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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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
  • 여대거
  • 승인 2015.02.10 18:05
  • 호수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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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대거 65·남해읍
평생을 같이할 망태에 담겨 와서
세월 따라 빛 바랜 망태
무얼 그리 담았을꼬!
잘 먹고 잘살자 탐욕도 담아놓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눈꼽만큼도 없이
자기주장 본인생각 아집도 담아놓고
명예라는 허울 뒤에 벼슬감투 담아놓고
자손만대 부귀영화 누릴 재물 담아놓고
아등바등 보낸 세월 아쉬워 뒤돌아보니
빗물에 씻겨가고
바람에 흩날려가고
차곡 차곡 담았건만 남은 것은 빈 망태
허망한 빈 망태에 떡지 떡지 붙은 업
천겁 만겁 무거운 업, 눈꺼풀에 내릴 적에
말없이 하직하고 모든 인생 갈 적엔
삼베수의 단벌옷에
북망산천 바람 담을
망태 망태 빈 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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