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본지 매관매직 보도는 진실, 검찰에 다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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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지 매관매직 보도는 진실, 검찰에 다 진술했다
  • 김광석 기자
  • 승인 2016.01.18 00:51
  • 호수 4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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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아무개씨가 폭로한 내용

"공무원으로부터 건네받은 돈 내가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밝혀진 건 빙산의 일각, 내가 아는 매관매직 2건 더 있다" 

정씨·박씨가 지난 11일 군수비서실에서 폭로한 수많은 내용 중에 본지가 가장 주목한 내용은 매관매직사건에 관한 것이었다. 매관매직사건에 동원된 당사자가 "내가 전달자였다"고 자백하고 나선 것이다. 

군수 측근 진영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들은 내부반란을 일으켰을까? 이들의 주장에는 "우리는 충성을 다했는데 팽 당했다"는 인식을 깊이 깔고 있었다. 이들의 폭로를 들어보면 마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내부자들`의 한 장면을 현실에서 보는 것 같다. 

박씨, 내가 전달자다

폭로자로 나선 두 사람 중 박씨는 지난해 본지가 보도한 매관매직사건에 관계한 혐의로 이미 검찰로부터 가택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조사를 받아왔던 인물이다. 

박씨는 이날뿐만 아니라 다음날 인터뷰에서도 "남해시대가 보도한 매관매직사건, 즉 아무개공무원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아 비서실장에게 전달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정씨는 "남해시대가 보도한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내가 아는 매관매직사건이 2건 더 있다. 이렇게라도 해서 진급 좀 해보자는 공무원들의 처지가 딱해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이것도 밝힐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들의 폭로가 신빙성이 높은 것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사람들이 왜 압수수색을 당했는지 이들이 세세히 설명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매관매직사건과 관련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들을 검찰조사과정에서 다 말해버렸다"고 밝혔다. 

박씨는 "내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데 돈을 건넨 당사자(돈을 건넸다고 고백한 공무원S씨와 그의 부인, 그리고 처제)들이 중간다리인 KCM은 뺐더라구. 그래서 내가 KCM은 왜 뺐느냐고 따졌지. 그래서 KCM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박씨가 진술한 KCM씨를 찾아가 만났다. K씨는 "내가 가방심부름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이 돈가방인 줄은 몰랐다. 그들이 왜 나를 끼어 넣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귀신에 홀린 것 같다"고 말했다. 

K씨의 이 같은 진술은 본지가 지난해 보도한 매관매직사건이 검찰의 수사에 의해 그 전모가 밝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8월, 본지는 공무원 S씨의 고백에 따라 매관매직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당시 본지가 보도한 액수는 5000만원이었다. 하지만 박씨가 이번에 폭로한 금액은 3000만원이다. 여기에는 2000만원이 차이가 나는데 공무원 S씨 가족이 처음부터 3000만원만 주고 5000만원을 줬다고 발설하고 다닌 것인지, 아니면 전달과정에서 2000만원이 증발(이른바 배달사고)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박씨는 "남해시대에 보도된 이후 비서실장이 3000만원을 급히 마련해 그 공무원가족에게 되돌려 줬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나는 알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공무원은 그 와중에도 6개월 뒤에는 사무관으로 승진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니더라"고 비꼬았다. 

밝혀진 건 빙산의 일각

정씨와 박씨는 이튿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상왕군수 측이 박씨에게 "S공무원 부인과 네가(박씨) 책임을 져주면 안 되겠냐는 요구를 해왔다"는 사실도 주장했다. 이는 상왕군수 측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박씨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고 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박씨는 "검찰이 처음에는 나를 상왕으로 알고 수사를 했다. 검찰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는데 매관매직사건에 대해 검찰은 이미 전모를 다 알고 있었다. 나는 내가 아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 와서 누구든 무마하려고 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씨와 박씨의 폭로 중에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S공무원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정씨와 박씨는 "우리는 공무원들을 상왕군수에게 소개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자인하면서 미조면의 00회집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매관매직사건이 2건 더 있다. 공무원들이 뭔 죄가 있나? 달라는 사람이 문제지. 상황에 따라 우리가 알고 있는 2건도 밝힐 날이 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씨는 또한 비서실장이 증거은멸을 시도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박씨는 "주로 여기서(박씨 사업장) 측근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는데 그 증거를 없애기 위해 얼마 전에 비서실장이 수족처럼 부리는 000에게 시켜서 CCTV자료를 모두 지워버렸다. 그래서 이틀 전에 시스템을 다시 설치했다. 증거인멸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CCTV를 다시 설치하는 장면은 녹화해두었다"고 설명했다.   

본지와 인터뷰 말미에 박씨는 "남해가 인구 3만명 이하로 떨어지면 어쩌나. 나는 박 군수가 기로에선 남해군을 되살릴 줄 알았다. 그런데 절벽이다. 남해군의 발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새로운 지도자를 군수로 세워야 한다. 박 군수는 선거당시 후보자 TV토론을 할 때 정 군수에게 매관매직을 했다고 공격했다. 그래놓고는…, 어디 군민이 군수 배 채우는 도구인가. 옛날로 치면 박 군수는 탐관오리다. 내가 지금 이러는 건 내부자고발이 아니라 민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가 폭로한 매관매직 개요도

▷ 공무원S씨 가족 김윤기씨에게 승진부탁 → 김윤기씨, 박씨에게 공무원 S씨 집에 찾아가라고 지시 → 박씨와 정씨 3~4차례 S씨 집으로 찾아감 → S씨 부인과 처제가 군청근무자 KCM에게 돈가방 전달  →  KCM씨가 박씨에게 돈가방 전달  → 박씨 김언석 비서실장에게 돈가방 전달 김언석 비서실장 → (?) → 남해군 하반기정기인사(2015. 7. 31) → 본지 `돈으로 얼룩진 남해군인사` 보도(2015. 8. 25)  →  김언석 비서실장 3000만원 S공무원 가족에게 되돌려 줌 → 검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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