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소리 없는 죽음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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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소리 없는 죽음의 공포
  • 남해타임즈
  • 승인 2015.04.14 13:19
  • 호수 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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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
 해마다 봄철이면 중국대륙으로부터 한반도에 불어오는 황사(미세먼지)는 특히 어린이들과 노약자들에게는 죽음을 앞당기는 눈에 안 보이는 무서운 불청객이다.

 옛날에는 이러한 황사는 농사가 잘되는 것으로 반가운 손님이었으나 그동안 중국의 급작스런 공업의 발달로 공장에서 발생한 각종의 오염물질이 황사와 함께 실려 오면서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독성으로 변하고 말았다.

 중국의 북경시민들은 극심한 황사로 대낮에도 자동차의 전조등을 켜고 다녀야 하고 시민들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할 정도이다. 부자나라 중국으로서도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천재지변이 되고 말았다. 원래 자연의 혜택이었던 것이 인간들에 의하여 저주로 바뀐 하나의 사례이다. 이제 이러한 저주는 한반도에까지 침범하고 있어 기상청에서는 일기예보와 함께 매일 미세먼지 농도에 관한 주의보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러한 미세먼지는 우리의 코나 기관지에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속의 폐로 들어가서 각종의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게 된다는 점이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 서울사무소가 미국 하버드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초미세먼지를 유발시키는 황사와 함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뿜어내는 미세먼지로 년간 1600여명이 조기사망하고 있다고 하면서 정부의 계획대로 2021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한다면 조기 사망자가 년간 최대 2800명까지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놀라운 예측을 내 놓고 있다. 실제로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서 이것은 폐암뿐만 아니라 뇌졸중의 원인도 된다는 보고이다.

 `보물섬 남해`라는 말도 아름다운 청정해역과 신선한 공기 그리고 자연의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불어오는 오염된 황사인 미세먼지는 우리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할지라도 남해군내에 화력발전소를 유치하겠다는 것은 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 물론 재래식 석탄화력이 아닌 신재생에너지 공법의 발전방식의 환경친화적인 것이라고 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미세먼지 발생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남해군이 이러한 화력발전소 유치로 인구증대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군재정의 보탬이라는 가시적이고 단기적인 이익으로 얻는 것이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오염된 공기에 의한 쾌적한 환경의 상실로 눈에 안 보이는 죽음의 유산을 우리들 자손들에게 남겨주게 될 것이다.

 흔히 말하는 `웰빙`이라는 행복한 삶의 질에 대한 문제도 부(富)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되기 보다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신선한 공기, 맑은 물, 오염되지 않은 토양과 같은 자연환경적인 조건에 따라 결정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건강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어리석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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