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유칼립투스 심어 산하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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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유칼립투스 심어 산하가 바뀌고 있다!
  • 이정원 기자
  • 승인 2015.11.05 10:58
  • 호수 4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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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 | 소나무재선충, 체계적 방제 대안이 필요하다!

연/ 재/ 순/ 서
 

(1)소나무재선충이란?
(2)국내사례1(경주·포항 일대)
   및 전국상황
(3)유럽의 사례2(스페인)
(4)유럽의 사례3(포르투갈)
(5)소나무재선충병
   종합방제와 대안

포르투갈은 벌목한 소나무 자리에 대체수종으로 심고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 식재 후 12년이 지나면 벌목해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는 최근 `국가적 재난인 재선충의 실태와 방제 방안`이라는 주제로 지역신문 우선지원대상사 소속 주·일간지 기자들로 공동기획취재단을 꾸리고 8월부터 9월까지 국내(경주, 포항 일대) 사례와 유럽(스페인, 포르투갈) 해외사례에 대한 취재를 나섰다. 본지를 비롯해 경북매일신문, 경남신문, 충청리뷰, 경상일보, 광주매일, 무등일보, 경기일보, 한라일보가 참여했다. 경북대학교 생태자원응용학부 이동운 교수와 성균관대학교 교수이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박상건 위원도 자문을 맡아 함께했다. 이번 모든 과정에는 한국언론재단 대구지사 김충희 과장이 동행했다. <편집자주>
 

빠르게 달라지는 포르투갈의 산림. 스페인과는 달리 형편에 맞게 빠른 확산을 최대한 막으면서 대체수종을 선택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유럽에서 가장 먼저 발생한 지역은 포르투갈이다. 지난 1999년 처음으로 재선충이 발견됐다.
 소나무재선충이 이베리아 반도에 상륙한 것은 포르투갈의 항구도시 세투발(Setubal)에서였다. 포르투갈 당국은 매개충이 중국에서 출발한 수출입 선박을 타고 이베리아 반도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지금, 포르투갈의 국토 대부분이 소나무재선충 극심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 국토의 3분의1가량이 숲인데다, 그중에서도 소나무재선충에 매우 취약한 메리타인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은 포르투갈의 국가적 재난이 됐다.
 스페인은 방제비용으로 EU연합에서 50% 부담, 나머지 50%는 정부에서 부담하는 격이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예산으로 발병즉시 신속방제처리로 확산을 막아 전국을 크게 나눠 네곳에서 세곳이 청정지역으로 복구된 반면, 포르투갈은 EU연합에서 50% 부담, 나머지는 현재 재선충 방제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주체로 포르투갈 정부가 아닌 `포르투갈산림협회(FNAPF·National Federation of Forest Owners Association)`다.

감염목에 흰색 페인트로 표시를 남기는 예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표시를 남긴 후 15일 동안은 벌목을 하지 않고 산주가 직접 목재를 처리할 시간을 준다. 이후에도 감염목 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잘라 파쇄한다. 직경 10m 이상 감염목은 56~100℃에서 가열한 뒤 수피는 북유럽으로 수출하고, 목재는 가구 제조에 쓴다.

 이들이 협회를 결성하게 된 것은 세투발에서 처음으로 재선충이 발견된 후 EU의 규약에 따라 3㎞ 반경 안의 소나무를 모두 제거했음에도 2008년 코임브라에서 재발, 재선충병이 포르투갈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적으로 체계적인 방제를 할 수 없는 형편이라 자연적으로 확산 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 됐다.

 그래서 스페인과는 달리 형편에 맞게 빠른 확산을 최대한 막으면서 대체수종을 선택했다.  
 현재 포르투갈 산림의 모습은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다. 감염목을 벤 자리에 소나무가 아닌 유칼립투스를 심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수종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칼립투스는 완전히 자라는 데 걸리는 기간이 12년으로, 소나무가 목재로서 벌목을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40년 이상이 걸리는 것에 비해 생장 기간이 짧고 포르투갈의 건조한 토질에 자라기에 알맞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대체수종 비율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코임브라 지역 산림협회 직원이 감염목 가지를 파쇄기에 넣고 있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 전역에 코르크나무, 올리브 나무, 다음으로 소나무가 아닌 유칼립투스 나무가 많아진 상황. 소나무의 짙은 녹색으로 무성하던 숲 또한 유칼립투스의 청록색으로 바뀌고 있다.
 산주들은 산림협회를 결성한 뒤 포르투갈 정부와 임업협회 등과 네트워크를 결성해 직접적으로 방제활동에 나섰다. 포르투갈 산림의 90% 이상이 국유림이 아닌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가 어려운 점도 이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되는 데 한몫했다.

 포르투갈 국립농축산조사연구소 페드로 나베스 주무관은 "포르투갈은 이미 재선충 감염이 심각한 수준이라, 새로운 감염목 발생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아울러 나무 예방주사 개발, 저항성 소나무 육종 등 생물학적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포르투갈은 자국의 현 상황 속에서 나름의 최선을 길을 찾고 있는 셈이다. 그 핵심은 최대한 재선충의 확산을 저지하고, 타국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소나무를 완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수종으로 변경하는 것을 병행하고 있다.  
 
 이정원 기자 nhsd@hanmail.net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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