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음악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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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음악회를 다녀와서
  • 김동규
  • 승인 2015.02.10 18:15
  • 호수 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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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규 보물섬남해포럼 공동대표
 지난 18일과 19일 밤, 남해실내체육관과 남해문화체육센터 공연장에서는 서로 다른 음악회가 열였다. 하나는 남해군청이 주최하고 서경방송이 주관한 대중가요를 중심한 외부의 초청가수들이 공연한 `송년음악회`였고 하나는 남해군 문화원의 주관아래 남해군민들로 이루어진 군민합창단의 `2014년 정기연주회`였다.

 송년음악회가 시끌벅적한 재래시장이었다면 정기연주회는 조용하고 단아한 마트와 같은 분위기였다. 그리고 하나는 상당한 경비를 치른 동네잔치였다면 하나는 단출한 생일파티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 따라서 레퍼토리도 매우 달랐다.

 그러나 나에게는 동네잔치보다는 생일파티가 더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정기연주회는, 군내의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로부터 `6학년 5반`(65세)이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주부들 그리고 남녀혼성 합창단에 이르기까지의 낯익은 단원들이 갈고 닦은 노래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네잔치도 재래시장도 필요하다. 특히 연로한 군민들이 많은 남해군으로서는 신나는 대중가요로 잠시나마 고달픈 일상에서 벗어나 함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적잖은 경비가 문제라고 본다.

 이에 비하여 `보물섬 남해군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는 후원이 빈약하여 조촐한 모임으로 만족해야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송년음악회에 투입하는 경비의 일부라도 군민들이 스스로 노력하는 정기연주회를 지원하든지 두 개를 모아 합동으로 공연하는 형식을 취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런데 문화체육센터에서 개최된 대중음악 공연장에서는 외지에서 온 유명가수들의 공연에 열광하면서도 누구하나 장미꽃 한 송이도 전달하는 사람이 없이 손만 내밀어 잡으려고 했지만 문화체육센터에서의 정기연주회에서는 출연자들에게 많은 꽃다발이 전해졌다. 외지에서 온 가수들이 마음속으로 남해군민들의 문화수준을 어떻게 평가했을지 조금 민망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전국의 각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남해출신 유명학자들로 구성된 <보물섬남해포럼>의 회원들이 많이 있음에도 활용하라고 권유함에도 불구하고 군청에서 주관하는 각종 강연회에 비싼 강연료를 지불하면서 외부 인사를 초청하는 것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다 같은 강사라도 남해고향의 인사가 애정을 가지고 강연하는 것과 그저 강사료 때문에 강의하는 것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 영역에는 고급순수예술과 일반대중예술로 구분되어 있다. 앞으로는 남해에도 고급예술로 군민들의 의식수준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수준 낮은 대중예술에만 머문다면 남해의 격조 높은 문화 환경조성은 요원할 것이다.

 새로 출범한 박영일 군수가 남해군이 관광문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군정목표로 삼는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문화정책과 함께 군내 예술계의 자생단체를 중심으로 예산을 대폭 지원하여 여타 시군의 부러움을 사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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