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책도서관은 일종의 대장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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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책도서관은 일종의 대장간입니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5.12.29 14:45
  • 호수 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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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살아있는 책, 사람책도서관을 만들자(2)

사람에게 마음의 무기를 만들어주는 건 결국 `사람`… 회복탄력성을 위한 사람책
 

<아울러>에서 만든 `사람책`은 한 장의 나무판넬 책이다.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다. 사람책도서관은 사람을 향한다. 사람이 목표이자 나아가기 위한 단계이고 다시 궁극에는 사람이 목적이 되는 게 사람책도서관이다.

 대구사람들 사이에서는 `고담 대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는 대구광역시. 경북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세 명의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비영리단체로 운영중인 사람책도서관, <아울러>를 가 보았다. 그곳의 세 청년들은 모두 링커linker라는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결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세 사람 그리고 아울러에서 펴낸 사람책의 이야기를 들었다.
 
# 삶의 회복탄력성을 지향하는 <아울러>

 비영리민간단체인 <아울러>의 두 가지 키워드를 꼽으라면 `회복탄력성`과 `연결자linker`일 것이다. 작은 발걸음이라는 뜻의 smallsteps라는 장바구니 프로젝트로 시작해 2009년 아울러 카페를 거쳐 2010년부터 사람도서관을 기획하게 됐다. 2011년 이러한 `사람도서관`으로 제3회 소셜벤쳐 전국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고용노동부장관상까지 받게 된다. 2012년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해오고 있는 사람도서관은 현재는 사람책워크숍과 사람도서관, 2가지 큰 틀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주로 학교나 평생교육원 등과 연계해 사람도서관 활동이나 소규모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박성익 대표는 아울러의 지향가치에 대해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이는 `고난과 역경을 점프업하는 힘`이라는 뜻으로 사람책 작업을 통해서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자기만의 삶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을 찾는 여정 자체를 뜻한다.

 이어서 그는 "옛날의 경우는 마을어른이나 서양의 경우 랍비나 고해성사를 들어줄 신부가 많았다. 만남속에서 힐링 될 수 있는 계기가 오히려 풍부했다. 그러나 현대는 어떤가, 무슨 무슨 상담소는 많지만 손에 잡히지 않고 심각한 경우 정신과를 가야하기에 병으로 대하는 점에서 관점도 다르고 다루는 방식도 달라져 버린다. 마음의 무기를 스스로 키워야 할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 5시간의 사전인터뷰를 통해 나무책 제작

 

비영리민간단체인 <아울러> 내부 모습.

 그렇다면 <아울러>의 운영방식은 어떨까. 현재 등록돼 있는 사람책은 180여명에 달한다. 혹자는 왜 이리 걸음이 더디냐고 묻기도 한단다. 박성익 씨는 "비영리민간단체다 보니 수익을 낼 곳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매달 드는 운영비를 자력으로 해결해야 하다 보니 역으로 수익이 필요하다. 그래서 하고 있는 것이 대학이나 기관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현장에 직접 가서 진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 한 취업관련 프로그램 중 면접기법에 `사람책워크숍`이 들어가 있는데 이는 대학생이 직접 본인의 책을 만들어보면서 본인 인생의 당위를 찾아가는 과정인데 이러한 행사들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사람책 신청은 홈페이지로 신청서를 다운받아 신청 받고 성인의 경우 30만원의 돈을 받고 총5회, 5시간의 사전인터뷰를 통해 책으로 치면 제목과 머리말, 그 사람을 표현할만한 사진이나 그림을 넣어 나무판넬에 책모양으로 제작해두고 소규모 그룹이나 단체가 구독을 원하면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고 있다.

 링커로 활동하면서 사람책의 이미지화, 홈페이지 등을 관리하는 상근직원인 황효상 씨는 "처음엔 사람가지고 무슨 장사냐는 오해 아닌 오해도 많이 받았으나 이제는 충분히 취지를 이해해주신다. 좋은 일일수록, 그리고 아직 한국사회일수록 기부나 후원문화가 정착이 되어있지 않다보니 좋은 취지가 외려 훼손될 여지가 있어서 이런 방법을 모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치 `포마토`의 원리를 닮은 사람책도서관. 사람들은 아픔이 있으면 지우개로 통째 지우려한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를 없애려고만 하면 외려 문제가 더 생기는 법. 아울러는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치유를 다음단계를 찾아가는 작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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