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한우식당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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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한우식당 `대박`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5.02.03 15:33
  • 호수 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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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활기찬 남해, 협동조합에서 찾아보자2  협동조합 협장을 가다1 -완주한우협동조합 `고산미소`

1회 : 전문가에게 길을 묻다- 정원각 아이콥 대표
3회 : 협동조합 현장을 가다2 -  비영리생활협동조합 `아이사랑 생명학교`
4회 : 협동조합현장을 가다3 -  원주로컬푸드카페협동조합 `한그릇`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전국적으로 4000여개에 달하는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처럼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조합원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하고 그 이윤의 일부를 배당하는 새로운 형식의 패러다임이 경제민주화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의 협동조합 설립도 유의미하다. 특히 남해와 같은 농어촌지역에서 5명이 이상의 농어민이나 주부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한다면 그 성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지는 전국적으로 부는 협동조합 바람과 남해의 움직임을 알아보고 협동조합이 활성화되거나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지역과 현장을 살펴본 후 남해에 어떤 협동조합이 가능할지 검토해 보는 한편, 이러한 것들이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과제가 있는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출자금 200만원은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 부담이 조합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왜냐하면 출자금이 아까워서라도 조합이 성공해야 했고 모두가 제일처럼 노력하고 뛰었기 때문이다"라고 성공 비결을 이야기하는 박일진 완주한우협동조합 총무이사


`고산미소`는 축산생산농가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인 완주한우협동조합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다. 이 식당은 하루 3마리에서 많게는 5마리의 소를 판매한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식당 운영 경험도 없는 축산농가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대박이 난 것은 유통비를 없애 기존 식당보다 싼 가격에 한우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 가격이 많게는 시중가의 절반가에 이르는 것에서부터 최소 30% 이상은 저렴하게 한우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대박 난 식당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바로 축산 농가들의 수익으로 돌아간다. 수익의 배분은 우선 소값을 전국에서 가정 높은 음성공판장 시세로 쳐주고 여기에 한 마리당 출하 정려금을 60만원씩 얹어 준다. 고산미소는 소비자에게는 값싼 한우를 축산농가에는 소값을 제대로 받게하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윈윈하게 하는 곳이다.
 
축산농가들이 식당을 한 이유

 소 만 키우던 축산농가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직접 식당을 운영하게 된 것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시작 됐다.

 완주한우협동조합 박일진 총무이사는 "2011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소값이 회복되지 않아 망하는 축산농가가 속출했다. 그런데 아무리 소값이 떨어져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게 소고기를 사 먹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직접 판매해 보기로 결의를 해 시작된 것"이라고 완주한우협동조합이 시작된 배경을 설명했다.

 완주한우협동조합은 한우협회 완주군지부를 중심으로 고민을 시작해 2012 11월 창립총회를 열었다. 처음엔 경험이 없어 걱정도 많이 했으나 한우협회 완주군지부를 중심으로 사료공동구매 등의 경험이 있어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판매사업을 할 수도 있었는데 이들이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게 된 것은 대해 박 이사는 "개인이익을 챙겨가는 조직이 아닌 공공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개인 이익 채워주는 것은 안 된다 해서 협동조합 틀로 가자고 합의 했다. 공공성에 강한 협동조합은 시스템적으로 개인이 좌지우지 못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야하는 길은 협동조합이다"라며 한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한다.

 2012년 창립총회를 하면서 틀은 갖췄는데 기존 한우협회 회원 중 절반 정도만 가입했다고 한다. 처음 가입률이 저조했던 것은 조합원들에게 책임감을 갖게 하고 공공성을 강조하기 의해 출자금을 1구좌 200만원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00만원이라는 돈이 축산농가에는 아주 큰돈이라 협동조합이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참여가 저조했던 것.
 
출자금 200만원

▲ 고산미소의 1층은 한우판매장이다. 이곳에서 고기를 사 2층 식당으로 올라가 1인당 3000원을 내면 상차림을 받을 수 있다. 이 상차림에는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기본세팅은 물론 간, 천엽과 함께 선지국을 내놓는다.
 이처럼 부담되는 금액을 출자금으로 결정한 것은 조합원들에게 조합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기돈 안 아까운 사람 없기 때문에 출자금이 아까워서라도 조합의 일에 헌신할 것이고 제일처럼 조합 일에 발 벗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처음 조합에 가입한 60명의 조합원들은 협동조합의 성공을 위해 제일처럼 뛰었다. 조합원들이 가입돼 있는 모든 단체의 모임을 조합이 운영하는 `고산미소`에서 갖는 것은 당연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까지 이곳을 이용하라고 홍보하는 홍보대사가 되었던 것이다. 현재의 성공은 이러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인의식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높은 출자금이 오늘의 성공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 것이다.

 이 같은 성공은 축산농가에 직접적인 혜택으로 돌아간다. 조합을 통해 소를 출하하게 되면 최소 100만원 이상 농가의 혜택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소 값에 출하장려금까지 주기 때문이다. 조합원에 대한 혜택은 소 값으로 돌려주지 배당은 없다고 한다. 이것은 출자를 많이 한 사람이나 적게 한 사람이나 혜택을 똑같이 나눠가지는 것이다. 조합을 시작할 때의 목표인 소 값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지 배당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합의 미래

 완주한우협동조합의 고민은 `고산미소`가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한계가 있어 조합원이 생산하는 모든 소를 여기서 소화하지 못하는데 있다. 현재 조합원들이 1년에 출하하는 소는 2500두 정도이나 조합이 소화하는 물량은 절반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조합원 사업을 수도권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산미소가 수도권으로 진출해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한다.

 또 남해에도 스스로 자기의 문제를 해결할 협동조합이 하루빨리 설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사업 보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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