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씨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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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씨되어
  • 문성옥
  • 승인 2015.02.10 18:11
  • 호수 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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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욱 시인
※ 형평운동의 정신을 문학에 담아가고 있는 진주작가들이 문학과 형평 11호를 출판하고 지난 14일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책은 진주작가회의 자체기금과 진주시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제작되었는데 남해군민인 김일남 시인과 문성욱 시인의 작품도 수록되어 눈길을 끌었다.이 중 문성욱 시인의 시 `다시 불씨되어`를 소개해본다.

산불감시요원이 되어
대국산성 초소에 갔다.

한 손에는 무전기를 들고
가슴으로 그려가는 불메골 숲과
마주앉은 대방산은 말이 없었다.

심안의 풍경
갯바위에
출렁이는 강진바다

대국산성 쌓았던 형제들의 전설은
연지*에 머물고
성을 복원하는 일로 자취 감추어버린
바위에 붙어있던 굴 껍질들

시간의 흔적은
바위틈 사이
이끼 다시 자란다.

계약기간은 끝나고
산불은
없었다.

어두운 밤 우물가에 불 밝히시던
간절한 어머니의 소망
불꽃
꺼져가는 시간.

다시 불씨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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