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호락(好樂好樂)한 남해사랑방 21 - 중국의 마늘산업과 남해 마늘산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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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락호락(好樂好樂)한 남해사랑방 21 - 중국의 마늘산업과 남해 마늘산업 방향
  • 한중봉 기자
  • 승인 2016.04.26 11:01
  • 호수 4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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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종구와 마늘종, 마늘구 생산단지 별도 관리 눈길 우리군도 체계적인 생산 방식 접목할 부분 찾아 시도해야"

● 일   시 : 2016년 4월 15일(금)오후 2시~4시 30분
● 장   소 : 남해시대신문사 회의실
● 참석자 :  이기주(보물섬남해마늘작목회 회장)
                 박정달(남해마늘연구소장), 황종병(동남해농협 이사)
                 한진균(보물섬남해마늘작목회 사무국장)
                 김광석(남해시대신문 편집인), 한중봉(남해시대 시민기자) 

한진균 마늘작목회 사무국장

① 중국의 마늘 산업에 대해

보물섬남해마늘작목회 이기주 회장을 비롯 각 읍면 회장들과 박정달 마늘연구소장, 남해군 관계자 등 20여명의 연수단은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마늘 최대 생산지인 산동성의 청도 일원 마늘 산업 현장을 둘러보고 왔다. 견학단원들은 귀국 후 이구동성으로 "중국의 마늘 농사는 정말 놀라웠으며 배울 점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본 중국 마늘 농사와 마늘 산업은 어땠을까. 한중FTA체결로 더 영향력 있게 다가오고 있는 중국 마늘농업 이야기를 견학단에게 들었다.

김광석 ^ 어제 전남 무안에 있는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 작물연구소 견학에 이어 오늘 남해시대신문사 사랑방에 참석해 주신 보물섬남해마늘작목회 회장님과 사무국장님, 그리고 박정달 마늘연구소장님과 황종병 동남해농협 이사님께 감사드린다.
오늘 이 자리는 지난주 신문에 공지했듯이 중국 청도의 마늘농사 견학을 보고 느낀 점과 이를 바탕으로 우리 남해군의 마늘산업이 접목할 점을 찾아보고자 마련했다. 먼저 이기주 회장님으로부터 어떻게 견학을 다녀오게 됐는지와 견학 취지에 대해 듣고 싶다.

이기주 ^ 마늘은 노동집약적 사업이자 생산비가 많이 드는 농사다. 우리 마늘작목회 이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노동력을 줄일까를 고민하다 중국에서는 비닐멀칭 후 구멍을 뚫지 않고, 바로 마늘이 비닐을 뚫고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가서 보자는 이야기가 나와 이를 추진하게 됐다.

김광석 ^ 그럼 중국 견학에서 보고 우리 농민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눠보자.

이기주 ^ 먼저 중국 마늘 산업 현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첫 번째로 세계마늘 생산량의 80% 차지할 만큼 마늘 강대국이라는 점이다. 재배산지는 70여개 지역이며 주산지는 우리가 다녀온 산동성과 하남성, 강소성 등이다. 개별 포장만 하더라도 끝이 보일지 않을 정도로 광활해 참으로 놀라웠다. 2013년도 산동성 금향 마늘의 생산원가는 200평단 3151위안(한화 57만원, 한 평 당 2850원)이며, 가격은 홍수 등 천재지변 또는 경제성장율에 따라 급등과 급락, 보합세를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1인당 마늘소비량은 2013년 기준으로 0.79kg으로 5년 사이에 60%가량 늘어났다. 

한진균 ^ 우리 농민들은 중국 마늘농사가 우리보다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현장을 둘러보고 `전혀 그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기억에 남는 것은 마늘 농사가 체계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사회주의 체제라는 점이 우리와 다르긴 하지만 종구, 쫑, 마늘구 위주의 생산단지를 구분해 관리하고 생산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으며, 우리도 이를 접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광석 ^ 우리 현실은 어떠하며, 어떻게 접목할 수 있다고 보는지

한진균 ^ 우리군은 작목반 단위로 종구생산을 하는데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다보니 종구가 서로 섞이는 등 종구갱신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를 마을 단위로 한다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늘농가와 행정이 힘을 합쳐 종구생산 방식을 현재 작목반 단위에서 마을 단위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박정달 ^ 농업기술센터 소장 시절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에 남해마늘 종구갱신을 성공한 바 있다. 마늘은 쌀과 달라 한 쪽을 심으면 육 쪽 밖에 나오지 않아 현재처럼 조금씩 종구갱신을 하면 효과적인 성과를 내어 올 수 없다. 2~3년 동안 한꺼번에 과감하게 종구갱신을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황종병 ^ 저는 2007년 중국 마늘 농사현장 견학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당시는 말 그대로 멀칭을 하지 않고 마늘 농사를 짓는 곳도 있었고 일일이 사람 손으로 모든 것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 마늘 농사가 크게 발전했다. 이런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진균 ^ 10년 세월 동안 99% 기계화됐다. 기계는 개인이 소유한 것이 아니라 우리식으로 치면 농지은행 같은 곳에서 전부 임대해 준다고 한다. 물론 마늘종은 손으로 뽑지만 멀칭은 전부 기계로 하고 있었다. 
멀칭 후 별도의 구멍뚫기 과정을 거치지 않는데 이는 0.008mm 얇은 비닐을 덮어 마늘이 성장하면서 스스로 비닐을 뚫고 올라오도록 한다. 보온을 위해 이중 터널을 만들어준다.

이기주 ^ 남해의  경우 두께가 0.025~0.03mm 비닐을 씌우는데 청도는 0,008mm 비닐을 사용하니까 마늘이 스스로 뚫고 올라올 수 있는 것이다. 청도처럼 하는 것이 가능하고 효율적인지 시범포를 통해 시험해 볼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아울러 마늘포장을 덮은 후 4~5월이면 분해되는 생분해필름을 남해에서도 확대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에 대해 행정도 관심이 많은 만큼 두 가지 방법의 장단점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박정달 ^ 이번 견학에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중국 마늘 때문에 우리나라 마늘 농사를 크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마늘생산량은 세계 마늘생산량의 80% 를 차지하지만 대부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수출되고 있다. 물론 저관세로 건마늘 의무수입량과 다진 마늘, 초산마늘 등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중국시장의 마늘 단가가 올라가고 소비량도 늘기 때문에 우리나라 마늘 농업이 잠식당할 상황까지는 아니다. 앞으로 고품질화, 고부가가치 전략으로 나가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황종병 ^ 중국마늘 수입이 불가피하다면 우리나라 농가의 마늘이 창고에서 모두 나간 뒤 시장에 내놓는 방식을 통해 우리 마늘농가를 보호해야 한다. 우리 농민들도 수입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 정치권 특히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에서 이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 이 기사(사업)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들녘 단위 기계화·소비패턴에 맞는 마늘 생산에 주력해야"
 

 

② 남해마늘 산업에 대해

이기주 ^ 올해 남해군의 마늘재배면적은 732ha로 지난해 보다 3% 줄어들었다. 이는 노동력 감소와 기계화 작업의 어려움, 경합 작목인 시금치 재배면적 확대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관행농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멀칭방법 개선 등 새로운 마늘농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진균 ^ 마늘재배 간격도 고민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두 줄 심고 간격을 두고 다시 두 줄 심는 방법이었는데, 이는 땅 면적이 넓어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도 통풍과 햇볕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지금보다 마늘재배 간격을 넓힐 필요가 있다.

황종병 ^ 마늘을 밀식하면 병충해가 많이 생기고 마늘구도 잘 크지 않는다. 저는 마늘종자집 형성기로 1m30cm폭에 8줄을 심는 방식을 하고 있는데 만족한다. 문제는 수확인데 사질토 포장은 기계 수확이 가능하나 점질토 포장은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집중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도시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맵지 않은 대서마늘로 가고 있는 만큼 기계화를 서둘러야 한다.

박정달 ^ 마늘 농사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첫 번째 현재 30%대에 머물러 있는 마늘 농업의 기계화율을 끌어올려야 재배면적을 유지할 수 있고 농가소득도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 2000평 이상 마늘농사를 짓는 전업농을 육성해야 한다. 현재 남해 마늘농가의 호당 평균재배면적은 540평인데 규모화를 위해서는 전업농 육성이 시급하다.
마늘 고품질을 위한 노력이 필수요건이다. 현재처럼 마늘종 수확시 침을 깊게 찔려 뽑으면 좋은 마늘을 생산할 수 없다. 단순히 계산해도 종을 꺾으면 마늘구의 무게가 20%가량 늘어나는데 당장의 이익때문에 잘 곪는 마늘을 생산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흑마늘, 마늘엑기스 등 마늘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소재화가 필요하며 잎마늘, 대서마늘 재배 등 작형 다변화를 꾀해 나가야 한다.

황종병 ^  5~10년 후에는 한 마을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농민이 3~5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결국 마늘재배 규모화를 위해서는 기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마늘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농협과 자치단체의 협력이 중요하다. 자치단체의 지원과 농협의 지도 역할과 판매 역할이 맞물러가야 한다. 

박정달 ^ 앞으로 마을을 넘어서 들녘 단위 협력농업 체제를 지향해야 한다. 아울러 농업의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직불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농업정책 변화를 이끌어야 지금보다 안정적인 농업을 해 나갈 수 있다.

김광석 ^ 들녘 단위로 기계화, 현재의 농기계 임대 은행을 농협에서 관리하는 방법, 서면 시금치 처럼 공선출하회를 운영하는 방식 등 마늘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러한 고민을 공유하고 새로운 시도를 끌어 올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2시간 30여분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쳐 준 모든 참석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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