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제 값 받기 …돈보다 소중한 농업에 대한 `자부심`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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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제 값 받기 …돈보다 소중한 농업에 대한 `자부심`이 달려있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4.05.30 11:36
  • 호수 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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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을 통해 꿈꾸는 남해군의 미래농업(1)

농사는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두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연의 건강`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의 건강`입니다.
 - 조엘 샐러틴의 <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 중에서


▲ 꿈을 짓는 농부들(가칭)
 살아있다는 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다. 그런 취지에서 농부는 늘 자연을 통해 또 다른 이웃을 만나는 직업일 것이다. 또한 요즘 농부들은 블로그는 기본이고 카카오스토리에 페이스북까지 또 다른 매체를 통해 잠재적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바야흐로 6차 산업의 시대 속에 사는 것이다.

 6차 산업이란 농림수산업인 1차 산업에 제조와 가공의 2차, 서비스업인 3차 산업을 복합해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주자는 취지에서 나온 융·복합사업을 뜻한다.

 이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사용한 개념이다. 이에 정부는 2002년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선정하여 각종 지원을 하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는 6차 산업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꿈을 짓는 농부들, 공부와 연대로 함께하다

 경남 남해군에도 이러한 6차 산업에 대한 움직임은 감지된다.

 지난 14일 저녁, 군내 한 커피숍에서 만난 `2014꿈을 짓는 농부들`의 모임 또한 이 중 일부다. 남해군 강소농 회원과 정보화농업인 회원부터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 디자인 기획자, 글 쓰는 농부까지 다양한 19명이 모인 이 `꿈꾸는 농부`들의 시작 또한 6차 산업의 출범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원들과 블로거 사이에서 일명 `메주엄마`라고 불리는 황전금 씨는 "힘들게 지은 농산물을 제 값에 받아보고자 이러한 배움에 참가하게 됐다"며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역할분담해서 서로 연대하고 함께 공부하니 좋다"고 말한다. 이 모임의 주축인 문동원 씨는 "우리는 다양한 교육을 바탕으로 실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며 "회원을 고객관리, 홍보, 판매팀으로 세분화해서 분과별로 연중 군내의 크고 작은 행사들을 자료조사 후 취합하고 그 시기에 나오는 농축산물 등을 기혹하고 고객관리 매뉴얼 등을 짜서 향후 팜파티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소셜 전문강사를 초청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 회원들은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스스로 참여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시간이 참 소중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6차 산업은 로또가 아니다 하고자 하는 농부의 철학과 의지가 관건
 
▲ 제주6차산업센터 강승진 센터장
 하지만 농업기술센터의 강소농 담당자는 "아직 남해군에서 6차 산업은 시기상조"라며 "고령화 농업인들이 철저한 준비 없이 6차 산업에 뛰어든다면 오히려 출혈이 클 것으로 예상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정보화농업인 담당자는 "6차 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하고 모호하다"며 "그러다보니 현재 정보화농업인들을 위한 교육 또한 농업 재테크와 소셜을 통한 파급력 극대화시키기와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기 등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제주발전연구원 내에 자리 잡은 `제주6차산업센터`를 찾아 강승진 센터장을 만났다. 강 센터장은 "6차산업은 그야말로 융·복합이다. 가장 큰 취지는 근본인 농업을 가장 튼튼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나라에는 서울에서 파는 걸 전라도나 경상도를 가도 다 살 수 있지만 일본의 경우 `1촌1품주의`라고 해서 그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그야말로 특산품이 많이 있고 이 특산품을 중심으로 지역음식과 지역관광이 자연스럽게 연계돼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전국 최초로 발의된 6차 산업 지원조례가 지난 2일 농업의 6차산업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농촌융복합산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이에 따라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농업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마을공동체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지역의 장점을 살려 이들에게 제주특색이 담긴 선물을 생산가공해 판매하고, 자동차로 10분마다 이어지는 다양한 관광지와 체험을 연계할 수 있다면 좋은 코스가 된다"며 제주의 사례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농민이 6차산업을 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농민의 의지와 철학"이라며 "소규모 그룹의 소작농이 함께 뭉쳐 6차 산업의 거점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에 계속>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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