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발병속도 방제가 따라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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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 발병속도 방제가 따라잡을 수 있다!
  • 이정원 기자
  • 승인 2015.10.22 11:48
  • 호수 4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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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 | 소나무재선충, 체계적 방제 대안이 필요하다!

연/ 재/ 순/ 서

(1)소나무재선충병이란?
(2)국내사례(경주·포항 일대) 및 전국상황
(3)유럽의 사례1(스페인)
(4)유럽의 사례2(포르투갈)
(5)소나무재선충병 종합방제와 대안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는 최근 `국가적 재난인 재선충의 실태와 방제 방안`이라는 주제로 지역신문 우선지원대상사 소속 주·일간지 기자들로 공동기획취재단을 꾸리고 8월부터 9월까지 국내(경주, 포항 일대) 사례와 유럽(스페인, 포르투갈) 해외사례에 대한 취재를 나섰다. 본지를 비롯해 경북매일신문, 경남신문, 충청리뷰, 경상일보, 광주매일, 무등일보, 경기일보, 한라일보가 참여했다. 경북대학교 생태자원응용학부 이동운 교수와 성균관대학교 교수이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박상건 위원도 자문을 맡아 함께했다. 이번 모든 과정에는 한국언론재단 대구지사 김충희 과장이 동행했다. <편집자주>
 

도심속 솔밭공원을 살리기 위한 지상방제 모습과 공동기획취재단.

도심속 송림 휴식처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8월 20일 오후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송도동.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주·일간지 기자들로 구성된 공동기획취재단이 도심속 솔밭 근처에 모여 살펴봤다.
 이날 약제처리를 할 곳은 민가와 인접해 있는 `솔밭공원`. 송도동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곳으로, 감염목과 민가 담벼락이 붙어 있을 정도로 근접해 있어 항공방제도 훈증도 어려운 곳이다. 따라서 이런 도심에 분포해 있는 소나무에는 지상방제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포항시의 설명이다. 도심속 송림 휴식공간을 지키기 위해 방제복을 입은 인부들은 솔밭 구석구석을 돌며 소나무 가지와 둥치에 직접 기화(氣化)된 약제를 뿜었다. 분무기계 1대로 6㏊가량의 소나무 방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소나무 재선충병이 침투한 지역은 도심뿐 만이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시 양동마을 주변 또한 소나무 재선충 극심지역이다. 양동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인근 야산 대부분의 소나무는 재선충에 감염돼 훈증처리를 했다.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 관계자는 "감염목에 대한 훈증처리를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모두 마쳤다"며 "지금은 수간주사를 놓는 등 예방 방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산림조합은 훈증 처리된 소나무로 펠릿(pellet)을 만드는 공장을 지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국의 상황
"재선충은 국가적 재난 수준"
매년 소나무 200만 그루 재선충 감염

 현재 재선충은 1988년 최초 발병이후 우리나라 전체 중에 14개 시도에서 발병이 확인됐고 79개 시·군·구에서 발병했다. 지금도 매년 소나무 200만 본이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영식 포항시산림조합상임이사는 "구제역이나 산불처럼 폭발적인 피해가 보이지 않아 그렇지, 재선충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국가적 재난에 맞먹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재선충병에 대한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관계로 재선충병 방제는 예방약재의 주사와 훈증, 항공방제, 고사목의 전량 제거를 통해 매개충의 산란장소를 제한하는 방법 등으로 이뤄진다.
 

철저한 훈증처리가 우성돼야하지만 목재를 압착해 만든 연료 펠릿에서 얻은 수입으로 산주 보상 및 방재예산을 늘린다면 그만큼 방제가 빨라질 수 있다.

소나무 대체수종 고민해야 할 수준
감염목 재활용수입 방제에 투입해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훈증법은 고사된 나무를 베어서 비닐(타포린)을 씌운 부분에 있는 솔수염하늘소 유충을 죽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예방약제와 고사목 훈증에 사용되는 훈증제가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 일고 있다.
 재선충병 역학조사 과정에서 예방약제를 주입한 소나무의 상당수가 정확한 이유 없이, 즉 재선충 감염 없이 고사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예방약제 자체가 소나무에 일정부분 독성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당해 연도에는 예후가 없다가 1~2년이 지난 후 감염목 부근의 건강했던 소나무에 갑자기 재선충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위험을 계속 감수할 수 없어 일단 주변 나무들이 모두 감염됐다고 추정하고 나무를 솎아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수종 빨리 찾아야 한다

 이러한 모두베기의 문제점은 주변의 산림환경이 급격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던 산림보존이 불가능해진 것. 특히 감염목을 벌채한 자리에 다시 소나무를 심을 것인가, 혹은 재선충 감염 가능성이 낮은 수종을 식재할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해안에 인접한 포항의 경우 감염목 대다수가 해송으로, 해송은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우세수종이다"며 "땅이 척박한 포항에 해송 이외에 어떤 수종으로 숲을 조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감염이 된 소나무는 안되지만 훈증처리가 끝난 감염목은 경우가 다르다. 포항시 산림조합은 훈증 처리된 소나무는 그대로 파쇄 또는 소각해 버리지 않고 `펠릿(pellet)`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펠릿은 목재를 압착해 만든 난방용 또는 발전용 유류 대체연료로, 펠릿 보일러가 따로 있어 친환경 난방 방식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포항시 산림조합은 도로와 50m 이내에 인접한 야산에 적재된 감염목을 운반해 펠릿으로 가공한다. 포항시 산림조합에서 생산하는 펠릿은 연간 1만1000t으로, 나무 1.2㎥를 투입해 1t가량의 펠릿을 가공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펠릿은 20㎏당 6800원에 판매된다. 남해에도 검토해 봐야할 부분이다.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 관계자는 "직경 30㎝ 이상의 감염목을 집재해 펠릿으로 재활용하고 있다"며 "오는 12월에는 펠릿 전용 제재소가 완공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펠릿 제재소는 전국적으로 22개소로, 대부분이 감염목 운반 금지구역 내에 설치된다. 감염목이 재선충 청정지역으로 반출되는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방제예산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
  

이정원 기자 nhsd@hanmail.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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