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농 통해 연대·순환·공생을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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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농 통해 연대·순환·공생을 실천한다
  • 이충열 기자
  • 승인 2015.02.03 15:30
  • 호수 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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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협동, 순환-공생의 원리로 농어업·지역사회 재구조화 필요
생산협업과 유통·소비 협업의 조직화로 사람-자연이 순환하는 경제체계 구축해야

글 싣는 순서

1. 농업,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영세가족농`에서 `기업농·대농`으로, 다시 `가족 협업농`으로! 
2. 협업농 : 충남의 젊은협업농장·경북 예천 지보면·경북 상주 봉강공동체 경우 
3. 남해지역 농업 조직방식의 개편 모색 

최근 한·중 FTA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한국 경제는 명실공이 글로벌 경제체제에 편입된 반면 각 지역 농어업과 중소기업들은 왜소화·주변화 되고 있어 많은 문제점들을 노정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정부주도로 추진된 농업경쟁력 향상 방향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대안에 대한 논의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안농정은 지금까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달려왔던 세계화 전략이 농어업과 중소기업의 쇠락, 실업인구 증가, 지역경제와 지역산업의 쇠퇴, 도·농 격차 심화, 환경파괴 등 심각한 부작용과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인식 하에 협동과 순환·공생의 원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경제 중심`의 사회 재구조화 움직임 강렬해지고 있다.
 또한 `대안농정`은 "한국농업은 없다. 오로지 지역농업만이 있다"는 기치 아래 농업인·지역민의 자발적 참여와 지역내 발전전략 수립을 원칙으로 정부의 역할을 ▲농어업의 불확실성 감축 관리 ▲농축산물의 안정성 관리 및 소통시스템 확립 ▲친환경농업에 대한 방향 재정립 등으로 한정짓고 지역농어업을 ▲친환경적 조직화·규모화 ▲농촌 생산·문화의 복합생활공간화와 유통전문화 등으로 기능하도록 재구조화한다.
 또한 대안농정에서 지역농업계획은 지역민들의 편익을 위해, 지역민들에 의한, 지역민들의 생활·생산 공동체를 구축하고자 하며 이런 방향에 맞춰 생산과 가공·유통의 협업화와 함께 도·농교류 등 소비의 조직화도 도출해 내고자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샘물처럼 솟아나 개울을 만들고 강이 되어 흐르고 있고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충남 홍성군의 `젊은협업농장`은 대안농정의 큰 강줄기 중의 하나다.
 `젊은협업농장`은 홍성군 풀무학교 교사였던 정민철 씨와 조대성 씨가 의기투합해 장곡면 도산리에 비닐하우스 1동을 빌려 `세 남자가 사랑한 쌈채소`라는 농장으로 출발해 협동조합기본법이 생기면서 법인화 된 생산협업 공동체다.
 출범 당시 3명이던 조합원은 현재 32명으로 1동으로 시작했던 하우스도 8동으로 늘었다. 실제 쌈채재배에 종사하는 농군은 8명의 젊은 귀농자들로서 도시에선 사진작가, 작곡가, 변호사, 디자이너, 시민단체로 활동했었지만 지금은 귀농과 농촌공동체의 삶을 같이 꿈꾸는 동지로 함께 하고 있다.
 젊은협업농장은 공동 출자, 공동 분배를 원칙으로 하며 생산하는 쌈채소 80%가량은 홍성지역의 생산지생협으로 납품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직거래로 서울 등지 식당과 직판장으로 나간다. 이곳 쌈채는 `쌈아름`이란 브랜드로 지역 농산물과 쌈채를 같이 넣어 매주 가정에 배달하는 꾸러미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같이 일하고 수입을 나누는 원칙도 세웠다. `세 남자`는 사업 첫해인 지난해 수입을 가져가지 못했다. 변변찮은 금액이었지만, 모두 재투자 재원으로 모으기로 했다. 사업 규모가 커진 올해부터는 세 사람을 포함해 1년 이상 `인턴 농부` 과정을 거친 이들이면 누구나 똑같이(1/n) 수익금을 분배한다. 농장에서 종일 일하는 이들에게는 귀농지원금 등을 활용해 약간의 수당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젊은협업농장`은 청년들이 농촌의 삶을 경험하고 농업을 배워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 역할도 한다. 농부가 되려고 이 농장을 찾는 젊은이들은 견습기간을 거친 후 1년 정도의 인턴과정을 통해 농업을 배운다. 농사짓는 법을 보고 배우는 동시에 농산물 포장과 납품을 체험하며 동네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농부로서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경험을 하고 있다.
 농업의 생산협업화와 관련해 정민철 이사는 "구체적인 방법들은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농촌은 돈 버는 곳`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지역사회 즉 농촌을 즐겁고 쾌적한 곳, 사람 살 만한 곳으로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예천군 지보면은 농업을 재건하는 큰 흐름의 한 가운데에 있다.
 지보면의 경우는 힘겹게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가족농들에게 현실적인 희망의 근거이고 우리식 농업협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지보면의 농민회원들은 지역농업 경영협업 방향을 지역 주민들의 현실적인 이해와 요구에서 찾았다. 대부분의 농가의 고민거리인 채무와 비용을 줄이고 소득과 고용을 늘린다는 간단한 원칙에서 출발했다.
 당시 평균 약 7500만원씩이는 농기계 빚을 줄이기 위해 농기계 공동이용 협업을 시작했다. 먼저 기계구입과 기계 보유수를 대폭 줄였다. 논갈이, 써레질, 논둑 만들기, 모판 뜯기, 모판 나르기, 모내기, 모판 정리하기 등 복잡한 작업공정과 노동력 배치를 절묘하게 분업하고 종합하는 협업의 능력도 쌓였다.
 지보에서는 노인분들도 부지런히 일하신다. 노인들은 나락 농사를 짓고 꼴을 베고 물꼬를 살피며 이런 과정을 통해 노인분들은 옛집을 지키고 환경과 지역, 유적과 전통문화와 풍속을 보존한다. 이를 통해 환경농업과 지속가능한 순환재생산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한 지보면농민회 참우 작목반은 노인들을 돕는 나락농사 위탁영농, 일명 효도농사 협업을 농기계 공동이용 사업으로 실천했다. 농기계를 공동으로 이용하니 가동률이 높아지고 유지운영비와 감가상각비는 줄었다. 
 예천농민회 이남국 사무국장은 "경쟁이 아니라, 협동으로 희망을 만든다. 생활에서 한 울타리에 묶이니 자연스레 공동체가 형성된다"고 협업의 장점을 강조했다.
 또한 지보면의 `참우작목반`의 협업사례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소를 한 우사에 모아 같이 키우는 공동우사 협업부터 시작한 것이다. `참우작목반`은 회원 10여명이 공동출자해 총 5백두 사육규모의 우사 2채를 짓고 사용료를 받아 적립했다. 출자금 중 융자금은 사용료와 퇴비 판매이익금으로 해마다 갚았고 송아지 구입비를 제외한 경영비 대부분을 사료비 절감에 투여했다. 
 예천농민회 안상훈 회장은 "한·중FTA 등 대외개방으로 전국의 농축산인들이 다같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투쟁과 함께 지역차원에서는 협업화를 통해 살 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스럽게 농민들이 한마음 한 뜻을 모아 주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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