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남해, 꽃밭 남해, 남해를 부르는 이름에는 하나같이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자연이 남겨준 귀한 자원을 이름으로부터 먼저 지켜나가고자 하는 의지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보물을 지키고 꽃을 가꿀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물섬 800리를 명명하기 이전에 그 곳을 보물로, 꽃밭으로 가꾸고 사람이, 그러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들 또한 꽃처럼 나무처럼 도처에 있다. 이에 본지는 한 예로 이러한 인적자원과 문화관광 소프트웨어, 즉 형식보다는 `내용`의 본질을 더 고민하는 문화관광부 산하 새로운 성장동력인 `관광두레`와 관광두레피디, 지역 내 인적자원의 활용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방향을 생각하는 `관광두레`는
문화공유 인적네트워크
현재 전국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선정한 29개 지자체에 148개 사업체를 중심으로 한 관광두레가 있다. 보물섬 남해군 또한 일찍이 문화관광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을 중앙정부로부터 인정받아 관광두레가 시작한 2014년부터 시작해 현재 3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모여 지역 관광자원을 찾아내고, 관광객을 불러 모아 소득을 창출하는 `관광 두레`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관광두레`는 `관광`이라는 사업에 `두레` 라는 공동체 문화를 결합한 개념으로 그 중심에는 `주민` 즉 `사람`이 있다. 주민과 소통 없이 진행되는 관광개발의 한계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하는 관광두레는, 주민공동체 기반의 관광사업체를 창업·육성해 지역 관광자원의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는 지역관광개발 모델이다.
섬 지역의 한계 속에도 인재가 많은 남해군은 타 지자체와 달리 두레피디도 두 사람이다. 배정근·이광석 피디가 바로 그렇다. 관광두레 사무실은 별도의 건물을 두지 않은 채 야생화단지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앵강다숲에 있는 바래길탐방지원센터 내 공간을 함께 사용한다. 이 탐방지원센터에는 바래길 인력뿐만 아니라 `앵강만`을 중심으로 생태체험을 진행하는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회원들 또한 자주 볼 수 있다. 잘만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문화생태를 공유하는 인적네트워크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 셈이다.
#`바다놀이터` 꿈꾸는 두모마을
기념품 만드는 보물섬다이아
눈이 먼저 웃는 `왕지꽃차`까지
관광두레사업은 건물이나 외형을 갖춘 무언가를 뚝딱 지어주는 기존의 지원 방식이 아닌 문화관광 알맹이를 채우는데 주력한다. 즉 다양한 교육과 맞춤형 관광 컨설팅, 관광 브랜딩 등으로 속을 채워가는 작업인 것이다. 속이 꽉 찬 단팥빵 같은 관광두레 주민공동체조직이 남해군에도 총 6개가 있다.
배정근·이광석 두 두레피디는 "예전엔 무조건 관광객을 대거 유치해서 양적성장을 숫자로 보여주길 좋아했다. 그러나 두레피디가 되면서 속도나 수치보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며 "처음에 관광두레사업 한다고 할 때는 여기에 대해 잘 모르니까 많은 사람들이 지원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그걸 더 궁금해 했다. 하지만 주민공동체 또한 설명회와 많은 회의를 통해 서서히 두레사업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무엇을 꿈꾸든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의 자문과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남해군 관광두레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두레센터에서 2년간 우수평가를 받았다.
파독 광부 간호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독일마을행복공동체, 베트남과 캄보디아 중국 등지에서 시집 온 다문화이주여성들이 주축이 돼 관광기념품 기획과 제작을 하고 있는 보물섬다이아, 벚꽃터널로 유명한 왕지등대마을의 `꽃차`, 천편일률적인 갯벌체험을 벗어나 해양레저를 중심으로 한 `바다놀이터`를 꿈꾸는 두모마을, 캠핑과 로컬푸드를 지향한다는 꽃내마을과 남면 펜션 운영자 조직인 `펜션일번가` 등 6개 조직이 있다.
#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꽃은 이내 시든다
"자생적으로 큰 꽃이 가장 강하듯 어떤 관광조직이든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가 가장 소중하다고 본다. 참여라는 큰 틀 아래서 볼 때 이러한 6개의 조직은 다 개성이 있으니 서로의 보완점을 채워가면서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배정근 두레피디는 말한다.
그는 예를 들어 설명했다. `꽃차`를 만들어 시음 및 판매뿐 아니라 학생들 대상으로 꽃차 체험교육도 할 수 있다. 기념품을 만드는 보물섬다이아가 `앵강다숲과 꽃`이라는 주제로 소품을 만들 수 있고 남해군을 찾은 손님들에게 전하는 기념품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체험마을들이 늘 목매는 부분이 홍보 부분인데 그것을 `펜션일번가`가 연계해서 할 수도 있다.
다양한 네트워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서 그는 "언제까지 공공근로에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앵강다숲에 수채화를 그린다고 볼 때 큰 그림을 그리고 꽃을 심는다, 그 이후 뭘 보여주고 뭘 먹게 하고 뭘 즐기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꽃을 키우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스스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가다가 물도 주고 풀도 뽑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에 계속>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