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꽃
어린 소녀의 볼에 눈물꽃이 피었습니다.
하늘을 울리는 포탄 소리도,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수류탄 조각도,
소녀의 눈물꽃을 지게 하진 못했습니다.
소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고
포탄 소리도 수류탄 조각도
보이지는 않지만
소녀의 눈물꽃은 하지 못한 말을 품은 채
아직도 응어리 되어 피어 있습니다.
소녀의 눈물꽃이 시들었습니다.
활짝 열린 하늘에게
어서 오라고, 어서 오라고
그리움의 조각 고통의 파편
그 모든 것 끌어안으며
우리 할매의 눈물꽃은 하얀
눈길 위에 말라갑니다.
※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의 본교특강을 들은 후 작성한 작품으로,
지난해(2014년) 남해해성고등학교 신문
`느티나무` 1면 표지에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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