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감시요원이 되어
대국산성 초소에 갔다.
한 손에는 무전기를 들고
가슴으로 그려가는 불메골 숲과
마주앉은 대방산은 말이 없었다.
심안의 풍경
갯바위에
출렁이는 강진바다
대국산성 쌓았던 형제들의 전설은
연지*에 머물고
성을 복원하는 일로 자취 감추어버린
바위에 붙어있던 굴 껍질들
시간의 흔적은
바위틈 사이
이끼 다시 자란다.
계약기간은 끝나고
산불은
없었다.
어두운 밤 우물가에 불 밝히시던
간절한 어머니의 소망
불꽃
꺼져가는 시간.
다시 불씨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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