 시금치와 마늘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다양한 연령층의 공감으로 건강한 남해를 희망했다.

 이러한 보물섬 남해가 될 수 있도록 남해시대신문은 다시금 소박한 그릇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군민은 용기가 없어서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니며 분노가 없어서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분노할 수 있고 용기 낼 수 있도록 담아내는,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이유를 소리 낼 수 있도록 자유로운 신문이 되는 것.

 그리하여 언론이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의 안전금고가 아니라 힘없고 가진 것 없어도 불의와 아픔을 소리 낼 수 있는 안전핀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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