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이 선택한 땅 한산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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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 선택한 땅 한산도(2)
  • 남해타임즈
  • 승인 2015.11.05 15:28
  • 호수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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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문화해설사 서재심의 이순신 이야기 25

전시기간동안 부하들의 굶주림을 가슴 아파했던 이순신은 1594년 임진년과 계사년 전투에서 죽은 군졸들을 위해서 제사를 지낼 제문을 짓기도 하는데 그 일부를 한번 옮겨보면,

" 윗사람을 따르고 상관을 섬겨
너희들은 직책을 다했건만
부하를 위로하고 사랑하는 일
나에게는 그런 덕이 부족했노라
그대들의 넋들을 한자리에 부르노니
여기에 차린 제물을 받으시라"


이렇게 부하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한 상관을 둔 부하들이 어찌 한마음 한 뜻으로 집결되지 않겠는가!
그런 강화교섭기에 명나라 장수 담종인은 이순신에게 `왜적을 치지 마라`는 공문을 보낸다.
이 때 이순신은 명나라 장수 담종인에게 이런 답장을 쓴다.

`왜인들이 진을 치고 있는 거제, 웅천 등지가 모두 다 우리 국토인데 우리더러 일본 진영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무슨 말이며 또 우리에게 어서 제 고장으로 돌아가라 하니, 제 고장이란 어디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또한 트집을 거는 자는 우리가 아니고 왜적들이며, 더욱이 왜인들이란 간사하고 번복을 잘해 예로부터 신의를 지켰단 말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누가 감히 상국의 대신에게 부당한 일을 이렇게 항의를 할 수 있겠는가? 만약 이렇게 항의했을 경우 사람 보는 혜안이 없는 경우 그 상국의 상관이 이순신에게 어떤 불이익을 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로 말미암아 자신에게 어떤 해가 미칠지도 모르는데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한 이순신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항의를 한 것이다. 대단히 담이 크고 용기 있는 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순신처럼 상국의 상관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이렇게 당당하게 항의를 할 수 있겠는가! 이순신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1593년 서해로 가는 길목을 막기 위해 `한산도`에 전진기지를 설치한 이순신은 그해 팔월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이 된다. 제1대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것이다.

그리고 제 2차 백의종군을 하기 전까지 이순신은 3년 8개월 동안 `한산도`에서 조선 수군의 전력을 탄탄하게 구축했고 항상 활쏘기 시합부터 철저하게 준비하는 자세로 보낸 것이다.
앞서도 언급을 했지만 통영출신 작가 박경리는 "이순신은 정치를 예술로 승화시킨 분"이라고 했다. 정치를 예술로 승화시킨  이순신은 조선 최초 삼도수군통제사였고, 그분이 선택한 한산도는 최고의 길지로 보인다.

인격을 겸비하고 지략도 갖춘 조선 최고의 무인  이순신. 그분이 선택한 땅 한산도, 이 해가 가기 전에 여러분도 한번 한산도에 들러 그분의 고뇌를 기억해 보시길 바란다.
그분이 쓴 한편의 시를 드린다.

쓸쓸히 비바람 부는 밤에
이 생각 저 생각에 마음이 편찮아
잠 못 이루네
저며 오는 회한에 가슴이 막힌 듯
상한 이 마음은 칼로 도려낸 듯 아프나니
산하에 서려 있는 참담함이여
물고기와 새들도 구슬퍼 읊노라
나라는 정신없이 뒤숭숭한 형세라
그 누가 이 위험한 일을 맡으오리까?
거두어 회복할 사 제갈량이 그리웁고
오래도록 사모하려니 자의 같은 충신이로다
방비책으로 지나온 세월이여!
이제 어찌 어지신 임금님을 기만하고
있으련가

 

서재심 문화해설사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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