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자연환경이 좋아 귀촌지로 남해선택"
상태바
"편안한 자연환경이 좋아 귀촌지로 남해선택"
  • 한중봉 기자
  • 승인 2015.10.13 17:05
  • 호수 47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해시대 호락호락(好樂好樂)한 남해사랑방 15 - 젊은 귀농인들의 이야기

| 초대손님 | 젊은 귀농인
| 일시 | 10월 8일(목) 오후 6시         | 장소 | 남해읍 주막 미담
| 이야기꺼리 | 내가 귀촌(귀농)한 이유 귀촌의 즐거움, 어려움
| 참석자 |
이동순(고현 오곡), 김정식(고현 탑동), 최정민(서면 동정), 장영진(삼동 물건)
이종수(상주 금양), 서정훈(서면 유포), 이태문(농민회 사무국장)
이충렬(본지 취재부장), 한중봉(본지 사랑방지기)


남해시대 호락호락(好樂好樂)한 남해사랑방 열다섯번째 이야기마당의 초대 손님은 젊은 귀농인들이다. 본지가 젊은 귀농인들에게 주목한 것은 이들이 우리 지역 사회의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있으며, 이들의 새로운 생각이 정체된 지역사회의 변화를 끌어오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그들을 통해 남해 귀농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도 들어봤다.
이번 사랑방에는 본지의 초대와 사랑방 안내 기사를 보고 온 후 손님 등 모두 7명이 참석했으며, 젊은 귀농인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태문 남해군농민회 사무국장과 본지 농어업담당 이충렬 취재부장, 한중봉 사랑방지기 등 모두 10명이 모였다.
사랑방은 지난 8일 오후 6시 20분부터 9시까지 2시간 40분 동안 남해읍 주막 미담에서 훈훈하고도 뜨거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귀농한 이유와 귀농의 즐거움, 어려움으로 나눠 전한다. <편집자 주>

사랑방 참석자들. 왼쪽부터 이종수(상주 금양), 장영진(삼동 물건), 최정민(서면 동정), 이동순 씨 부부(고현 오곡), 서정훈(서면 유포), 김정식(고현 탑동), 이태문(남해군농민회)


내가 귀촌(귀농)한 이유


지인과의 인연, 소득 다양화 기대도 선택 요인 중 하나

  한중봉 ^ 바쁜 농번기에 귀한 시간을 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오늘은 편안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남해시대의 배려로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사랑방을 진행하고자 한다. 이전에도 사랑방에 귀농인들을 한번 초대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아 이번에 젊은 귀촌인 중심으로 다시 이야기마당을 펼쳤다. 먼저 소개와 아울러 남해로 귀농한 이유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공유해 보자. 

장영진 ^ 서울에서 출판사에 다니다 2년 반 전에 장인 장모님이 먼저 내려와 사시는 삼동면 물건마을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귀농했다. 현재 400여평의 묵은 밭을 개간해 고사리와 마늘 등 다양한 품목을 지어 자급자족과 더불어 지인들과 나누고 있다. 청소년과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있어 독서학교 교사를 2년째 하고 있으며, 오늘 취약아동을 돌보는 사회복지기관에 첫 출근했다.

최정민 ^ 2011년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 귀농했다. 남해로 온 것은 공단이 없고 밭에서 일도하고 바다에서 고기도 잡을 수 있고, 서상막걸리가 맛있어서 남해로 오게 됐다.
귀농 전에는 부산에서 학원 일을 했는데 아이들이 가련해 보였고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고민으로 이어져 결국 귀촌을 결정했다, 무경운, 무비료, 무제초제로 농사짓는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조금 짓고 있으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동순 ^ 밀양이 고향이며 고현 오곡에 살고 있다. 2004년 남해에 처음 와 보고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 오고가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남해에서 살고 있다. 앞으로 10년 남짓한 세월을 내 의지대로 살고 싶어 귀촌을 결정했다. 아직 집사람은 서울과 남해를 오가고 있다. 농사는 투입에 비해 소득이 적어 텃밭 정도로만 하고 있다.

서정훈 ^ 서면 유포가 고향이다. 대학 시절 우리나라 실태에 대한 관심을 갖고 농사공부를 했는데 상황이 심각했다. 그 후 전남 장흥군에 있는 토종쌀 농사짓는 곳을 찾아가 1달 가량 머문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내가 농사를 좋아하는 구나`라는 것을 느껴 귀농을 결심했다. 지난해 논 한마지기에 적토미라는 토종쌀을 심어 수확해 결혼축의금 대신 쌀을 나눠주는 식으로 지인들과 나눴다.

김정식 ^ 고현 탑동에서 아내와 두 아이와 살고 있다. 11년 전 남해에 후배가 살고 있어 오가곤 하다 지난해 혼자 귀농했고 올해 가족들이 합류했다. 부산에서 교육 사업을 했으며 어려움을 겪고 고민하다 5살 늦둥이가 성장할 때까지 일할 수 있고 정년퇴임도 없는 농사를 선택했다. 남해는 농사도 있고 바다도 있는 등 수익구조가 다양한 장점이 있어 나만 열심히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며 그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종수 ^ 올해 3월 1일부터 상주 금양에서 아내와 여섯 살, 세 살 두 아이와 살고 있는 초보 귀농인이다. 이전부터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 우리도 여유롭게 살고 싶어 귀촌했으며 대안학교인 상주중학교에 이끌려 남해로 오게 됐다. 지금은 마을이장님 덕분에 500여평의 땅에 마늘과 시금치 농사를 짓게 됐다. 아직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

"여유로운 생활, 아이들 행복해 하는 것에 만족" 
수입 기대보다 적어 어려움, 실질적인 귀농인 정착 지원정책 강조

귀촌의 즐거움, 어려움

 

젊은 귀농인들의 이야기 마당에는 8명의 귀촌인과 귀촌인 멘토들이 참석해 2시간 40분 동안 토론을 펼쳤다.

한중봉 ^ 두 번째 이야기마당으로 귀촌의 즐거움과 어려움, 더불어 남해귀농 활성화를 위한 제언 등을 이야기 해 보자.

이종수 ^ 농촌에 오니 교육비가 적게 들고 도시보다 적게 벌어도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이 좋다. 앞으로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고 직거래도 할 생각이다. 또한 작은 책방을 여는 것과 장기여행자를 위한 렌트하우스에도 관심이 있다. 더불어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지역공동체에도 기여하고 싶다. 불편한 점은 한 번씩 갈 일이 있는 서울과 부모님이 계시는 충청도가 멀다는 점이다. 제가 남해로 귀촌한 이후에 벌써 50여명의 지인이 다녀 갔다. 귀촌인이 지역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만큼 귀촌인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김정식 ^ 무엇보다 온 가족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에 가장 만족한다. 아내와 아이들도 도시의 찌든 삶에 벗어나 자연 속에서 생각도 몸도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이 좋다. 어려운 점은 체력이 안 따르고 수입에 기대했던 것보다 절반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귀농정책과 관련해 덧붙이자면, 귀농은 최소 3년 정도는 케어(돌보기)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남해의 귀농정책은 수립돼야 한다고 본다. 행정기관이나 농민단체에서 빈집을 수리해 임대해 주거나 빈 농지정보도 사전에 확보해 소개해주는 실질적인 귀농정책이 필요하다. 더불어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농기계가 필요한데 비싼 농기계를 구입하는 것은 맞지 않은 만큼 면 단위에 농기계 은행을 운영해 손쉽게 임대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도시는 포화상태로 많은 사람들이 탈출구로 귀농을 택하고 있다. 남해도 이들을 흡입할 수 있는 구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최정민 ^ 한-미, 한-중, 한-유럽FTA 등으로 15년 동안 43조원의 농업생산액이 감소한다고 한다. 이런 변화에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무역이득공유제 같은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남해에 살러 온 사람들과 자녀들을 위해, 남해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역사 교육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또한 귀농인들이 억지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으며, 자기중심을 잘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장영진 ^ 처음엔 농사를 짓고 싶었으나 여건이 맞지 않아 자급자족과 텃밭유지 선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앞으로 출판사 경험을 살려 북 카페나 관광객이 쉴 수 있는 공간마련을 염두에 두고 있다. 농촌에 온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 교육 때문인데 아이들의 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여 있어 현재 고민이 많다. 지역사회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저도 귀농 후 여러 어려움을 적잖이 겪으며 남 탓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나 결국 남해를 선택한 스스로가 책임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따져보면 힘든 이유도 사람이었고 힘이 되어 준 것도 사람이었다. 스스로 견뎌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순 ^ 남해는 농사를 지어 살 수 있는 곳으로는 환경이 좋지 않다. 풍광 좋은 곳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은퇴자이 편안하게 노후를 즐길 수 있는 땅을 마련해 주는 것이 실질적으로 지역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아울러 남해는 물가가 비싸고 식당 등은 여전히 불친절하다. 삼천포대교가 생겨 사람들이 빠져나간다고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잡아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정훈 ^ 남해로 다시 온 이유 중 하나는 남해가 가진 특수성 때문이다. 남해는 역사적 자산이 풍부하고 또한 특별하다. 대표적인 것이 `남해말`이다. 이러한 남해의 자산은 우리 바로 윗세대가 사라지면 이 또한 사라질 것이다. 이것을 우리가 지키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사와 관련해서는 한 동네에 300마지기 농사를 짓는데 30대의 트랙터가 있는, 현재의 고비용의 구조로는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 결국 들녘공동체로 출혈경쟁의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현실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고 본다.

이태문 ^ 농촌은 농지는 있으나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당장 귀농인이 농지를 사는 것도 쉽지 않으며 농사도 짓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동네공동체로 들어가야 길이 있다. 귀농인들도 한번 농사를 맡았으면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해는 농어업이 기간산업이지만 후계인력이 없다보니 더욱 휘청거린다. 젊은 인력이 대안이다. 이에 따른 정책 강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충렬 ^ 인근 하동을 보면 귀촌인들이 지역의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지역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여기 오신 분들도 모두 잘 정착하셔서 남해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 일구어가는 일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중봉 ^ 귀촌은 단지 인구가 늘어나 지역사회를 유지하는 `적정수요 충족`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가치관의 공유로 질적 변화를 이끄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오늘 이 자리가 스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귀농인에게 힘이 되고 지역사회에 새로운 귀농의 기운을 싹 틔울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정리 한중봉 시민기자 사진 이충렬 기자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