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개조론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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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론과 나
  • 남해타임즈
  • 승인 2014.07.01 11:53
  • 호수 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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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칼럼니스트
시인
  4·16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개조론이 화두다. 안전하지 못한 나라를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일까? 아니다. 뒤틀리고 비비꼬이고 엇나가고 부정적인 모든 것들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 대상은 무엇일까? 위법, 초법, 탈법하여 만들거나 개조한 물건들일까? 엉성하고 헛바람 새는 제도들일까? 사람부터 바꿔야 한다. 사람만 바꾸면 다 된다. 암만 좋은 물건을 만들고, 좋은 제도를 만들어놔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헛일이다.

 국가 구성요소 중에서 첫 번째가 국민이다. 먼지 앉은 기계는 털면 되고, 녹슨 기계는 닦고 기름 치면 된다. 고장 없는 기계는 사람이 만든다. 제도 또한 같다.

 도로교통법이 복잡한 우리나라는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지만, 서양 선진국에 가보면 신호등도 없는 사거리에서의 교통흐름을 보면 신호등에, 감시 카메라에, 교통순경까지 있는 우리나라보다 더욱 원활한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을 바꿀 필요가 여기에 있다. 내가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고라는 사고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모두 인재이다. 세월호 사고에서 보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 아닌 것이 없다. 가전제품 기계장치에 먼지가 쌓이면 불이 나듯이 잘못이 조금 쌓였을 적에는 당장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지만 한계를 초월하면 터지고 만다. 가전제품 하나가 불이 나기까지 여러 사람의 잘못이 겹쳤다. 원죄는 불량품을 만든 사람에게 있다고 하겠지만, 그것을 몰랐거나 눈감아준 감독직 사람들, 무엇보다도 그러한 물건을 샀거나, 먼지를 털 생각조차 하지 않고 쓰는 소비자 과실도 적지 않다.

 우리는 요즘에 선거를 자주 한다. 불량품인지 아닌지 따져보지도 않고 마구 표를 찍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한 민주시민의식의 부재현상에는 그 중간에 있는 감시, 감독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잘못도 크다. 사정당국, 언론, 사회단체 등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시시비비를 가려서 알려주는 기능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그러니 더더욱 저들끼리 우파니 좌파니, 출신 지역과 학교, 성별과 연령, 종교나 소속단체 등으로 편 가르기를 해놓고 그것이 정치의 본질인 양 설쳐대는데 줄서기를 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개조해야 할 적폐는 수없이 많다. 그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접하는 뉴스에서 더욱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누가 국민을 호도하고 기망하려하는가? 국가개조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이 왜 이렇게도 극도의 피로감에 지쳐야 하는지 묻고 싶다.

 국민이 이렇게 실망한 때에 월드컵 축구라도 승리를 거듭하여 답답한 국민의 속을 뻥 뚫어주기를 기대한다. 세월호 참사의 주범들을 하루속히 잡아주기를 기대한다. 돈 있는 독지가가 나와서 경주 최 부자의 교훈을 실천함으로써 사회에 잔잔한 감동이 번져나게 하는 것도 좋겠다.

 윗물부터 맑혀야 한다. 하지만 일반국민들도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나는 세월호나 유병언 같은 삶을 살지나 않았는지? 나는 먼지가 끼어서 곧 불날지도 모르는 가전제품 같은 사람은 아닌지? 남을 헐뜯고 자신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웠으면서도 제 잘났고, 제 똑똑한 사람은 아닌지? 말없이 가만히 바라만 보는 할머니도 보는 눈은 다 있고, 언젠가 찾아올 재앙이든지, 언젠가 만나게 될 강적이든지, 죽을 때 받아야 할 심판이든지, 나에게 오랫동안 쌓인 먼지는 반드시 나를 쓰러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금이라도 나를 개조해야 한다. 그래야 이웃부터 바로 서고 국가도 개조될 것이다.

 언제까지 쌓았다가 미끄러지고, 쌓은 것보다 더 많이 미끄러지는 삶을 계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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