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지역정서 존중, 주민들도 귀농인 정착 돕는 조력자 돼야
상태바
귀농인 지역정서 존중, 주민들도 귀농인 정착 돕는 조력자 돼야
  • 남해타임즈
  • 승인 2015.05.06 15:36
  • 호수 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락호락(好樂好樂)한 남해사랑방 - 귀농인이 하고 싶은 말

귀농·귀촌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어려움을 겪어도 하소연할 때가 없으며 어려움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고향으로 오는 경우도 나은 편이지만 연고는 없는 분들은 여기서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귀농귀촌인들도 지역주민들과 융화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지역주민들도 귀농귀촌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본지의 다섯번째 `호락호락(好樂好樂)한 남해사랑방`이 `귀농인이 하고 싶은 말, 귀농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란 주제로 지난 29일 본사 사랑방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창선 당저로 귀촌한 박미경 씨와 읍 외금마을에서 `하늘농원`을 일구고 있는 한병철 씨, 이동 금석마을로 귀촌한 정애진 씨, 박정달 남해마늘연구소장, 문동원 강소농 농업인동아리회장, 이동 원천마을에 살며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상우 씨, 천명조 남해군귀농귀촌지원센터 사무국장, 김조숙 본지 시민기자, 이정원 발행인, 김광석 전문기자가 참석했으며 진행은 사랑방지기인 한중봉 시민기자가 맡았다.

 참석자들은 사랑방을 통해 귀농·귀촌인이 남해에 살게 되면서 느낀 점과 귀농·귀촌이 활성화되기 위한 과제 등을 내용으로 2시간 40분가량 열띤 이야기마당을 펼쳤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편집자 주>


▲ 본지가 지난 29일 `귀농인이 하고 싶은 말, 귀농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란 주제로 호락호락(好樂好樂)한 남해사랑방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12명의 귀농인, 농업정책 관계자, 본지 기자 등이 참석해 2시간 40분에 걸쳐 이야기마당을 펼쳤다.
 한중봉 = 바쁜 농번기에 시간을 내어주신 참석자들에게 감사드린다. 먼저 오랫동안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지내신 박정달 현남해마늘연구소 소장께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한 귀농·귀촌에 대한 이야기가 요청드린다.
 
 박정달 = 30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대부분 남해에서 했기 때문에 남해 농업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먼저 개념적으로 농사를 짓는 귀농과 농촌에 살려고 온 귀촌은 구분돼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거주지를 농촌으로 옮기는 의미의 귀촌은 권하고 싶으나 직업을 농업으로 바꾸는 귀농은 상당한 고민과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아시다시피 우리 농업과 농촌은 현재 상당히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 농업의 기반인 경종농업의 소득은 겨우 생산비 수준이고 축산과 원예 분야도 시장이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농사가 잘되면 가격이 떨어지는 `풍작의 반경제`도 우리 농업의 무거운 현실이다. 귀농을 하든 귀촌을 하든 이미 그 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반기는 것은 아니다. 어느 곳에 가든 방관자와 추종자, 개척자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람도 있다.

 귀농·귀촌에 성공하려면 끼·깡·꿈·끈·꾀·꼴·꾼 7개중에서 5가지는 80점 이상 나와야 한다.
 
 문동원 = 농업기술센터의 농업인 블로거 교육을 통해 많은 농업인들을 알게 됐다. 현재는 이분들과 함께 선진지 견학도 하고 꾸러미 사업 등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중이다. 주변에서 미리 많은 준비를 통해 큰 어려움없이 귀농에 성공하는 분도 만났고 실패를 딛고 정착중인 분도 만났다. 한 귀농인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병철 = 2008년도에 지인과의 인연으로 남해에 오게 됐다. 처음에는 남해에서 주로 심는 작물로 농사를 지었다가 실패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했으나 구기자를 알게 돼 재배하게 됐고 판로를 개척하며 안정적으로 정착중이다.

 도시의 친구들은 은퇴 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은 여행 등으로 노후를 즐기나 그러하지  못한 친구들은 궁색한 노후를 보낸다. 아직도 귀농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이 있다는 것이 너무 고맙고 축복이라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남해로 귀농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준비없이 귀농해 처음에는 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지금은 구기자를 통해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며 정착단계에 와 있다. 앞으로 구기자를 관상수로 판매해 볼 구상도 가지고 있다. 혼자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드리며 하루 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정애진 = 귀촌을 생각하다 남해가 좋아서 4년전 이동으로 귀촌했다. 현재는 동네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중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하는 일 등 귀농·귀촌인 해야 할 일이 있다.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박미경 = 귀농한 뒤 창선에서 고사리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는 비가 유난히 잦아 고사리 건조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얼마 전 관광객 중 한 분이 전화로 고사리 구입문의를 해 와 상당량을 판 적이 있다. 이 분이 또 다른 분을 소개해 줘 아주 큰 도움이 됐다. 귀농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보람도 크다.
 
 천명조 = 남해가 농사로 성공하기 좋은 조건이 아니다. 3년차 까지는 돈도 안된다. 예비귀농인들이 남해군귀농귀촌지원센터를 찾아 작물에 대해 묻곤 하는데, 와서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지역주민들과 융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귀농·귀농인들이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며 다시 도시로 가는 이유 중 하나도 지역주민들과의 갈등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과 융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김조숙 = 융화를 귀농인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편파적이다. 저는 시민기자로 많은 귀농인을 만났다. 그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어려움을 겪어도 하소연할 때가 없으며 어려움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박미경 대표처럼 고향으로 오는 경우는 그나마 낫지만 연고가 없는 분은 여기서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귀농귀촌인들도 지역주민들과 융화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지역주민들도 귀농귀촌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한중봉 = 귀농인은 개인적인 삶을 살려오는 것이지만 지역주민입장에서는 우리 마을, 공동체에 새로운 누군가가 오는 것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입장과 기준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