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쌀방앗간`은 우리군에서 생산되는 쌀을 좀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판매하기 위한 시설이다.
민간업체가 운영해오던 종합미곡처리장을 농협이 담당하게 만들기 위해 농업인단체들이 오랜 동안 심혈을 기울여 성사시켜낸 쌀 판매 책임기관이다.
`보물섬쌀방앗간`을 지었으면 그만한 효과를 거둬야 한다. 지난 2년여 동안의 보물섬쌀방앗간의 성적표가 어떤 지 정확한 데이터는 모르지만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지는 않다.
쌀방앗간의 운영비 적자분을 농협과 지자체가 절반씩 분담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지자체의 재정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군비를 절감해서 부채를 제로화하겠다는 군의 정책은 사실 이런 사업과 분야에 투영돼야 한다. 쌀방앗간이 자립경영의 목표를 앞당겨 실현하면 그만큼의 군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쌀방앗간 운영에 지원되는 군비는 농민들에게 선 지급되는 효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재정적자가 크다고 해도 결코 헛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쌀방앗간이 좋은 성적표를 거둬서 군의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게 만드는 것 이상의 최선책은 없다.
정부가 밥상용 쌀까지 수입 가이드라인을 해제해버렸다. 보물섬쌀방앗간은 이미 호남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쌀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종합미곡처리장끼리 제살 뜯어먹기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최근 각 지자체가 벌이기 시작한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도 실상은 이런 시장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보물섬쌀방앗간에도 우리만의 특별한 대처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보물섬쌀방앗간이 최근에 이 과제를 들고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쌀방앗간의 힘만으로는 결코 이를 뚫어내지 못할 것이다. 군정과 농협, 농업인단체, 지역언론, 군민단체, 향우회협의체가 함께 동참하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적어도 4년 이상 일관되고 지속성 있는 운동을 펼칠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남해인은 특유의 단결력과 애향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단결력과 애향심을 정작 꼭 필요하고 생산적인 곳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모범을 보이고 있는 향우회가 없지는 않다. 바로 재거제남해향우회다.
거제향우회는 연례적인 향우회 행사 시상품으로 내고향 쌀을 사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본지는 이런 거재향우회의 모범사례가 전 향우회로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마다 강조해 보도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다른 향우회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군내 음식업소들의 보물섬쌀 선호도가 낮은 것이 당장 극복해야 할 눈앞의 과제다. 하지만 이는 음식업소 주인들만 탓할 일이 아니다. 언제 한번이라도 우리가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우리 쌀 사먹기 운동을 펼쳐본 적이 있는지 자문해보자.
식당업소 업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군민 스스로이다. 식당에 가서 "이거 내고향쌀로 지은 밥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대는 것 이상의 방법은 나올 수 없다.
만약 군내 식당업소의 50% 이상만 참여해도 보물섬쌀방앗간의 운영적자는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외지로 유출되는 군부(郡富)를 붙들 수 있는 가장 생산적인 방법이다. 쌀로 시작해서 전 소비제와 생활방식으로까지 확산시켜야 한다.
새해에는 군정이 앞장서서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만들기 바란다.
본지도 적극 동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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