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으로 주아마늘마저 병해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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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으로 주아마늘마저 병해에 속수무책
  • 이충열 기자
  • 승인 2015.05.12 10:46
  • 호수 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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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주아종구갱신 20년 지나도 나아지는 게 없다" 한숨

 최근 연이은 쏟아진 비와 많은 강우량, 높은 기온, 일조시간 부족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마늘생장상태가 불안정한 가운데 군이 농협을 통해 보급·관리한 주아마늘마저도 일반마늘보다 부진한 생육을 나타내는 곳도 있어 농가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특히 주아마늘 재배농가에서도 내병성 등 저항성과 생장력이 강하다고 믿고 심었던 농가의 기대를 무참히 꺾어 버리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어 차후 종구갱신사업 등과 연계해서도 철저한 점검과 원인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마늘 우량종구 증식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군이 남해농협, 동남해농협, 새남해농협 등 3개 농협 관할 내 5개읍면 5개마을 67농가를 대상으로 주아마늘종구를 보급해 연차적으로 갱신하고 있지만 최근 이상기온으로 고현 오곡마을 등 주아마늘재배단지의 주아마늘이 무름병 등 습해와 순간 고온 등으로 물러빠지거나 잎이 새까맣게 타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그나마 마늘농사를 잘 짓는 다고 알려진 오곡마을의 한 농민은 "주아마늘 상태가 일반마늘보다 못한 것 같다"며 바로 옆 논에 심은 일반마늘상태와 견주어 검게 변한 주아마늘밭을 가리켰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밭과 논을 가리지 않고 주아마늘의 생장상태가 일반마늘에 비해 못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또한 주아마늘을 심은 논에 종대를 꺾으러 나온 한 아주머니는 마늘구가 형성되지 않고 물러빠진 마늘대를 논가로 치우면서 "이 집이 그래도 주아마늘농사 잘 짓는 집인데 이번엔 아주 못쓰게 됐다"고 혀를 찼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올해 상태가 안 좋은 주아마늘종구를 또 내년에 다른 마을에 보급할텐데 그것도 걱정"이라며 "주아마늘의 부족한 점과 보완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설천면 일대 일부 주아마늘종구를 심은 농가에서는 병증이 심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이곳의 일부 농민은 "이번 피해는 많은 강우량 뿐만 아니라 토질,  배수,  멀칭상태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며 "지난해에 심었던 자가 주아마늘종구를 심은 곳은 그나마 나은 것을 보니 종구의 토양적응문제도 있고 물빠짐 관리 등이 중요한 것 같다. 멀칭 비닐도 투명색 보다는 청색이나 흑색 등 유색이 온도관리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나름의 진단을 내놨다.

 주아마늘종구의 무름병 등 병해의 확산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잦은 강우와 다습고온의 일기 등 압도적인 기상악화에 일부 주아마늘도 피해를 입은 것 같다"며 무름병 걸린 마늘을 솎아내고 통풍, 배수로 정비, 세균감염 예방과 부족한 영양공급을 위한 살균제 살포·엽면시비 등 일반적인 처방을 내 놓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주아마늘종구가 일반마늘과 다를 바 없다면 왜 굳이 주아씨마늘 단지를 조성해야 하는지 의아해 하는 주민들의 지적도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한 주민은 "주아마늘이 일반마늘과 뭔가 달라도 다르니까 군에서 장려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한 마늘생산농가 일각에서는 "남해군이 주아마늘 좋다고 종구확산과 보완노력을 해 온 지 20여년이다. 그런데도 달라진 게 없고 더 나빠지고 있다"며 "인근 하동의 딸기농사는 10년 전에 비해 소득이 2배 이상 늘었는데 우리 남해마늘은 주아종구생산에서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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