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문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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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문학인가
  • 남해타임즈
  • 승인 2014.11.11 12:42
  • 호수 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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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접근해서 현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인문학은 생각과 정신의 문제이다. 기업이나 조직경영에서도 매너리즘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서 인문경영이 필요하다. 인간의 사회생활에 있어서 미리 판단하고, 행위하며, 평가하는 행동양식인 규범은 인간사회에 어긋난 행위의 발생을 미리 통제하고 막아낸다. 뿌리로 기능할 것인가, 날개로 표현할 것인가 하는 근저(根底)에는 인문학이 깔려있다.



남해대학 비즈니스사무학과 강사
 인문학은 자연을 다루는 자연과학에 대립되는 영역이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고 있다면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인간의 가치를 탐구하고 사람의 표현활동을 그 대상으로 한다. 즉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접근해서 현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인문학은 인간과의 관계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다. 원인과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거울을 통하여 자기 자신의 내면까지 돌아보게 한다. 안으로 자기 마음을 먼저 살피고 반성하는 성찰과 자각의 힘을 길러주며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진단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처럼 인문학은 생각과 정신의 문제이다.

 나는 누구이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를 지배하고 있는 지식과 가치는 과연 무엇인지? 내가 진정 내 자신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기존부터 익숙하고 당연하게 이미 정해져 있는 것과 결별해야 할 것들이 없는 것인지? 가까이에서 보면 보이지도 않고 이해할 수 없는 것까지 멀리서 통찰의 혜안으로 다가서면 제대로 보이고 이해가 된다.

 이렇듯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과 수단 속에서 현명한 지혜로움을 안겨줄 수 있도록 끈임 없이 사유하는 것이 인문학의 힘이다. 어디 그 뿐인가. 기업이나 조직경영에서도 인문경영이 꼭 필요하다.

 과거와 다르게 변화의 규모도 클 뿐더러 속도 역시 매우 빨라서 경쟁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창조적인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어제의 틀에 갇힌 패러다임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인문학과 경영학의 통섭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논어, 맹자 등 고전에서부터 현대 문학과 철학 까지 인문학 전 분야에 기업 CEO들의 시간 투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이나 조직 내부에도 각기 다른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면서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질적인 분야가 상호 교류하고 융합하여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질적인 부서 간에 협업하거나 통합하여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메디치효과를 도모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이러한 필요성을 뒷받침 하고 있다.

 인문학은 개인에서 조직, 단체까지 장기적인 비전과 공생의 윤리 속에서 새로운 싹을 튀워 낸다. 그래서 인문학은 매너리즘을 극복하게 만들어 준다.

 우리는 남으로 인해 생긴 사소한 것 하나에도 큰 상처를 받으면서 정작 나 자신으로 인해 생길만한 의식이나 관념의 치료는 거부한 채 자신에겐 무한히도 관용스럽다. 정작 자기감정에 대하여 성찰하고 사유(思惟)하는 과정을 통해 내면의 흉터를 도려내는 치유가 필요한데도 말이다.

 늘 앞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는 인생을 되돌아 볼 때만 이해할 수 있고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야 설명이 가능하다. 법은 어떤 행위가 있고 난 다음에 사후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규범력으로 인간사회에 어긋난 행위를 미리 통제하고 막아내어야 한다. 규범력은 인문학적 소양과 철학적 통찰에서 나온다. 뿌리로 기능할 것인가, 날개로 표현할 것인가 하는 근저(根底)에는 인문학이 깔려있다.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좋은 토양이 필요하듯 우리 인간이 아름답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도리를 지켜내는 자양분이 필요하다. 이처럼 인간이 그리는 무늬, 사람다움의 무늬가 인문학이다. 이제 인문학이 설 자리에 길을 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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