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큰 그림을 그리고 화전(花田)을 가꿀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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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 큰 그림을 그리고 화전(花田)을 가꿀 사람이 필요하다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6.06.14 11:26
  • 호수 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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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주도로 소득창출하는 보물섬 히어리길(2)
남해군 관광두레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진은 2015 남해군관광두레육성 조직사업 계획보고회 당시.

보물섬 남해, 꽃밭 남해, 남해를 부르는 이름에는 하나같이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자연이 남겨준 귀한 자원을 이름으로부터 먼저 지켜나가고자 하는 의지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보물을 지키고 꽃을 가꿀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물섬 800리를 명명하기 이전에 그 곳을 보물로, 꽃밭으로 가꾸고 사람이, 그러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들 또한 꽃처럼 나무처럼 도처에 있다. 이에 본지는 한 예로 이러한 인적자원과 문화관광 소프트웨어, 즉 형식보다는 `내용`의 본질을 더 고민하는 문화관광부 산하 새로운 성장동력인 `관광두레`와 관광두레피디, 지역 내 인적자원의 활용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방향을 생각하는 `관광두레`는
   문화공유 인적네트워크

앵강만과 이어지는 유채꽃 피는 두모마을

현재 전국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선정한 29개 지자체에 148개 사업체를 중심으로 한 관광두레가 있다. 보물섬 남해군 또한 일찍이 문화관광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을 중앙정부로부터 인정받아 관광두레가 시작한 2014년부터 시작해 현재 3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모여 지역 관광자원을 찾아내고, 관광객을 불러 모아 소득을 창출하는 `관광 두레`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관광두레`는 `관광`이라는 사업에 `두레` 라는 공동체 문화를 결합한 개념으로 그 중심에는 `주민` 즉 `사람`이 있다. 주민과 소통 없이 진행되는 관광개발의 한계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하는 관광두레는, 주민공동체 기반의 관광사업체를 창업·육성해 지역 관광자원의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는 지역관광개발 모델이다. 

야생화 꽃차 수업

섬 지역의 한계 속에도 인재가 많은 남해군은 타 지자체와 달리 두레피디도 두 사람이다. 배정근·이광석 피디가 바로 그렇다. 관광두레 사무실은 별도의 건물을 두지 않은 채 야생화단지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앵강다숲에 있는 바래길탐방지원센터 내 공간을 함께 사용한다. 이 탐방지원센터에는 바래길 인력뿐만 아니라 `앵강만`을 중심으로 생태체험을 진행하는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회원들 또한 자주 볼 수 있다. 잘만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문화생태를 공유하는 인적네트워크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 셈이다.

#`바다놀이터` 꿈꾸는 두모마을
    기념품 만드는 보물섬다이아
    눈이 먼저 웃는 `왕지꽃차`까지

관광두레사업은 건물이나 외형을 갖춘 무언가를 뚝딱 지어주는 기존의 지원 방식이 아닌 문화관광 알맹이를 채우는데 주력한다. 즉 다양한 교육과 맞춤형 관광 컨설팅, 관광 브랜딩 등으로 속을 채워가는 작업인 것이다. 속이 꽉 찬 단팥빵 같은 관광두레 주민공동체조직이 남해군에도 총 6개가 있다.

배정근·이광석 두 두레피디는 "예전엔 무조건 관광객을 대거 유치해서 양적성장을 숫자로 보여주길 좋아했다. 그러나 두레피디가 되면서 속도나 수치보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며 "처음에 관광두레사업 한다고 할 때는 여기에 대해 잘 모르니까 많은 사람들이 지원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그걸 더 궁금해 했다. 하지만 주민공동체 또한 설명회와 많은 회의를 통해 서서히 두레사업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무엇을 꿈꾸든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의 자문과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남해군 관광두레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두레센터에서 2년간 우수평가를 받았다.
파독 광부 간호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독일마을행복공동체, 베트남과 캄보디아 중국 등지에서 시집 온 다문화이주여성들이 주축이 돼 관광기념품 기획과 제작을 하고 있는 보물섬다이아, 벚꽃터널로 유명한 왕지등대마을의 `꽃차`, 천편일률적인 갯벌체험을 벗어나 해양레저를 중심으로 한 `바다놀이터`를 꿈꾸는 두모마을, 캠핑과 로컬푸드를 지향한다는 꽃내마을과 남면 펜션 운영자 조직인 `펜션일번가` 등 6개 조직이 있다.

#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꽃은 이내 시든다

"자생적으로 큰 꽃이 가장 강하듯 어떤 관광조직이든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가 가장 소중하다고 본다. 참여라는 큰 틀 아래서 볼 때 이러한 6개의 조직은 다 개성이 있으니 서로의 보완점을 채워가면서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배정근 두레피디는 말한다.

그는 예를 들어 설명했다. `꽃차`를 만들어 시음 및 판매뿐 아니라 학생들 대상으로 꽃차 체험교육도 할 수 있다. 기념품을 만드는 보물섬다이아가 `앵강다숲과 꽃`이라는 주제로 소품을 만들 수 있고 남해군을 찾은 손님들에게 전하는 기념품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체험마을들이 늘 목매는 부분이 홍보 부분인데 그것을 `펜션일번가`가 연계해서 할 수도 있다.

다양한 네트워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서 그는 "언제까지 공공근로에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앵강다숲에 수채화를 그린다고 볼 때 큰 그림을 그리고 꽃을 심는다, 그 이후 뭘 보여주고 뭘 먹게 하고 뭘 즐기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꽃을 키우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스스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가다가 물도 주고 풀도 뽑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에 계속>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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