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할머니 초등학교검정고시 합격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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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할머니 초등학교검정고시 합격 `화제`
  • 한중봉 기자
  • 승인 2016.05.31 10:35
  • 호수 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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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설천 진목 김복련씨 "손자들 자랑스럽다는 말에 보람느껴"
설천 진목마을 김복련 할머니가 76세 나이에 초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를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집이 크게 가난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버지께서 여자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며 학교를 보내주지 않았지. 당시 학교 다니던 친구들이 얼마나 부럽고 학교 못 다니는 내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학교 다니던 친구들 하교 길에 마주치기라도 하면 죄지은 사람마냥 나무 뒤로 숨고 논 두름 밑으로 도망가고… 이제 그 한을 풀어, 말 그대로 여한이 없어"

못 배운 것이 한이 돼 그 한을 풀기 위해 초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에 도전, 1년 만에 당당히 합격증을 받아 든 일흔 여섯 할머니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설천면 용강마을에서 태어나 자라고 진목마을로 시집와 사시는 김복련 할머니.
김 할머니는 지난해 4월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보기로 뜻을 세우고, 그 해 8월 시험에서 실패하고 올해 4월 10일 두번째 도전끝에 당당히 합격하고 5월 12일자로 경상남도검정고시위원회위원장 명의의 합격증서를 받았다.

김복련 할머니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고 그 뜻을 이룰 때까지 조력자 있었다. 첫 번째 조력자는 남편 정형기(80)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 할아버지 역시 2년 전 78세 연세로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색소폰 연습을 위해 남해문화원을 수시로 드나드는 열정의 소유자로, 할머니가 공부에 주력할 수 있도록 격려와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객지에 나가 있는 아들과 딸들 또한 어머니에게 거의 매일 전화해 성원을 아끼지 않았고, 시험당일 창원 등지에서 남해로 와 시험장인 창원까지 모시는 등 어머니의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고채현 전 교장선생님, 박종업 설천노인대학장, 하정순 점프샘수학학원 원장, 박미순 홍선생국어논술학원 원장 등이 할머니의 학업 증진에 힘을 보탰다.

내친 김에 중학교 검정고시도 도전해 보겠다는 김복련 할머니가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김 할머니는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것을 괜히 드러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시험을 앞두고 한 달 가량은 새벽 1시까지 공부할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다"고 회고하며 "손자들이"우리 할머니 대단하시다. 자랑스럽다"고 할 때는 공부하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고 보람도 느낀다"며 내친 김에 중학교학력인정 검정고시에 도전해 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젊은 사람들조차 새로운 도전을 주저한 채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은 요즘 세상에 일흔 여섯 김복련 할머니의 도전과 성공은 이 사회의 귀감이 되고도 남을 만 하지 않을까.

※이 기사(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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