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군정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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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군정을 바란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5.02.04 15:01
  • 호수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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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이 현재 유배문학관 부지 내에 짓기로 돼 있던 작은 영화관 건립 계획을 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 리모델링 안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신청서를 경남도에 제출했다. 군은 오늘 쯤 경남도로부터 사업계획 변경안에 대한 승인이 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지난 금요일 서둘러 본지에 그런 행정절차를 밟고 있음을 알려왔다.
 
 군 담당부서 공무원들은 본지가 이번 주에도 영화관 문제에 대해 취재에 들어가자 "귀찮게 왜 자꾸 이러느냐?"는 식으로 버티다가 아니다 싶었는지 그 다음날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만들어 본사를 찾아왔었다.

 군의 보도자료를 세세히 뜯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을 작은 영화관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군의 생각만을 일방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 문제를 대하는 남해군정의 자세는 `불통` 그 자체다. 그렇게 결정했으니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마음자세가 불통의 자세로 돌아서는 순간 자치는 죽고 만다. 그것이야말로 자치발전의 가장 큰 적이다. 공무원들이 불통의 마음자세를 가지는 근원은 어디인가? 두말 하지 않아도 인사권을 쥔 군수이며 상급자의 처세다. 공무원들이 군민 다수의 여론에 귀를 닫고 인사권자의 눈치만 살피는 용기 없는 조직이 된다면 남해군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행정 본연의 절차에 따르더라도 기존에 결정된 정책을 변경하려면 최소한 군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군민을 대변하는 군의회의 박삼준 의원은 5분 발언이라는 공식 절차를 통해 작은 영화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해서라도 좀 더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본지의 논지 또한 본지 독자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었다. 의회를 무시하고 여론을 무시하는 독단도 유분수다. 공청회가 안 되면 여론조사라도 해봐야 할 일이 아닌가.

 오직 이윤만을 위한 조직인 주식회사 논리를 군정에 적용하다보니 작은 영화관 같은 문화복지미래사업들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다.
 작은 영화관 예산으로 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 소방시설업그레이드 효과까지 누리겠다는 발상 외에는 더 설명할 것도 없는 박 군수와 문화관광과 담당자들의 마인드가 확연해진 이 시점에선 더더욱 우리는 절실한 마음으로 군민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가난하다고 해서, 흙손, 부르튼 발이라고 해서 제대로 된 영화관도, 제대로 된 공연장도 필요치 않다는 말인가.

 현 문화체육센터야말로 문화도 죽이고 체육도 죽이는 실패의 전형이었다. 문화와 체육을 기계적으로 섞어놓은 근본적 한계 때문이다. 우리의 경험과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소공연장을 리모델링한 작은 영화관 발상은 그런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이 뻔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군수가 불통의 자세를 소통의 자세로 돌려세우는 순간 제대로 된 작은 영화관의 본래모습을 보게 될 것임을 믿는다. 작은 영화관이 누구를 위한 시설인지 가슴 깊이 한 번만 더 생각해주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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