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사람들의 소통이 공동체 회복 첫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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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면부지 사람들의 소통이 공동체 회복 첫 발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5.12.29 16:12
  • 호수 4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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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살아있는 책, 사람책도서관을 만들자(3)

인문학은 사람 살리는 것… 어느 삶이든 배울 게 있고 들어만 줘도 해소가 돼

서울시 노원구마을공동체

 경험은 지혜의 어머니라고 한다. 이렇듯 어느 삶이든 배울 게 있고 나눌 게 있다.

 서울시 `노원구휴먼라이브러리`, 지역민에게는 노원구정보도서관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그곳은 이러한 경험이 최다 보유되어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상설 사람도서관`이다. 한해 벤치마킹만 40여 곳에서 올 만큼 전국적으로 잘 성장한 사례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지역의 다양한 가치가 보존되고 지역민의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소통장소가 바로 지역민의 도서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관하게 된 이곳은 현재 노원구민과 서울·경기 인근 주민620명의 휴먼북이 100%재능기부 형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휴먼북 담당자인 정상훈 씨는 사람책과 구독자를 연결시키는, 즉 사람책 사서역할을 하고 있다. 정상훈 씨는 "인문학이 유행인데 인문학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학문이다. 거리에 사람들은 넘쳐나지만 내 고민하나 터놓을 데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 사람책을 통해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문제의 절반이상이 해소가 된다는 것을 함께 배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노원구휴먼라이브러리

 허정숙 관장은(얼굴사진) "노원이 경험을 나누는 상설화된 도서관으로는 세계최초라고 볼 수 있다. 2012년 3월 개소했는데 출범 당시 100명의 휴먼북(사람책)이 있을 정도로 지역민의 열망이 컸고 이러한 열망을 지자체장인 구청장이 잘 수렴했다는 게 시작이었고 현재 10명의 운영위원이 한 달에 한번 모여 꾸준히 휴먼북에 대한 성찰과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주고 계신다"고 했다. 이어서 "지역에서 공동체를 회복하자는 목소리가 높았고 이를 실현하는 방법론으로 사람책도서관이 대두됐다. 휴먼북도서관은 상호간의 마음 전달 인만큼 그게 무너져 가는 인간성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며 "노원구는 서울시 안에서도 특히 저소득층이나 복지대상자가 많은 가난한 동네이면서도 대표적인 베드타운이기도 한 영세민과 전문직종이 공존하는 재밌는 동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자가 도서관을 찾은 날에는 노원구에 위치한 광운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사람도서관 관장인 허정숙 사람책을 열람하는 중이었다. <사진>

 그녀는 학생들에게 "우리 모두는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는 진로에 대한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다 보니 갈수록 질문하는 것은 잃어버린 채 어린 시절부터 `스펙`이나 `숫자`에만 매몰되고 있다"며 "어릴 때일수록 오히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왜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인생에 대한 질문을 아이들 스스로 던질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직업페스티벌이나 고민상담소의 역할을 벗어나 지역사람을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인문학당`, 물질이 아닌 인생의 가치를 나누는 휴머니즘, 바로 사람책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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