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향우작가가 문화원에 기증한 `해바라기의 꿈` 어디로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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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향우작가가 문화원에 기증한 `해바라기의 꿈` 어디로 사라졌나?
  • 김종수 시민기자
  • 승인 2016.05.24 09:46
  • 호수 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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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문화원과 협의없이 작은영화관 리모델링하면서 작품대신 영화포스터 걸어… 작품 행방 묘연

서면 노구마을 출신으로 미국 미시시피 잭슨주립대학교 도예과 교수로 19년째 재직해오며 한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김현정 작가가 남해문화원에 기증한 작품들이 사라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현정 작가는 지난 2010년 5월 도자기의 실용성 대신 우리 전통도자기에 깃든 철학을 담아 빚은 작품 `자연의 환상`을 기증한데 이어 2012년 5월에는 흙에다 색을 입혀 피워낸 `해바라기의 마음`이라는 작품 8점을 재차 기증하며 고향사랑을 나타낸바 있다. 이 작품들 중 `자연의 환상`은 문화원 입구에, 해바라기의 꿈은 문화체육센터 로비에서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주위의 벽에 각각 설치됐다.

김 교수는 이후 국내에서 개인전을 가질 때마다 어김없이 남해문화원에 들러 남해문화의 발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응원하는 한편, 자신이 기증한 작품의 안부도 살펴왔다.

그리고 이달 중순 서울에서 열린 미주 평화통일자문회의 컨프런스 참석과 함께 19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청담동 원갤러리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도예개인작품전을 갖게 되면서 고국 땅을 밟은 김에 모처럼 고향을 찾기로 하면서 지난 15일 남해문화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기증한 작품들에 대해 안부를 물었다.

김현정 교수가 2010년 기증한 `자연의 환상`(사진 위)과 2012년에 기증한 `해바라기의 꿈`(사진 아래).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는 `해바라기의 꿈`이 설치됐던 자리엔 영화포스터가 걸려있다.


이에 김미숙 사무국장은 "군 문화관광과 문화예술팀에서 문화원과 협의 없이 떼어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원에는 수장고가 없어 탈공연예술촌이나 유배문학관의 수장고에서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확인 후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기증작품 중 `자연의 환상`은 기증당시 사무국장이던 하희숙 씨가 문화관광과의 요청에 따라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희숙 씨는 지난해 초 문화관광과로부터 "오리가 많이 훼손되고 보관상태도 좋지 않은데다 작은영화관 리모델링공사도 앞두고 있어 치워야할 상황인데, 문화원에서는 처리할 수 없다고 하니 처리를 부탁한다"는 요청을 받고 지난해 4월 문화원에 이야기하고 자택에서 직접 보관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시 이 사실을 한 지역신문 기자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기사화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전시회 후 남해를 방문하는 김현정 교수에게 반환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행방을 알 수 없는 `해바라기의 꿈`이다. 이 작품들은 문화체육센터 로비의 벽에 걸려있었는데 작은영화관 리모델링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칸막이가 설치된 이후 행방을 알 수 없고, 작품이 붙어있던 자리엔 현재 영화포스터가 자리하고 있다.

남해문화원은 지난 16일 남해군 문화관광과에 `해바라기의 꿈`의 반환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남해군 문화예술팀은 "찾고 있다"고 답했다.

기증을 통해 영원한 풍경이 되길 바랐고, 이를 통해 예술을 사랑하는 군민모두가 노란 해바라기의 밝음을 닮길 바랐던 김현정 교수는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며 "아무리 영화관을 만든다지만 예술작품이 영화포스터보다 못하냐"며 "작품을 돌려받아 작품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다른 곳에 기증하겠다"고 밝히며 "반환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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