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인사를 대하는 지역언론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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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인사를 대하는 지역언론의 사명
  • 남해타임즈
  • 승인 2015.09.01 15:23
  • 호수 4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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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주에 이번 남해군 하반기 정기인사 때 사무관직을 놓고 돈이 오갔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상왕군수라고 칭해지는 군수 측근인사가 이번 인사를 앞두고 승진후보 대상자들을 찾아다니며 승진을 미끼로 돈을 받아 챙겼다는 것이 지난주에 본지가 보도한 내용의 요지다.

본지는 군수 측근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지인에게 실토한 공무원의 지인으로부터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수했다. 그가 실토한 내용을 표현 그대로 밝히자면 너무 리얼해서 차마 그대로를 옮길 수 없었을 정도다.

본지가 해당공무원을 만나 사실을 확인하고 난 뒤 곧장 이 공무원은 지인에게 전화를 해 "나는 자네한테만 그런 사실을 말했는데 어떻게 기자에게까지 전해졌느냐. 자네가 퍼트린 것 아니냐"는 확인전화를 했다는 사실도 전해 듣고 있다. 또한 이번 사무관 승진대상자들 중에 누구는 얼마, 누구는 얼마라는 식의 소문들이 저잣거리에 나돌아 다닌다는 사실은 공무원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물꼬가 터지니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 때만 아니라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 때도 누가 얼마를 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고 전해오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소문들의 진원지는 돈을 요구받은 공무원들 자신이며, 이번 인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사회 내부라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본지의 보도에 대해 남해군은 사흘만인 지난달 28일 본지를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을 했다고 남해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한다. 본지는 남해군의 고발을 환영한다. 본지가 이미 이 기사에서 의지를 밝혔듯이 어차피 법정에 서야 할 일이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규명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본지는 남해군의 고발행위에  혹여 그런 일이 있었는지 진지하게 공직사회 내부를 먼저 점검해보는 과정이 생략됐다는 사실을 지적해두고 싶다. 진실이 규명될 경우 그때는 어떤 변명을 할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돈으로 직책을 사는 나쁜 유혹을 뿌리치지도 못하고 누가 얼마를 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과감하게 고발해내지 못하는 공무원사회,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승진의 자리는 늘 돈이, 군수의 인맥이 차지해버리는 현실을 들여다보면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에 본지가 보도한 내용처럼 남해공직사회에 여전히 돈이 먹히는 한 실력 있는, 정말 성실히 일하는 공무원들에게는 희망이 없어지는 것! 그것이 진짜 문제가 아닌가? 언제까지 이래야 할 것인가?  

본지는 이번 기회에 돈이 먹히는 남해공직사회를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도록, 나아가 겁 없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군수의 측근들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정화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카메라와 펜을 들이댈 것이다. 또한 법정에서는 돈이 오고간 증거를 제출할 것이다.

그것만이 남해공직사회를 깨끗하게 만들 마지막 방법이자 사명이며, 그것만이 군민들이 지역언론에 구독료를 내면서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역 내 이웃신문은 본지의 돈 인사 보도를 인용보도하면서 군이나 본지 양쪽 모두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논평했다.

본지는 이 논평을 대하면서 지역언론의 사명은 오직 군민들 편에 서서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것임을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다짐하는 계기로 삼는다. 그에 덧붙여 "왜 당신들은 관전자 역할만 하고 있는지?"라는 질문을 여기에 던져두는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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